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전명진 글.사진 / 북클라우드 / 2015년 10월
평점 :

여행이라는 단어는 설레임과 두려움이 동시에 드는 특이한 단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떤 일을 시작할때 또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것 같은데 새로운 시작을 자주 할수는 없지만 여행은 자주 떠날수있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여행을 좋아하는걸수도 있어요.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겠지만 여행과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는 책을 발견할때마다 보물을 발견한것처럼 전 정말 기분 좋거든요. 낯선 또한 그런 책이었던것 같아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는 전명진 작가의 사진이라면 한번 더 바라보게 될것같은 아름다운 책 표지를 보면서 정말 기대가 되었어요.
낯설다는 느낌과 새롭다는것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지만 반대적인 의미로서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여행이라는 것이 낯설음과 새로움 사이에서 줄을 타는듯 아슬아슬하게 걷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낯설다는 느낌이 주는 그 설레임만큼은 책에 있는 많은 사진들에서도 느낄수가 있었어요. 작가님의 사진을 보다보니 하나하나 너무나 선명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아요. 애매모호한 그런 장소나 순간이 아닌 정확하게 느껴지는 그 시간과 그 순간이 참 좋다는 느낌이었어요.그래서 진짜 제가 그곳에서 있는듯한 느낌에 너무 좋았죠.
물론 그가 보여주는 사진에 흠뻑 빠지기도 했지만 그의 이야기 또한 너무 좋았어요. 스님에게 그가 들은 칭찬처럼 정말 스무살처럼 맑으며 마흔처럼 깊은 사람이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잘 알겠더라구요. 저도 저 스스로 잘 살아왔다면 그런 칭찬을 들었을텐데 싶은 마음에 솔직히 스무살처럼 맑지는 않은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은근 씁쓸해지더라구요. 또 그의 카우치 서핑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정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그것이 쉽지 않았다는 그리고 다시 그런 친구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 역시 인생은 예상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봤어요. 그리고 자유롭게 그가 하는 여행에 대해 부럽기도 했구요.
그의 사진들을 보며 세계가 정말 아름답구나 느꼈지만 그 중에서도 중간중간 만나볼 수 있는 제주나 고성 태백등 생각도 하지 못했던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언제나 세계여행이 진정한 여행이지 않을까 싶던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좀 바보같이 느껴졌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에서 이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게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알게되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프레임 안에서 살아가려고 하지 않고 좀더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지내려고 더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