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 960번의 이별, 마지막 순간을 통해 깨달은 오늘의 삶
김여환 지음, 박지운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내일이라는 것이 정말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거에요. 물론 저도 그런 사람중 하나죠. 잠자리에 들며 내일은 뭐하나 싶은생각도하고 뭘 먹을까 생각도 하고 그러면서 당연하듯 내일을 기다리죠. 하지만 오늘은 누군가에게 간절했던 하루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에게는 간절히 바랬던 그런 시간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괜시리 가슴이 울컥하고 목이 먹먹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것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내일의 소중함이 이 한 문장에 가슴 가득 와 닿아서 인것 같아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도 죽는다는 이야기는 참 외면하고 싶고 멀어지고만 싶은 이야기인것 같아요. 저 역시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듣고 싶지 않다거나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게 되거든요. 하지만 많은 이별을 겪은 호스피스 병원의 의사로서의 그녀의 조언은 참 현실적이었어요. 죽음 직전까지도 찬란한 그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오히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아름답고 빛난다는 생각을 했어요. 죽음을 준비하며 남은 시간을 더욱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만나보니 참 오늘을 열심히 더욱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했고 결심했어요. 그녀가 말하는 가장 소중한 만남, 바로 나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과연 그 순간 나는 어떨까? 두려울까? 시간을 멈추고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을까? 궁금하지만 최소한 '그때 꼭 그것을 해야했어!' 하고 후회하지만 않는다면 좋겠어요.
죽음이라는 것이 정말 큰 힘이 있는 듯 해요. 살아갈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수 있잖아요. 거짓말 할 필요가 없으니 비밀이 없고 사랑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표현해야하기에 더욱 많은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있고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빛을 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기도 하죠. 나이가 적던 많던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일텐데 그 과정을 준비하는 각기 다른 모습들을 보며 하루라도 더 찬란하게 숨쉬려고 노력하고 더욱 아름답게 함께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더욱 마음이 먹먹했어요. 과연 내 마지막은 누구와 함께일까? 그리고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다보면 쉽사리 떠오르지도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 더욱 후회없이 더 찬란하게 나도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요. 그녀가 알려주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촘촘히 내 인생이라던 그 말이 오히려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어요. 비록 시작했을때의 저의 모습은 더이상 기억나지 않고 내 의지대로 지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마지막은 내가 정확하게 내 의지로 살아낼테니 큰 걱정이 되지 않더라구요.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스스로 살아왔던 인생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 내 인생에는 사랑이 있고 이야기가 있어서 진정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던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순간을 응원하는 저로서는 앞으로는 제 인생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며 주인공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책을 읽으며 지금의 제가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힌트를 받은듯 했어요. 읽고 난 후 퉁퉁붓고 빨개진 눈에 먹먹한 가슴으로 침을 삼키면서도 책을 쉽사리 덮을수가 없었어요. 아직도 제게 조금이라도 더 하나라도 더 이야기해주고 싶어하는것 같았어요. 인생에서 앞이 보이지않아서 답답한 사람도 그저 달리기만해서 뒤돌아보니 헛헛한듯 느끼는 사람도 다음 한 발을 내딛기 전에 꼭 읽어보면 좋을것 같은 따뜻한 이야기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