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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
이화정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것을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 통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그런 생각을 문득 해보게 되었어요.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책을 고맙게도 써주었다면 그 책을 만나게 되었을때 저는 얼마나 놀랍고도 행복할지 상상도 해보지 못한 그 기쁨을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을 만나고 느끼게 되었어요. 책을 받아 들자마자 손에 닿는 그 책의 촉감이 범상치 않았어요. 핑크빛이 도는 이쁜 빛깔의 색상도 그리고 손끝으로 느껴지는 책의 느낌도 정말 저를 행복하게 해주더라구요.
책을 받아 들었을 때보다 더 행복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책을 펴니 더욱 멋진 행복과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어떤 이들에게는 이제는 너무 낡아버린 물건일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견뎌내고 살아온 그 시간까지 더해진 빈티지한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꼭 여행하며 이곳을 가봐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작가님이 칸에 취재하러 가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치열하게 일을하고서 만나는 꿈같은 칸 벼룩시장은 그 존재도 모르던 저에게는 정말 새로웠어요. 프랑스에서 꼭 가야하는 여행지가 하나 더 추가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슬픈 아쉬움을 남겼던 잔세스칸스 빈티지숍은 작가님을 대신하여서라도 꼭 그 천국을 방문하여 보물을 건져오고 말리라! 결심하게 되었죠.
한장 한장 이야기가 있고 사진이 있고 또 그 사이에 공간이 있는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어요. 특히나 덴마크 코펜하겐 빈티지 그릇 상점이라니! 세상에 제목을 보자마자 소리를 꽥 질러댔어요. 덴마크에 가야겠어! 이렇게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이 빈티지 그릇 상점은 내가 꼭 가고야 말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뽁뽁이를 챙기는 작가님의 센스에 감동하며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때는 뽁뽁이가 나에게도 필수품목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며 얼마나 아름다운 녀석들이 상점에 있을까 기대되더라구요. 또 모험같은 방브 벼룩시장은 파리의 주말을 즐기는 방법이구나 싶었어요. 이탈리아에서 장난감 카메라를 찾아다니는 작가님의 열정을 배웠고 작가님이 찍어온 사진들을 둘러보며 이 작품의 주인공은 누가 되어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얼른 나도 시장으로 달려가야겠다 싶은 충동이 파도치듯 밀려오더라구요. 역시 여행 후에는 그 여행에서 나에게 남겨진 소중한 물건들과 함께하며 그 순간을 기억해줘야하는거거든요.
빈티지는 도시의 역사라는 두번째 장을 읽으면서 양로원에서 우연히 만난 바자회도 무뚝뚝한 아저씨같다던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도 다시한번 빈티지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 곳이에요. 그냥 쉽게 만들어진 공장에서 쿵쿵 찍어내는 그런 물건일지라도 세월이 입혀지고 이야기가 얹혀지면 그것은 더 이상 그냥 물건이 아니게 되니까요. 그것은 역시 폴란드 콜로 바자에서도 드러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가본적 있는 도쿄 신주쿠 벼룩시장은 정말 작가님의 말씀대로 젊고 밝은 그런 시장이었어요. 저도 이곳에서 좋아하는 옷을 두벌이나 건지고 좋아하는 일본가수의 씨디도 구입했었죠.
다양한 빈티지 마켓을 보면서 이렇게 보고 배울것이 많구나 이렇게 시간을 얻을 수 있구나 싶은 마음에 너무 설레이고 신났어요. 작가님이 뒤에 이야기하신 비비안 마이어를 찾는 마음으로 저도 감춰진 이야기와 시간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