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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시간이 많아서 다행이야 - 낯선 세계에서의 익숙한 조우
채주석 지음 / 푸른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돈과 시간 중에 더 많은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우선 내 기준에서는 아직까진 돈보다 시간이 많은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아직 더 많은 나에게 어떤 장점이 있을까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여행에 대해서라면 관심도 많고 여행을 하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책의 처음은 저자의 이름을 안내했던것과 같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남자 영어이름을 채리라고 속아서 쓰고있는 저자의 모습에 추가적으로 여행을 하며 수화물에 대한 지식이 없어 화장실에서 속옷과 바지를 껴입어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 부터 힘들었던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요즘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 이 시점에 이렇게 모르면서 여행을 떠난다니 용기가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저자의 용기에 놀라웠다.
여행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영어를 잘 알지도 못했던 사람이 갑자기 호주에 가서 일을 해야한다면 얼마나 걱정되고 힘들었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저자는 행복했고 당당했고 꾸준히 노력했다. 그 부분이 참 놀라웠다. 이미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갈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처럼 가능한 나이에 이렇게 도전해봤더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싶은 생각이 들어 지난 내 시간에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열심히 일하고 영어를 공부하며 지내는 저자의 의지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난 이렇게 노력했던 때가 언제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연스럽게 떠난 하와이에서의 휴식이나 캐나다의 여행은 저자가 얼마나 사람들과 잘 지냈는지 알수 있는 시간이었다.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모의 집에서 보내는 휴양같은 시간과 개를 조심해야하는것이 아닌 곰을 조심해야하는 벤쿠버에서 홀로 지낼 수 있게 집을 내어주는 친구의 부모님을 만나는 시간이 부러웠다. 누군가를 만나면 경계하고 쉽게 믿지 않는 나로서는 덥석 기회를 잡는 저자가 참 부러웠고 용기있다고 생각했다. 언제부턴가 사람을 믿지 않고 여행을 가서도 홀로 지내려는 나에게 그의 노력이나 도전은 사람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듯 했다.
샌프란시스코, 콜롬비아, 마추픽추 그리고 볼리비아등 내가 너무 가고 싶던 곳들을 그리고 아직 걱정이 많고 용기가 필요해 도전하지 못했던 곳들을 저자는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며 고생해가며 여행을 즐겼다. 남미는 참 가고 싶지만 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이 나에게 있었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역시나 어려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곳이 싫지 않았다. 그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나쁜일이 있다면 좋은일도 그리고 좋은 사람도 있다는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가고 싶던 남미에 꼭 다녀오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여행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고 배척했던 내가 앞으로는 조금더 자신감있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이 책은 내가 오히려 남자였으면 좋겠다싶고 이런 여행을 나도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만큼 용기있고 재미있는 여행 생존기였다. 하지만 읽으며 나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또 하게 되었다. 앞으로 내 여행은 더 용기있고 작은 모험이 있는 그런 여행이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