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서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평점 :

최근엔 모두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뿐이라 책에서도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이나 위로가 되는 책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너무 위로가 되거나 심리에 관한 이야기만 읽다보니 왠지 좀 가볍게 웃는 기분 좋은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책 표지만봐도 너무 매력적이고 제목도 너무 웃긴 책을 발견했다. 엇나가야 제맛이라니 그래서 앞장의 목차를 펼쳤는데 이 책이 요즘 우울하고 힘들던 나에게 진짜 빵터지는 웃음을 주는 책이구나 싶었다. 뭐 목차만 읽어도 이렇게 웃기다니, 모든 상황이 모든 제목이 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어서 웃기기도 너무 웃기고 기대도 되는 책이었다. 분명 읽고나면 기분 좋아질 책이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첫 에피소드부터 너무 솔직하고 너무 시원했다. 모든 에피소드가 공감 덩어리라고 해야할까? 너무 재미있고 읽으면서도 신났다. 어쩌면 이렇게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할까 싶어 감탄만 했다. 정말 나도 어디만 가면 긴장해서 매번 화장실을 들락날락했고 길이 막혀서 긴장해서 화장실이 가고싶은건지 화장실만 가고싶으면 길이 막히는지 언제나 나도 경험했던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웃겼다. 방광설화라니 정말 너무 웃겼다. 참았다 화장실 가는 그 쾌감은 익히 알고있다. 정말 기사아저씨에게 빌어서 버스에서 내린적이 있으니까. 이야기 끝에 나오는 4컷만화는 또 얼마나 귀여운지 읽으며 내내 힐링이었다.
올해 나는 옷 사지않기 목표를 세우고 진행중이다. 물론 코로나덕분인지 밖에 나갈일이 많이 없지만 나갈때마다 드는 느낌은 분명 옷장은 꽉 차있는데 내가 입고 나갈만한 옷이 없다는것이다. 왜 이 가득찬 옷들중 입을만한 옷은 없는걸까, 물론 내가 옷에 더 맞춰가야하기는 하지만 뭔가 항상 마땅한 옷이 없다. 그녀가 말하는 이론은 어쩌면 나에게도 꼭 맞는 이론이었다. 그러니까 우선 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것이 가장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올해는 그래도 참아봐야지 결심하고 넘어가지만 내년의 내 자신이 어떻게 폭발할지 조금 무섭다. 최근 진짜 우울해서 크게 한번 뭔가 살까하다가 포기했는데 겨울에 샌들을 사서 그 샌들을 신으려 여름까지 살았다는 이야기는 나에게는 참 행복한 말이었다. 이렇게 행복하게 기다리는 무엇을 남겨두는게 얼마나 인생에 좋은 일일까 싶었다. 그러면서 자꾸 나도 그럼 사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긴했지만 아직까지는 잘 참고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럴까 싶지만 최소한 나는 모든 이야기에 너무 공감이 가고 재미있었다. 진짜 나 혼자 엄청난 친밀감이 생겨버리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혼자 있는게 싫지만 그렇다고 같이 있는것도 좋진 않다. 다이어트를 몇년째 하는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정말 찐것 같다. 언제나 이게 마케팅인걸 다 알지만 마케팅의 노예라며 항상 구매하고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꼭 야껴두고는 한다. 책을 읽으며 이건 그냥 책을 읽은게 아니라 턱이 아프도록 카페에서 4시간이상 수다를 한것 같은 느낌이었다.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진짜 턱이 아팠다. 책을 덮으며 언제든 조금이라도 기분이 가라앉으면 다시 펼쳐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