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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고래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24
하종오 지음, 전명진 그림 / 현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상상의 고래.. 풍선 고래의 꿈에 대한 책이란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는데 ..

우르르 몰려든 촛불 광장의 모습을 보고 먹먹함과 무거움이 다가왔습니다.
그제서야 면지의 노란색 의미를 깨닫게 되었지요.
현북스의 알이알이 창작 그림책이 전해주는 메세지가 타 동화책에 비해 진중함은 알고 있었지만,
집회와 표현의 자유, 세월호, 탄핵과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접하게 되는 나이가 낮아졌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이며 소재이거늘 책을 직접 쓰는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표현해도 되려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소극적이며 쉬쉬하는 세상에 물들어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 집회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이 동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과 할 이야기들이 많을 듯 싶습니다.
부끄럽지만 저희는 직접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TV를 통해 마음만 동참하고 있었지만 그 날의 그 촛불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풍선 고래의 전설이라는 상상이 첨가되었지만
세월호 사건과 더불어 무책임한 대통령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내용의 무게감 못지않게 그림이 주는 무게감도 있어 유아들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함께 읽으며 잘못 된 것은 바로잡으려 한 목소리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고, 학생들에게는 부조리한 사회에 직면했을 때 묵인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할 것 같아요.

마지막 지은이의 말에서 작가가 이 글을 쓴 이유를 비롯해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때마침 아들이 학교에서 헌법 제1조에 대해 배웠다며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민주 공화국이란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지만 주권과 권리에 대한 이해는 충분히 한 것 같더라고요.
소극적인 자세를 비롯해 강압하는 환경 탓 등 갖가지 이유로 묵인했던 우리의 권리를 표현하는 방법인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잘 표현된 책인 것 같습니다.
부당한 권력에 비굴하게 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권리..
어릴 때 부터 바른 교육을 통해 바른 생각과 실천을 겸할 수 있다면 훗날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이끌어 갈 때는 지금보다 좀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 집회만을 꼬집어 기억하고 있네요.
사실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 줄 알았거든요.
탄핵 또한 중요한 역사의 일부분이었지만 전 그보다 아이가 작가가 들려주는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게 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더랍니다.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긴 했었는데, 어른인 저 조차도 주어진 권리 행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한발작 뒤로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과연 아이가 느끼는 권리는 얼마만큼이나 이해됐으려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이 책을 읽으면서 언제나 아이의 성장보다 제 성장을 위해 따라가기 급급한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보았던 연극에 나왔던 대사처럼 실제로 아이를 낳아 엄마가 키우고 있지만, 사실은 아이가 엄마를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덮은 후 푸른 고래의 소년, 세월호 아이들.. 노란색의 풍선고래란 제목이 아련함으로 다가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