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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도 아닌 날 - 인생에서 술이 필요한 순간
최고운 지음 / 라의눈 / 2015년 3월
평점 :


술기운을 빌려서 이야기 한다는건 저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사실 저는 취해본적이 딱 한번 있어요. 술을 잘 마셔서 취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술을 못마셔서 취할때까지 가기전에 속부터 안좋아지거든요. 그 후로는 속이 안좋으니 더이상 술을 마실수가 없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술을 점점 더 못마시는 그 어떤 패턴 같은것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술자리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졌죠. 지금도 한모금도 마시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밖에서는 거의 못마시고 집에서 캔맥주나 달달한 칵테일 정도를 마시는 정도에요. 그래서 저에게는 항상 로망같은 것이있어요. 술에 잔뜩 취해서 정말 정신 못차릴 정도로 신나게 놀아보는것도 해보고 싶고 또 술에 취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구 해보고 싶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날도 아닌날이라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것 같아요.
책을 처음 보며 첫 페이지를 열며 얼마나 감성적인 이야기가 나올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재미있게도 처음부터 두물머리에서 있었던 화장실 이야기때문에 완전 빵 터졌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신나게 웃게되었어요. 작가는 그냥 감성적인 연애 이야기가아닌 마치 제게 술친구가 생긴것처럼 너무나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친구를 만나 소주를 마시며 듣는 이야기 같은 느낌이 바로 이걸까? 하고 짐작하게 되었죠. 책을 읽는것보다는 친구가 생긴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서 "그래 맞아! 그때는 내가 그랬었지!"라고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내 모든것을 알고 있는 친구와 함께 맛있는 안주에 술을 한잔하는 바로 그 느낌말이에요.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걱정이 될정도로 책에 이야기에 그리고 작가님께 푹 빠져서 읽고 또 읽게 되었어요.
중간중간 맛있는 안주와 함께 술이 있는 사진을 볼때면 왠지 저도 같이 그곳에서 한잔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면서 언젠간 나도 내 친구들과 이곳에 가서 이런 메뉴를 시키고 이렇게 솔직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히나 전 술을 못마셔서 달달한것만 좋아하는데 단맛부터 시작해 순수한 쓴맛으로 가며 술꾼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저도 언젠가는 진짜 술의 맛을 알게되지 않겠냐며 혼자 생각해봤어요. 특히나 궁금했던 콜라와 잭 다니엘의 조합은 혼자서라도 졸졸 따라서 마셔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구요.
연애편지를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조금 놀랐어요. 물론 한번 아니 두번정도 편지를 받아본것 같지만 그 흔적은 도대체 어디로 가있는 걸까요. 메일이나 메세지 그리고 메신저로 주고받던 날라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손으로 적은 그 흔적이 그리워지는 밤이었어요. 정말 연애편지가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으며 또 한편으로 연애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성적으로 말고 감성적으로 지냈으면 앞으로는 마음을 더 많이 표현했으면 하고 생각도 들었어요. 앞으로 저에게 생길 많은 날들을 이렇게 솔직하고 담백하게 진솔하게 이야기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좋은 친구를 만난느낌이라 읽는 내내 행복할수밖에 없었어요. 진짜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술 한잔 짠! 하고 건배하고 싶은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