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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올해 여름쯤이었던것 같다. 정말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거의 한달을 넘게 회사가 끝나면 집에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어떤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SNS를 보고 티비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잠을자고 일어나 다시 일을하러 나왔다. 다른 사람들의 불행마저도 내가 모두 끌어와 슬퍼하고 화를 냈다. 힘이 드는데 도저히 이겨낼 방법을 몰랐다. 무작정 책을 읽었지만 나 스스로를 더 몰아가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책 제목을 보며 그떄의 내 마음이 나에게 불행하다고 이야기 한것은 아니었을까 문득 생각이 났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었다. 뭐든 계획대로 내가 정한대로 되야하며 난 무조건 잘해야하는 사람이었다. 실수나 여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하나를 얻으면 그 다음을 위해 발을 내딛었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거나 행복해하지 않고 계속 더 높고 넓은것들을 갈망하며 살아왔다. 행복하고 싶다. 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참 살아온 시간이 나를 붙잡아 그런지 어느 순간 습관적으로 다시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 지쳐있고는 한다.
춤을 좋아하는 나에게 쿠바에서 배우는 살사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나 역시도 춤을 좋아해 열심히 수업을 들었으나 뭔가 진짜 살사를 배우는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아쉬웠고 결국은 그 이상 배우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는 나도 그저 단순한 열정으로 무엇인가를 배우러 훌쩍 떠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객관적인 사실은 행복을 가져올 수 없다. 그걸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또 쉽게 객관적으로 보이는 것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되고 결국 그런것들을 찾게 된다. 최근의 나도 그랬다. 새롭게 가지고 싶은것이 생겼지만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매 순간이 내 삶이 너무 어두워졌다. 마치 그것을 가지지 못하면 난 행복한 사람이 될수 없는것 처럼 말이다. 구루에게 상담을 받는 이야기를 듣자니 나도 눈물이 핑 돌면서 나 또한 너무 정신적으로만 나를 이끌어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나에게도 내 정신과 몸 그리고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적용되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마치 내 상황에서 구루와 상담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또한 내 정신에게 이끌리고 휩쓸려 나 스스로를 더 통제하고 절제하며 시간을 보내왔던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되었다. 어떤 일을 할때 나 스스로 어려움을 정해 제한을 두는것만큼 어리석은게 없지만 자동적으로 나는 일에 경중을 두고 결국 그 사이에서 어려운 일은 더 힘들어하며 시간을 보낸다. 사실 그렇게 크게 다른 일이 아니고 결국 근본적으로 같은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것은 나 스스로 때문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서핑을 하며 나를 가로막는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다.
지금 내 감성지능은 어떨까, 난 너무 뒤쳐져있는것은 아닐까? 화를 내는것이 감성지능이 높은것은 아니니까,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지금 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끼며 살아가는지 많이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되돌아본것만 아니라 진짜 공부하듯 나 스스로를 경험하고 이야기하듯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은 오랜동안 내 마음에 남을것 같다. 또한 지치고 힘들때 언제든 다시 열어보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