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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
박대홍 지음 / 워커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가?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봐 준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인생이라는 것은 혼자 사는것이 아니니까 다른것은 모르겠지만 분명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살아간다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조용한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그건 분명 그 공간을 벗어나면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 기다려 줄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때문에 편할 수 있는것 같아요. 작년 혼자 여행을 처음 떠나봤어요. 언제나 누군가와 맞춰가며 여행하던 저로서는 왠지 너무 편안하고 좋을것 같았는데, 그런 시간도 잠시뿐이고 어떤 음식을 먹어도 정말 맛있는지 모르겠고 무엇을 봐도 감탄하는 순간이 10분을 넘어서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런걸 보면 사람이 사람과 함께 하는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겠더라구요.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을 말하다라는 제목을 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이라는 단어의 중요성이었어요. 정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게 되었고, 진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에세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글이 많고 말이 많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그런 책이 아니라 점 하나에도 단어 하나에도 많은 의미와 진심을 전달하려고 하는 듯한 그런 책이었어요. 한장을 넘기며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글을 읽고 사진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왠지 사진 속의 그 사람 옆에 앉아서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처럼요. 너무 빨리 넘기고 싶지 않았어요. 그 순간을 같이 느끼고 싶었어요. 그때 그 순간 어떤 바람이 불었을까 무슨 향기가 전해져 왔을까 상상해보고 그 사진 속에서 숨쉬어 보고 싶었어요. 책 속에서 만나는 사진에는 많은 사람들의 뒷모습이 있었어요. 누군가의 뒷모습이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하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언제 우리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았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두분의 뒷모습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지더라구요. 무심결에 지나쳐 버렸던 사람들의 뒷모습에서 많은 이야기를 만나며 그들이 느꼈을듯한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책을 보고 읽으며 멋진 사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가 제 사진첩이 궁금해져서 제 사진첩을 보다보니 제 사진들에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세상을 보고 이렇게 내 감정을 담은 사진을 찍는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제 마음도 더 따뜻해질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길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도 날아가는 비행기도 물을 머금은 꽃도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마음이 더 멋지고 아름다운 자연도 최고지만 그 속에서 웃고있는 사람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깨닫게 되었어요.
삶을 함부로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선물이라는 그 말이 절절하게 가슴속에 스며들어 사랑에 대해 그리고 선물같은 내 삶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분명 내가 숨쉬고 있는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 찰나일지 깨닫게 되고나니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저 스스로와 내 인생에 대한 사랑을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아름다운 순간들을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을때 스스로에게 기특하게 잘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순간 순간 저를 멋진 한 사람으로서 사랑해주고 싶어요. 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