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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ㅣ 열다
헤르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4년 7월
평점 :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 요즘, 최근 진짜 원하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한지 너무 오래 되었고 그 사실에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삶의 목적과 방향을 모르겠고 그로인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딱히 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또 열심히 살아가야하는 현재 지금의 모습에 또 잘해내야한다는 의무감에 그렇게 끌려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것이고 혹은 이해가 안간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하며 살면서 가슴이 떨리는건 실수했거나 내가 뭐 못했을때 뿐, 그 외에는 생존을 위해 한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현재 살아가는 삶에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가끔 목적없이 혹은 도착지 없이 달리기만 하는 느낌이라 지칠때가 있다. 오랜만에 힘을 받고 싶었다. 헤르만 헤세의 이야기는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털고 일어날 수 있게 해주었으니 이번에도 힘을 받고 싶었다. 자신을 글을 쓰겠다며 그 일 이외엔 안하겠다고 하고 꾸준히 글을 쓴 그를 존경하고 또 부러워한다. 나도 언젠간 이 미친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것을 위해 대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말 오랜만에 인간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저 내 눈앞에 놓인 일, 당장 내가 해야할 것, 사야할 것 먹을것 등등 너무 단순한 욕망과 당장 눈앞의 만족만 보며 살아왔다. 그렇지 지낸지 너무 오래 돼서 스스로도 그런 생각만 하고 사는지도 인지하지 못한채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저 회사에서 하라는 일만 하고 깊이없이 지낸 시간들 속에서 내 꿈을 찾으려하니 더욱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최근 영화를 보며 맘껏 실패하고 싶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이야기를 보며 펑펑 운적이 있다. 한번도 내 인생을 그렇게 축복받은 상태로 살아간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다. 실패를 할 수 있는 자유, 매번 같은 상황과 상태가 실패나 곤경이 또 다시 찾아와도 그것을 아름다운 새로운 놀이라는 헤세의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 삶에 매일 똑같이 살아간다해도 그것은 한번도 그 전과 같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삶이 놀이고 고통이고 웃음이라는 헤세의 말에 다시 한번 내가 뭘 해도 괜찮다는 안도감과 이 삶을 온전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점점 자연에 가까워질 수록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졌는데 어쩌면 나도 헤세처럼 단단히 버티고 살아가는 나무에게서 혹은 여리지만 굳건하게 꽃을 피워내는 작은 들꽃에서 힘을 얻고 위안을 받았던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앞으로도 나도 조금 더 자연에 가까이가서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줄 아는 삶을 살아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내 감정과 내 생각도 더욱 사랑해보기로 결심했다. 어떤것도 판단하기보다는 수용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려 한다. 헤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 그리고 천천히 내 생각도 내 마음도 되돌아 봤다. 급하게 꿈을 빨리 찾기보단 나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