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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짧고 일 년은 길어서 - 레나의 스페인 반년살이
레나 지음 / 에고의바다 / 2022년 5월
평점 :
인생에 반년 정도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있다면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생각해본적이 있어요. 살고 싶은 나라도 도시도 참 많은데 한 곳을 고르는게 어렵더라구요. 그런 시간을 보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만해도 너무 좋더라구요. 한 달 살기가 한참 유행할 때 저도 이곳 저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여행은 뭔가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여행자 같이 현지인같이 살아가다보면 여행만으로는 느낄 수 없었던 즐거움을 알게되고 그런 시간들이 그냥 짧은 여행만으로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것들을 알게 될것 같았어요. 심지어 한 달 살기도 그런데 반년을 산다는것은 어떤 관점과 시점으로 그 곳을 바라볼까, 그리고 이것은 여행일까 아니면 그곳에서 살아간것일까 궁금했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꼭 가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제 여행 리스트에 적어놓은지 꽤 되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우선 순위가 올라가지 않을까 슬쩍 기대를 해보며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행을 하면 대부분 제 시간을 혼자 보내고 어디를 가도 혼자 다니고 모든 길을 제가 찾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여행을 할때 사람들과 교류가 거의 없는 편이에요. 책을 펼치면서 주변인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나도 반년을 살다보면 주변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을까 궁금하더라구요. 여러가지 일이 있을것 같고 사람들에 대해서도 더 알 수 있을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되었어요. 스페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계속 읽어 내려가며 하나 깨달은 것은 이것은 여행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는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 순간 느끼는 감정,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순간 순간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으며 지구의 반대편에서 살아도 사람이 사는 삶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다양성을 만나고 기억하고 그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작가님이 참 부럽더라구요. 아마 저도 앞으로 여행을 하면 그 곳의 풍경과 음식만 보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보고 이야기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스페인에서만 지내는것이 아니라 주변 나라들을 여행할 때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읽다보니 반년을 산다는것은 여행은 아니라는 생각이 더 들었어요. 하지만 그 생각을 달리하면 제가 지금 사는 곳에서도 마치 반년만 사는것처럼 여행처럼 새롭게 만나보고 여러가지를 경험해보는것이 중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살아가듯 여행하듯 새로운 관점으로 지금 제 주변을 작가님이 스페인에서 바라본것처럼 바라보다 보니 매일 걷던 길도 달라보이더라구요. 다양한 박물관 그리고 그 곳에 살았던 예술가들의 이야기 혹은 기억에 남는 다양한 장소들을 만나보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헤세의 박물관은 특히나 기억에 남았는데 그의 글도 좋지만 그림들도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지금 제가 살아가는 곳도 분명 이런 멋진 곳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저도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이 들더라구요.
기분 좋은 새로운 곳에서의 삶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편안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어요. 유럽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어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함께 지내는 그 시간이 아마 새로운 곳에서의 어떤 음식이나 유명한 건물보다 더 기억에 남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앞으로 저도 조금 더 사람을 보고 집중하고 더욱 알아가려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