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

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어렸을때 물리라 하면 그저 속도 계산밖에 안했던것 같다. 관성의 법칙이라던가 그런것들이 너무 딱딱하게 느껴지고 귀찮았는데, 살아가다보면 길을 건너는것도 차를 운전하는것도 모두 물리와 연관되어있었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배우면 어쩌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만 했는데 우주를 만지다라는 책을 보며 어쩌면 이 책을 읽고나면 내 세계에 대한 이해와 내 지식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물리라면 왠지 멀게 느껴지지만 우주라면 흥미가 생기기에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최근 가장 관심있었던 주제 역시 우주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단위나 그런 것들이었는데 물론 양자학은 물리학자도 이해할 수 없는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뭔가 그 비슷한 맛이라도 그 비슷한 이야기라도 듣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펴들게 되었다.

눈으로 보는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아는것이 전부가 아닌것도 역시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또 아무것도 모르고 살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알고 싶고 듣고 싶었다. 머리말을 보며 이 책이라면 재미있게 이 세상을 알아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별 이야기로 시작하다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흥미로웠다. 누구나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생각하듯 내가 눈에 담을 수 있는 별이 내 머리가 상상할 수 있는 우주가 얼마나 한정적인가 생각이 들었다. 별을 보는것이 이토록 감성적인것이었던가. 물리적으로도 과거의 그 빛을 만나는 시간인 별을 보는 시간은 뭔가 마음이 몽글거리며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우주에 이토록 많은 별이 나와 함께 있다니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은하가 있다니, 외계인이 어딘가에 혹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그리고 지구가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 상상이 뭔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재미있었다.

원자들이 춤추는 세상 그리고 그 원자들의 춤에 의해 만들어진 나. 세상을 이렇게 깊게 혹은 간단하게 바라보다보면 물질적으로 원하고 바라는 것에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저 원자의 움직임이 다르고 그에의해 내가 보는 세상이 이런것인데 과연 우리는 그것을 진짜 소유할 수 있는걸까 싶은 철학 비슷한 생각도 하게 된다. 나는 항상 우리가 에너지를 가진 존재라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에너지는 결국 내 몸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에너지로 남아있다는 말이 이 지구에 혹은 우주에 또 다른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배설이 한달 후에 내가 마시는 물이 될수도 있고 물 한방울의 원자는 백사장 백만개에 있는 모래알만큼 많다니, 순간 내가 생각했던 원자는 너무 단순했던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과 함께 숫자로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어 책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다. 

쉬는날의 시간은 참 빨리가고 일할때는 얼마나 늦게 흘러가는지 시간이 참 상대적이라는것을 항상 느낀다. 시간은 기회같은거고 철학적인것 같다.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흘러가는 시간에 아쉬워만 하지 말고 더욱 소중히 알차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시간과 공간이 인간이 만든 관념이라 할지라도 너무나 익숙하게 함께 해온 개념이라 쉽게 내려놓기 어렵지만 생각이 참 많아지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으며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망상처럼 생각하던 이야기들을 뭔가 더 현실적으로 만나는 느낌이었다. 물리라고하지만 어렵지 않게 너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이렇게 물리를 배웠다면 아마 지금의 내가 조금 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고마운 그리고 반가운 스승님을 만나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