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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탐구왕 - 우리 아이 질문의 수준을 올리는 자연관찰의 힘
임권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후회를 해 보았습니다.
아이의 교육 문제에 있어서 지식 습득 보다 호기심과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입식에 길들여진 엄마는 아이에게 마음껏 질문하고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홀로 살았을 땐 전혀 눈에 띄지 않던 자연들이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한 관심을 갖다보니 늘 가까이에 있었으나 알고자 하니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유아기 때 제일 처음 관심 가져야할 부분이 자연관찰 부분인 것 같아 젤처음 전집도 자연관찰을 들여줬으나 자연에 관심없는 엄마 덕분인지 아이도 자연관찰에 관심이 없더라고요.
산책길 보이는 예쁜 꽃들과 새들을 보면서도 색구분과 숫자세기밖에 알려 줄 수 없었던 엄마는 본의아니게 지식을 주입하는 엄마노릇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분명 훌륭한 창의성을 가지고 있었을 터인데, 반드시 진실이라는 믿음도 없는 내 안의 정보에 기준 두어 맞다 틀리다 두 가지 이분법으로 나누어 아이에게 생각하지 말라고 강요했던 것 같습니다.
딱 떨어지는 답을 내 놓는 것을 어릴 때 부터 잘했던 아이는 똑똑하단 소리는 들었으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부분에서는 뒤쳐진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상상을 하길 원하면서도 학교 공개 수업에서 틀에 박힌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속상해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가 넓고 커다란 꿈을 꾸고 있는 동안 그 꿈을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작은 그릇을 갖고 있는 엄마는 늘 아이에게 틀렸다는 지적을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어릴땐 가르쳐 주는 입장에서, 아이가 성장한 후엔 본인 스스로 공부하여 터득하기를 바라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아이와 함께 궁금해 하고 생각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해 보라 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탐구왕>이란 제목만 보고서는 육아서니까 아이에게 가르쳐 줘야 할 내용과 방법이 수록된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차를 보면 각 장의 큰 주제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인 듯 싶으나 세부 용어를 보면 자연 관찰 개념인 것 같아 도대체 어떤 구성일까 의아했었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자연관찰의 개념 설명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개념을 익히고 아이에게 설명하라는 것도 아니며 아이가 읽고 깨치길 바라는 의도는 더더군다나 아니랍니다.
각 주제에 맞는 깨달음을 자연관찰을 통해 알 수 있다는 표지 문구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구성임을 발견하고, "아!" 하는 짧은 소리가 나왔답니다.
늘 질문에 대한 답 찾기에만 연연하였지 질문을 만들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요구해 본 적도 없고, 특히 과학 쪽 배경지식이 짧은 엄마는 아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빠에게 미루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기 위하여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그 또한 주입식으로 외워 익히려는 방법이었기에 어려움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산책길에 보아온 나무를 보며, 꽃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들을 관찰하는 과정은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늘 곁에 있어 당연하다는 생각만 했었지 주변에 대한 관찰을 너무도 게을리 하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진정한 공부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오늘도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있었을까요.
요즘 학교에서 무시란 단어를 응 이란 말로 바꿔 말하곤 한다 합니다.
어느 날 아이가 본인은 그 말이 정말 싫다고 전해 주더라고요.
언제나 아이 말에 경청한다고 믿고 있는 엄마는 다른 아이들 이야기로만 생각하였답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을 하는 아이에게 영혼없는 대답 "응"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답니다.
정말 무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당혹스럽기도 하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는 여지껏 제게 수도 없이 질문했을 것인데, 저는 얼마나 영혼없는 리액션을 하고 있던 것일까요.
아이의 질문에 원래 그런 거란 대답보다 더 한심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전해주는 스스로 답을 찾는 아이로 키우는 단계법에 대한 설명도 중요하게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사진과 함께 자연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들려주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자연관찰이 이렇게도 재미나고 즐거웠던 것인지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다시 알려줄 목적으로 책을 읽을 떄는 공부가 되어 부담스러웠었는데,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배우고 익힌 후 함께 이야기 하고 새로 관찰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배우고 나니 탐구 활동이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늘 난 관찰력이 없으니까란 말로 자기 합리화를 해 왔었는데, 관심이 없었던 것이지 관찰력 문제는 아니었음을 깊이 깨달았답니다.
아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목적으로 읽었는데, 엄마의 상상력과 호기심까지 충족시켜주는 즐거운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