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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던히 고요해지고 싶어
이정영 지음 / 북스고 / 2024년 12월
평점 :

벌써 올 해도 마지막이 되어간다. 시간은 빠르고 힘차게 또 다음으로 그리고 2025년으로 달려가고 있다. 올 해 무엇을 했던가 싶고 아쉬운 마음이 가득 든다. 최근엔 특히 연말이라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는데 이럴때면 한해가 지나고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는 것이 문든 아쉽고 서글픈 마음이 든다. 항상 감성적으로 변하는 연말에는 나를 더 차분하게 바꾸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역시나 올해에 마지막에도 책으로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데 소란스러운 세상과 내 마음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마음인 무던하게 고요하고 싶다는 말이 너무나 와 닿았다. 너무나 시끄러운 올 해 말, 나 스스로 조금 더 차분해지고 싶어 책을 열었다.
책을 펼치고 읽어 내려가며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상에서 쓰는 대화와 단어는 그저 스쳐 지나가지만 마음을 다해 선택해 이야기하는 단어에는 그 마음이 담겨있어 그런지 그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다정함이 뭍어났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살았는데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살았는가 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스스로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정하지 않은 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던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좋은 예쁜 말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작가님이 단어를 조각한다면 나는 수집가처럼 책에 있는 좋은 단어들을 모으고 기억하려 노력했다. 매일 긴장을 놓치지 않고 살았다. 매번 그렇듯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런 긴장감은 결국 나를 힘들고 아프게 만들었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이 따스함 덕분에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느긋함이 너무 좋았다. 매 순간 날카롭게 가시 돋친 모습으로 살아가던 내가 그 가시 같은 것들을 조금씩 무던하게 깎아내리는 시간이었다. 모가 난 부분을 조금씩 조금씩 부드럽게 해주는것 같았다.
글을 읽으며 꾸준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이 글을 읽는 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듯한 느낌이 가득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편안하고 행복해졌다. 삶을 그리고 그 순간을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다정해졌다. 책을 읽는 순간 순간 너무 좋은 문장들을 만나며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그래서 날씨가 춥고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순간 모든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들은 다 내 마음에서 나온다. 결국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그래서 더더욱 올해 내가 했던 모든것들에 축복을 보냈고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앞으로도 내년에도 나 스스로에게 더 다정한 시선을 보내며 더 느긋하게 무난하게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