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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ㅣ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음식은 정말 사랑이자 힐링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요즘 다이어트랍시고 먹는걸 조절한다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의외로 살을 빠지지 않고 힘들기만 하다는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음식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스스로 생각해봐도 먹는 생각이 모든 생각의 80프로 이상을 차지하는 나란 사람은 정말 힘들 때 잘 먹는 자가 일류라는 생각을 한다. 다양한 음식을 시도해보는것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반복해서 먹으러가는것도 좋아한다. 먹는것을 이렇게 좋아하니 당연히 먹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책도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라면 꼭 읽어보려고하고 읽다보면 가장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음식과 술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던 표현들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머리에 눈앞에 떠오르며 바로 먹고싶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마음 따뜻하게 맛있는 이야기를 실컷 들을 수 있을것 같아서 너무 기대가 됐다.
둥글둥글 칭찬만 받고 싶은 사람이 쓰는 따스한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정말 쉬지도 않고 편하고 재미있게 책을 읽어나갔다. 가장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먹고 마시고 놀러다니는걸 잡지에 올리는 기자라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항상 남기고 경험할 수 있다니 정말 최고였다. 실제로 나말고도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작가 또한 정말 그러한 삶이었다고 이야기하니 꿈꾸는 삶을 잠시 훔쳐보는듯 더욱 재미있었다. 갑각류로 기사를 쓰고 물리도록 먹는 이야기도, 기름진 맛이라며 다양한 기름짐을 표현하는것이 그동안 내가 참 먹는것을 좋아하면서도 깊게 알아가지는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들을 봤으면 또 얼마나 침을 삼키며 먹는 이야기에 집중했을까 상상도 해봤다.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나 그런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가 먹는 이야기만큼 또 재미있었다.
먹는것에 관련해서는 부지런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나 또한 그렇지 않은가, 한달의 외식 플랜을 만들어둔다던가 음식을 주문할때 항상 다음에 먹을 수 있는것들을 시켜 먹는다던가 먹는것 만큼 만드는것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걸 좋아하니 더욱 효과적으로 음식을 만드는 법도 자동적으로 익숙하게 알게 되었다. 또한 작가의 술과 음식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라꾸쁘의 이야기들도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아도 가끔 힘들고 어려운일을 만나는데 그 만나는 순간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다른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살면이 이토록 내가 먹는걸 좋아하고 그것에 이런 노력을 합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었고 그런 책도 참 만나기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너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잔뜩 듣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서 너무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나 또한 힘들고 지칠때 더욱 맛있는걸 먹어 스스로에게 기운을 주듯 작가의 그런 재미있는 삶을 잠시 느껴보니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또 있구나 싶어서 반갑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