아무 일 없는 것처럼 - 아무 일 없지 않지만
설레다(최민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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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은 아니지만 전에 일을 할때에는 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갔다. 어렸을 때부터 가장 하고 싶지 않다고 습관적으로 외치던 직업을 현실에 비추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현실적으로 일하고 있는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점점 일을 하면서 어떤 일이던지 완벽하게 해야하는 나의 성격에 맞지 않아 점점더 상황은 힘들어졌고 결국에는 그 일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솔직히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힘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난 하루를 견뎠다. 살아가고 보람을 느끼는것은 너무나 머나먼 이야기였다. 그저 일을 벗어나는게 두려워 일 속에서 있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나 우리나라 한국에서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기쁘게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난 솔직히 그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특히나 민감했던 사람일지는 몰라도 그저 견디고 살아가는 그 삶이 너무 퍽퍽하고 답답했다. 요즘 SNS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것을 먹고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나 역시도 내가 힘들었던 그 시간동안의 SNS는 꽤 행복했고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었지만 그것들은 모두 단기적인 위안일뿐이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난 요즘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하면 어떤 친구는 나는 일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도 하고 또 다른 친구는 너는 그래도 버는 돈은 더 많은거 아니냐고 말하며 진짜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이해해주지 못했다.


설대리를 만났다. 설대리는 그냥 나 자신이었다. 내 마음속에 있던 설대리가 날 위로해줬다. 내가 그렇게 힘들었을때 설대리처럼 똑같이 힘들고 괴로워하면서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런 사람을 찾기 힘들다면 이 책을 읽어야한다. 그리고 삶에 조금이라도 활력을 주기위해서는 진정한 위로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설대리는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불치병인 월요병을 앓고 있으며 일이 일을 낳는 이 세상에서 그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생활은 힘들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게 안타깝지만 정말 당연한것 같다. 능력도 좋아야하지만 성격도 좋아야한다. 너무 튀지 않아야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존재감이 없어서는 안된다. 과하게 열심히 해서도 안돼고 너무 대충하는것도 안된다. 왜 그래야하는지 이유조차 알지 못하면서 일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어딘가에서 버티고 있다면 내 마음이 설대리와 똑같다면 다시 한번 설대리에게 따뜻한 이해와 위로를 받거나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대리는 그의 말과 모습을 통해 진짜 공감을 전해주었고 힘내라고 하는 위로보다 더 큰 위로가 되었다. 세상에 나만 이렇게 일이 힘들고 어렵구나 싶다가도 설대리를 만난다면 외롭지 않게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같이 화를 내며 스스로의 마음을 풀어주고 달래줄 수 있을것 같다. 설레다님의 그림은 진짜 치유의 힘이 있다. 그 따뜻하고 이해하며 공감해주려는 마음이 내 마음 속까지 깊게 들어온다. 덕분에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직장에서 상처로 남았던 그 시간에 약이 발라진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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