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비밀코드 색채타로
김동완 지음 / 동학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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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나에게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의 아이는 색에 엄청 관심이 많은 아이다. 그 아이 덕분에 세상의 색들이 내 눈에 들어왔고, 이렇게 많은 색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정말 세상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색으로 심리를 알 수 있는 색채타로란 이 책을 처음 보고 이 책을 받고 기뻐할 아이가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무척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옐로오커, 크롬옐로, 밍카골드, 샤프란 등의 색은 노란색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분석한다고 일러두기에 나왔다. 색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는 이러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저 뭉뚱그려 노랑이라했을 것이다. 예전에 아이가 파란색을 보라라고 말해서 크게 걱정한 적이 있었다.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누가 봐도 파란색이었는데 아이는 보라색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혹시 색맹이 아닐까 걱정은 치닿았는데 엄마의 무식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당시 색구분에 몹시 심취했던 아이는 각각의 색상을 색상 번호로 외우고 있었고 우리 눈에 보인 색은 보라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틀렸다고 엄마는 오바스런 걱정으로 다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내가 알고 있는 짧은 식견으로 아이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행위는 하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색으로 보는 심리 점이란 점에서 바로 재밌는 점치기부터 시작될 것 같았지만 모든 것엔 이론 공부라는 것이 있다.

이 책을 쓰신 김동완 작가의 이력을 보니 그저 재미로 이 책을 활용하겠단 생각보다는 공부로 접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첫 파트에서 색에 대한 개념을 비롯 색채를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소개된 색채 심리 검사법을 해 보았는데 맞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다. 제대로 해 보기 위해 타로 카드가 있었음 좋겠단 생각을 했다. 색채와 관련된 내용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새삼 놀라웠다. 작가는 상식선에서 간단하게 설명해 놓은 것이라 하였는데, 색을 깊이있게 공부하는 것도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다.

파트2에서 부터 본격적인 색채타로와 응용 부분을 다루고 있다.

카드 상담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소개되었는데 장난으로 하지 말아야 하고 노력하지 않는 일을 점치지 않는다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또 죽음에 관한 일로 점치지 않는다는 문장도 인상적이었다.

각 색상의 특성과 관련된 내용을 읽으면서 색에 대한 공부도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주와 관련된 배열법이나 운을 점치는 것을 잘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라이더 웨이트 타로가 상징하는 의미를 소개하는 부분도 재밌었다.

카드의 이미지나 색채 카드로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는 작업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였다.

사이사이 소개되는 컬러가 있는 영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색채카드로 심리를 들여다 보는 색채타로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더불어 색채 이론도배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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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익숙한 것들의 역사 마음틴틴 10
문부일 지음, 홍지혜 그림 / 마음이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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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두고 궁금했던 경험은 있었지만 항상 곁에 있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일상의 모든 것에 대한 궁금증은 가져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게 익숙한 것들의 역사>는 그런면에서 정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이 책에서는 일상 속 장소, 음식, 물건, 교통수단의 역사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다.

택배 아저씨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 집배원이란 단어조차 낯설었을 텐데 되려  갑신정변을 한국사 공부를 통해 접했기에 우정총국이 더 낯익은 단어로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동물원이나 도서관 편의점 등의 장소나 라면이나 소금 초컬릿 등의 음식, 그리고 냉장고나 청바지, 버스 등의 유래를 설명할 때 자연스럽게 세계사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우리 나라의 역사도 더불어 소개하는 구성이라 자연스럽게 세계사와 한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

  


일단 소재가 평범한 듯 싶지만 놓치고 있던 부분이기에 흥미롭게 다가왔고 대화체의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흐름으로 되어 있어 읽는 내내 재미와 상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었다.

라면은 우리가 최초였는 줄 알았는데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납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고기 국물이 먼저 나왔는 줄 알았는데 닭고기 육수가 먼저 나왔다는 점도 새로 알게 되었고 농심에서 롯데라면이 나왔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다.

 

더 똑똑! 코너에 소개된 내용 또한 이 책의 매력적인 부분이다.

소금은 우리 말일까 한자어일까? 라면은 왜 꼬불꼬불할까? 연필심의 종류 등등 궁금할 법한 질문을 바탕으로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본문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이 부분 또한 무척 재미있었다.

역사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호기심이 발동하여 들여다 볼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되지 않은 일상의 평범한 것들의 역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긴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아주아주 선한 영향력이라 생각된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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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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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시간에 4대 문명 중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배우면서 수메르인들이 사용한 쐐기 문자로 기록된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메소포타미아 문명, 수메르인, 쐐기문자(점토판), 길가메시 서사시 등으로 암기했던 부분이었는데 이 책을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목만 익혀왔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읽은 것도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길가메시 서사시>를 직접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무척 설레임을 느꼈다. 그런데 솔직히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보다 길가메시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과연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신화에 취약한데다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신과 인간의 이름을 외우는 것조차 버겁기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오리지널 텍스트라는 타이틀 글 답게 이 책에는 단순히 완역된 내용만 수록된 것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참고로 점토판 형태의 원고는 현재까지도 계속 출토되어 있고 다양한 원전 텍스트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총4부로 정리 되어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부분이나 작가의 서문 부분을 읽으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구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번 개정판에서는 수메르어 시 다섯 편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물론 우리가 읽는 이 책에서는 다시 한글로 번역되어 있다.

번역과 본문 형식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에 시형식으로 된 본문이나 행의 구분 표기법 등을 참고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엄청 큰 키에 엄청 잘 생긴 얼굴을 하고 있는 길가메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는데 책장을 넘기자 마자 그림이 나와 빵터졌다. 내가 생각하는 잘생김과는 거리가 좀 멀었지만 글에서 묘사하고 있는 길가메시와는 흡사한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였다.

길가메시는 3분의 2는 신이고 3분의 1은 인간이다. 수메르 땅의 고대 도시국가 우루크의 왕이다. 신들은 길가메시의 초인적인 힘을 누르기 위해 야생 인간 엔키두를 창조한다. 엔키두의 창조 과정이 흥미롭다. 샴하트의 등장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서로 으르렁 대고 싸우지만 결국 친구가 된다. 하지만 둘은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엔키두는 신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고 길가메시는 영생을 얻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발생 배경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읽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란 소개에 설마 진짜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참말 그러했던 것 같다. 신들이 자주 등장하긴 하였지만 신들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히 신들의 이름을 외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야기가 몹시 재밌었다. 개인적으로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보다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의 발견이 성경보다 먼저 나왔기 때문에 대홍수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것일까 생각했지만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잘 아는 바가 없기 떄문에 둘을 비교하는 것보다는 그저 길가메시 서사시 이야기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랜 시절부터 사람들은 영생을 꿈꿨나보다. 어쩌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란 해석이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신이란 존재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신론자인 나로서는 언제나 어떻게 믿어지지? 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조금은 이해가 될 듯도 싶다.

책을 읽고 줄거리 파악하기에 급급했지만 이 책의 배경, 의의 등 상세히 설명된 해제를 통해 좀 더 깊게 이 책을 다시 읽고 이해하고 싶다. 무엇보다 신화나 종교의 관점이 아닌 삶의 지혜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이해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읽어보라 권해주고 싶다.

당당하게 가장 완벽한 형태의 번역본이라 제시할 수 있을만큼 성의 가득한 책이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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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국어쌤이 알려주는 중학생의 인생문장 - 문해력을 더하고 세상을 바르게 이해하는 힘 중학생의 인생문장
기라성 지음, 이새미 그림 / 덤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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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향해 스스로 손을 뻗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어쩌면 그게 다였는지 모르겠다.

태교부터 수많은 애를 썼지만 여전히 아이는 책 읽는 것이 싫다 말하며 권해주는 책만 겨우 읽고 있는 중이다. 며칠 전 아이의 생활 수첩 부모란에 글을 쓰기 위해 아이의 활동을 보고 웃음이 났다.

책을 싫어한다던 녀석이 도서부원이 되어 있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엄마가 권하는 책도 읽는 시늉을하며 대다수 꾸준히란 명목하에 하고 있는 활동이 독서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웃음이 났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노력안한다고 면박줬던 일들이 미안해졌다. 읽기 싫은 책이라도 읽는 것이 도움되겠단 생각으로 꾸역꾸역 읽어내는 노력을 하는 아이에게 스스로 손뻗어 책 고르고 즐기기를 강요하는 것은 협박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이 된 후론 성적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여 창작 동화보다는 주로 문학 작품을 권해주고 있었다.

읽기 싫어 하는 아이에게 장편은 무리인 듯 싶어 주로 단편 소설을 권하고 있었는데 초등학교때 문학관을 자주 방문했던 경험 덕인지 작가 이름과 작품 제목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꽤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썜이 알려준다는 설정, 중학생이란 동질감, 인생문장만 발췌되어 있는 듯한 이 책의 제목만으로도 우리집에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을 보면 그 매력을 더한다.

우선 작가의 얼굴 그림과 함께 이름이 소개된다. 첫번째로 황순원 작가가 나오는데 황순원의 소나기 마을을 학교 도서 프로그램 체험으로 다녀와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어 아이가 기억하는 작가분이다. 작품의 명문장을 소개하여 흥미를 자극시킨 후 줄거리를 소개해 준다.줄거리를 먼저 알고 글을 읽으면 재미가 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우리가 예고편을 보고 본 내용을 즐기듯이 대략의 줄거리는 작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 주는 것 같다. 줄거리 소개 후 작가 소개를 하며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소개해 준다. 특히 작가의 세계관을 통해 작품관과 작품에 나타난 특징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작가를 위해 조성된 박물관이나 문학관을 소개해준다.

나이가 어릴 때는 그저 나들이 개념으로 박물관이나 문학관을 방문했었다. 거기서 소개된 내용 중 하나라도 알고 오면 그만이지 싶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어느정도 익히고 문학관을 다시 방문해 본다면 그 공간에서 작가와 소통하며 더 큰 배움과 인생의 깊이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기억하는 아이에게 <B사감과 러브레터>도 재밌으니 읽어보라 권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조용히 이 책을 권해 주었다면 다음 읽을 책을 아이가 고를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과 구성에 꼭 필요한 작품들도 잘 꾸려진 책이다.

고등학교 문학 작품 대비를 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읽어낼 힘이 필요한데 원문을 고집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국내 작가 11인의 대표작 중 수능과 논술에 단골 출제되는 작품 중심으로 단편소설부터 읽어내는 훈련을 할 수 있는 알찬 책이다.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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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 속 영화음악 - 20세기 영화음악, 당신의 인생 음악이 되다
김원중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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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부터 내 어린 시절 즐겨보던 영화들이 그리워 한 두편씩 찾아보곤 했다. 신작 영화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왜 그리도 과거 속 영화들 속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보는 내내 힐링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엔 OST가 수록된 음반을 따로 수집하기도 하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블 카세트에 복사하여 듣곤 하였다. 영화음악의 경우 영화를 못보았어도 음악이 좋아 즐겨 들었던 경우도 있고, 그 음악이 좋아 영화를 찾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엔 그런 열정따윈 보일 틈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지금이 그 때보다 더 여유로운 듯 한데 아마도 열정이 식은 것 같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책에서 나는 향이 과거를 소화시켜주는 것 같았다. 부록으로 나눠준 책갈피 냄새인지 책 냄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말 그리운 냄새였다. TV방영으로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아빠가 비디오 녹화를 해 주셔서 돌려 보았던 슈퍼맨을 비롯, 남편이 여전히 음악과 영화를 애타게 찾고 있는 유 콜 잇 러브, 제목만 보아도 떠오르는 반가운 영화 음악들이 다수 포함된 이 책들의 목차를 보는 것도 행복이었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을 때도 무척 공감이 갔다.

먼지 쌓인 일기장을 털어낼 수 있는 작가가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기록을 좋아했던 나는 어릴 때부터 참 많은 기록을 남겼었는데 결혼하고 오면서 나의 기록들을 모두 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이 무가치할지라도 요즘 부쩍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작 요즘엔 기록에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나의 이 시간들이 어제가 되어 그리워질 날을 떠올려 보니 아이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고 말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핀잔주었던 그 말 뜻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대가 좋아져 온라인 검색으로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어 다행이라 작가는 말하였지만 QR코드의 편리함에 익숙한지라 그 부분이 참 아쉽게 느껴졌다. 음악을 틀어놓고 해당 영화 설명을 읽을 수 있다면 더욱 큰 행복이었을텐데 그러한 호사로움을 느끼기엔 약간의 수고로움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직접 찾아서 들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음을 작가는 미리 말해 주었다.

선곡의 워너칙과 이글을 쓰는 시점을 10~20대의 마음으로 전하려고 노력하였던 작가의 마음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설렘을 더하게 해 주었던 것 같다.


알듯 알듯한 영화 <러브 어페어>가 저누도 궁금했다. 보았던 것 같은데 음악을 떠올려 보려 해도 떠오르지 않고, 내용을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데 음악을 들어보니 모든 것이 떠올랐고, 찾아보니 영화도 볼 수 있어 그 시간이 너무도 좋았다.

피아니스트 스콧 조플린의 음악을 좋아해서 한동안 애정하여 들었었는데 부끄럽게도 그 분이 19세기 사람이란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Easy Winners'이 장학퀴즈 시그널 음악이었다는 것이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영화 음악 대부분 검색해 보면 낯익은 곡들이라 반가웠다.

반가운 영화와 반가운 영화 음악도 많았지만 제목만 익숙하거나 생소한 영화나 영화 음악들을 찾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책은 두껍지 않은 분량에 가독성이 있지만 제대로 한껏 추억을 누리고 싶다면 몰아치듯 읽어내리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직접 영화도 찾아 보고, 영화 속 음악도 다시 감상하고 싶다.

아이의 학교 음악 모둠 활동이 영화음악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학창 시절을 그것도 수업시간을 그리워 할 날이 내게 올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살았던 시절의 것들이 벌써 고전이 되었다는 기분은 살짝 서글프지만 고전이라는 이름의 이것들을 나의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마련하고 싶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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