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오는 편지 - 최돈선의 저녁편지
최돈선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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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써본지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쓴 편지가 10년은 된것 같아요. 친구 생일에 선물을 주며 간단히 적은 메모는 있어도 편지를 적어본적이 없네요. 편지를 써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도 막상 편지를 쓸 상대가 없다는 생각이 먼저들고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편지라는 단어만 들어도 뭔가 애틋하고 잔잔한 기분이 드는것은 편지에는 마음이 담겨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느리게 오는 편지라는 제목을 보면서 왠지 따뜻하고 느긋하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절벽에 매달려있던 구두를 사고난 곳에 다시금 돌아가 찾아온 그의 이야기는 구두가 그냥 구두가 아닌 어머님의 마음이 담긴 길잡이 였다는것을 깊이 느끼게 되었고 저녁편지를 읽으며 내가 받은 편지를 읽는 마음으로 포근한 마음이 들었어요. 섬이라는 30년된 책을 받으며 그런 멋진 책을 선사하는 이의 마음까지도 오롯이 진실되게 느끼는 그가 또 30년 전의 책을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이 너무 좋았어요.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이 책도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문득문득 찾게되고 그렇게 오랜시간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기게 되었죠. 또 그의 모든 추억이 함께 있는 그 언덕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그 언덕길이 눈앞에 보이는듯 했어요.


요즘 유난하게도 가을을 느끼며 힘들었던 저에게 문득 가을입니다하면서 말을 걸어오는 따뜻한 이야기에 저도 같이 마음이 울먹해졌고 그 쌀쌀한 느낌이 더 깊이 느껴져서 오히려 힘들었던 제 마음을 위로하는듯 했어요. 또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그가 찾은 작은 행복해짐에 대한 비밀도 알게 되었어요. 그는 스스로는 바보시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웃기만 해도 진심으로 통하고 자신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는 멋진 주변사람이 있다는 자랑같았고 또 스스로 사입지 않아도 이렇게 모든 이들이 챙겨준다고 슬쩍 자랑하는것 같아서 저도 웃음이 나왔어요. 


그저  여러 사람을 소개받고 그들에게 편지를 받은것만 같은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는 쌀조차도 달게 느껴야겠구나 싶었고 바람소리도 귀기울여 들어줘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좋은 이야기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책을 덮는 순간 다시 또 열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여행을 갈때나 여행이 가고 싶을때 읽어보며 내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해줘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의 편지는 느리게 천천히 제 마음에 가득 들어왔고 그 덕분에 따스한 밤이 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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