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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이 지나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남미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서른이다. 정말 서른이다. 초반 몇달간은 만으로 하면 아직 이십대라고 우겨댔지만 그것도 이미 시간이 흘러버려 이제는 만이고 뭐고 그냥 서른이 되었다. 정말 내가 서른이라니, 해두었던 일은 하나도 없는것 같고 그저 치열하게 살아가기만 했는데 벌써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나는 이렇게 서른이 되어버렸다. 친구들과 만나면 나이에 대해 한탄을 한다. 서로 이렇게 시간을 보냈니 저렇게 보냈니 누가 누가 더 아쉬운가 대회라도 열린듯 신나서 한풀이를 해대고나면 나중에 남는것은 씁쓸함 뿐이다.
아무리 이야기를 하고 또 해도 아쉬운 마음뿐인 서른이라는 나이에 시간이 흐르기만 하는것 같아서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마음을 훔쳐본것 처럼 서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저절로 손이갔다. 책을 읽으며 어머! 정말! 하면서 맞장구를 쳐댔다. 정말 나는 내 마음대로 내 인생을 이제서야 시작하려고 하고있기 때문이다. 10대때는 부모님의 선택에 이끌려서 살아갔고 20대에는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는것도 버겁고 어려웠던 세상에서 이제서야 내 두다리로 서서 앞으로 한발자국 나아가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꿈 비슷한게 생겼는데 이제 시작하자니 더 두렵지만 시작도 안해보고 넘어가자니 앞으로 10년 아니면 그 후에 까지도 후회하고 있을까봐 시작하지 않는것도 무섭다.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해도 괜찮다고 이야기 해주는 그 말에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계속 고민만 하는것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랬다, 난 이렇게 든든하게 용기를 주는 응원이 필요했다.
모두들 내가 차를 샀을때 결혼을 위해 돈을 모아야한다고 적금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난 그저 지금 벌면 재미있게 여행도 다니고 먹고 싶은것도 실컷 먹고 싶다고 이야기할때 주변 사람들은 날 한심하게 바라봤고 걱정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렇게 지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난 다르게 지낸것에 대해 다를뿐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내 생각을 든든하게 이해해주었다. 세상에 솔로는 나뿐인것 처럼 외로웠는데 다른 사람들이 결혼한다고 급하게 서두를 필요 없다는 이야기에 후우 하고 또 한번 안심했다.
서른이 되었는데 남들은 다 번쩍반짝하게 살고 있는것 같다. 명품백을 뭘 살까 고민하는 친구부터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아이엄마까지 다양하기도 하고 멋져보이기도 하는데 난 그대로인것 같다. 정말 해놓은것도 능력도 없이 매일이 똑같은것 같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나만 그런건 아니라고 걱정말라고 해주는데 꼭 지구상에 혼자서만 바보 같았던 느낌이 새롭게 달라지는것 같았다. 많은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너무 다행이었다. 지금 힘들게 지내던 내 마음을 잘 달래주어서 힘이 생겼다. 이제 나이따위는 잊어버리고 그냥 기분좋게 나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