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람의 시간
김희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곳을 여행하고 싶을때 그 장소를 대표하는 어떤 것 때문에 마음이 더 끌린다고 생각해요. 특히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면 맛있는 음식이 당연하게 생각나고 스위스에 가서 알프스 산에 가지 않을수는 없듯이 스페인을 생각하면 투우도 생각나지만 그보다 먼저 가우디가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것 같아요. 그만큼 스페인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고 또 그 건축물들은 여행하며 꼭 봐야하는 곳중에 하나인데요. 작가님은 숨조차 쉬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 떠나야했고 바로 스페인으로 날라가게 되었던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40대가 되어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건 전 아직까지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일이에요. 솔직히 30대가 된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너무 늦은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많이 망설이게 되는데 작가님의 용기에 박수가 저절로 나왔고 또 놀랍게 느껴졌어요.


물론 그가 지내온 스페인의 생활 이야기는 마치 제가 외국에서 살며 고생하고 가슴아팠던 시절이 생각날만큼 마음이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어요. 말이 통하지 않고 어려웁고 너무 외로운 그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전화 메세지는 가슴이 찟어지도록 아팠어요. 나도 그렇게 힘들었었지, 불면 날아가고 던져질만큼 살짝 부는 바람에도 가슴을 다쳐가며 살아가는 외국 생활은 결코 행복하고 편안한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전을 들고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고 치한으로 오인받아 숙소에서 쫓겨났지만 오히려 예술가로 인정받으며 오히려 더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성대한 환영을 받을 수 있던 순간도 모두 그 순간은 부끄럽고 당황스러운 일들이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다시 되돌아보면 더 짙은 그리움으로 남아있는것 같았어요.


지금의 제 모습은 무언가를 새롭게 다시 공부하려고 해도 잘 집중도 안돼고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은 생각을 하며 한숨을 푹푹 쉬고는 하는데 강의를 들으며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들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앞에 앉았던 자리가 점점 뒤로 물러나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저 또한 그런 시간을 보내왔던 사람으로서 그 마음이 이해가가서 안쓰럽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주는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좋았어요. 솔직하게 백인미녀를 선호하다가도 오랜시간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며 흑인 친구와 친해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저는 어땠는가 되돌아 보게도 되었구요. 또 아무리 스페인 음식이 맛있다고 들었지만 매일 빠에야를 먹을수는 없는거고 외국에서는 유난하게도 한국의 장맛이 그리워지는데 그 또한 아내가 보내준 고추장에 의지하며 속을 달래고 지내다가 점점 그 곳에 적응하며 한잔의 와인에 진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정말 부럽고 멋지다고 느껴졌어요.


다시 시작하기에 전혀 늦지 않은 오늘, 저 또한 무기력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요즘 원하는 바가 있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꾸준히 고민하고 걱정하며 지냈는데 책을 읽으며 그가 떠난 스페인에서 듣는 그의 생활과 이야기 덕분에 활력도 되찾고 꿈도 되찾은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지금이야말로 새로 시작해야 할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는 좀 더 열심히 노력하며 지내서 꼭 저만의 바람의 시간을 만나고 그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