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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베를 두드려라! ㅣ 내친구 작은거인 55
홍종의 지음, 김주경 그림 / 국민서관 / 2017년 12월
평점 :

다섯 살 때 외할아버지와 이별을 경험한 저희 아이는 죽음이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 나이기에 친구들은 하나 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곤하는데, 이별이 두려운 아이는 여자친구따윈 사귀지 않을 거라 말하더군요.
슬픔이 그리 오래갈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할아버지와의 이별은 큰 충격이었나봅니다.
유아용 그림책에도 죽음을 소재로 하는 책들이 있었어요.
처음엔 아이들에게 이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줘도 될까 고민되었지만, 죽음은 충격이 아니라 인생의 일부이고 잘 이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안 불리 불안을 겪던 아이였지만 이젠 커서 괜찮겠지 싶었는데 만남보다 이별의 아픔을 미리 걱정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 책을 권해도 될까 고민했더랍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작가의 말이 첫 부분에 놓일 때도 있고, 마지막 부분에 놓일 때도 있지요.
처음에 있거나 마지막에 있거나 언제나 작가의 말부터 읽는 습관이 있었지만 이 책은 작가의 말이 처음에 있음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편 <영혼의 소리, 젬베>를 읽은 분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알 수 있었겠지만 2편부터 만난 사람들은 작가의 말이 큰 도움이 되었으리란 생각이 들어요. 전편에서 나온 레테이파와 젬베에 담겨 있는 의미를 소개해 줌으로써 2편의 이야기에 제대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세상이는 아픈 강아지 때문에 조퇴를 할 결심을 합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픈 강아지 만세보다 세상이가 더 아파 보여 마음이 짠해졌지요. 세상이의 아빠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하는 수의사세요.
아빠와 떨어져 사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입장에서는 큰 서운함이 있을 터인데, 아프리카에서 아들로 삼았다는 레테이파를 형으로 부르라는 아빠의 편지는 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왔으리란 생각이 들었어요.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려움에 처한 아이를 입양해 영어를 가르치고 돌봐주고 봉사하는 세상이 아빠는 위대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지만 세상이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이기적이고 미운 아빠일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드네요.
그러던 아빠가 다쳤다는 소식과 엄마의 울부짖음 등 상황의 전개가 아이의 감정이입을 도와줍니다.
엄마와 아빠의 이별을 두려워 하는 아이는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길에도 조심히 다녀오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고 해주는데, 세상이 아빠의 죽음 소식은 큰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이의 입장이 되어 세상이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인 양 보면서 괴로워했지요.
세상이 아빠가 남겨준 형 레테이파의 존재는 편지로 접했을 때는 화가 나는 존재였지만 아빠를 보내고 레테이파 형이 보여준 젬베의 소리는 세상이에게 큰 위로와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게 됩니다.
젬베 소리가 품은 뜻은 깨달으며 아이는 자연스럽게 이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남이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언제나 아프고 힘이 듭니다.
하쿠나 마타타.. 놀이공원 이벤트에서 들어 익히 알고 있던 단어였는데, 슬픔을 견뎌낼 수 있는 힘있는 말이었습니다.
모두 잘 될거라는 희망과 함께 잘보내드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림조차 슬픔의 무게를 가중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런게 어딨냐고 반문했던 아름다운 이별의 방법에 대해 들려주고 있는 인상깊은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