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기특한 불행

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며 많은 일을 겪는다. 겪는 일에는 작고 큰 영향이 있는데 항상 크게 겪었던 힘들일 그러니까 큰 불행같은것은 너무도 오랜 시간 나에게 딱 붙어 사라지질 않는다. 그런 일들은 어떻게 보면 트라우마로 남아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가끔 어떤 일은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그런 힘든 작은 불행이 사라지거나 혹은 줄어듬으로 그 사이에 내 삶에 시원한 통풍이 되듯 바람이 불어온다. 그렇게 작지만 무언가를 남기는 불행은 결국 기특하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남기고는 한다. 내 삶에서 주변의 모든것들은 결국 흘러가는 풍경이 되듯 지금 내가 고군분투하는 어떤 그 무엇도 결국엔 누군가에게는 스쳐지나가버리고 마는 그저 가벼운 풍경같은 일이 될것 같기도 하다. 제목을 읽자마자 뭔가 쿵하고 내려앉으며 너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펼치니 처음부터 이런 기특한 불행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최근 나는 너무나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심적으로는 많이 힘들지 않지만 체력이 너무 잘 받쳐주지 못하니 모든 일이 힘들고 무기력해진다. 일은 하면 할 수록 힘들고 보란듯이 해내고 싶지만 막상 내가 열심히 해도 결국 남는건 크게 없는것 같은 생각이 든다. 너무 피곤하고 지칠때에는 별 큰 일이 없는데도 참 인생이 힘들고 어려워진다. 자꾸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해지고 왜 나만 이렇게 뒤쳐지고 힘든가 생각이 들며 너무 우울해지고는 한다. 그런 기분이 들때에도 무기력한 마음이 들어도 무심결에 SNS를 꺼내고는 하는데 그럴때면 다른 사람의 행복이 더 빛나보여 내가 너무 힘들고 더 불쌍해지고는 한다. 불행을 서로 먹여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누가누가 힘든가를 이야기하는것 같아서 조금 웃겼지만 어떤 부분에서 위로가 된다는 말은 확실히 이해가 갔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고 살기 퍽퍽하다라는 느낌이 들면 후 하고 한숨이 나오며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게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먹고 밟고 일어서며 조금씩 나아지는것 같다. 나도 이 부분을 읽으며 너무 공감이 되서 나만 이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다.

가끔 불행은 마음을 더 애틋하게 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너무 밉기만하던 가족도 결국 그 사람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이게 되다 결국 그 마음이 넘쳐 애틋해져버리고는 한다. 나는 너무 많은 마음을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다는것 자체가 이미 마음이 너무 많이 가고있다는 반증인것 같기도 하다. 가끔 너무 관계가 소원해질때에는 누군가의 작은 힘듬 혹은 불행이 관계를 참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이 기특한 불행은 다양한 마음을 올라오게 하며 결국 우리를 다시 되돌아보고 인생에 감사하게 만들어버리고는 한다.

어쩌면 이런 작은 불행들을 만나며 지금의 내인생이 얼마나 잘 흘러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고 어렵다고 매번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사실이 아닌것처럼 어쩌면 나는 꽤나 멋진 삶을 살고 있는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이런 마음을 느끼는 시점이 결국 다른 이의 불행을 먹고 자라난거라는것이 마음이 좀 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그런 방식의 위로를 주는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작은것들까지 깊게 바라보며 기특해하며 더 아름답게 삶을 바라보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