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도도 - 사라져간 동물들의 슬픈 그림 동화 23
선푸위 지음, 허유영 옮김, 환경운동연합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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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었는지 제목이 꽤 낯익게 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산뜻한 숲속의 표지 그림은 어쩐지 밝고 경쾌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듯만 싶었는데, 사라져간 동물들의 슬픈 그림 동화라는 작은 타이틀을 보니 멸종 동물들에 대한 울림 있는 메세지가 있는 동화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강아지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다는 기사를 보고 아이는 생명 가지고 뭐하는 짓이냐고 버럭 화를 내더군요.

평소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아이라 본인도 강아지 빌려오자 할 줄 알았었는데, 뜻밖의 대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주 가던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면서 마냥 신기하단 생각보다는 어쩐지 불쌍하단 생각이 앞서곤 하였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하는 자신을 발견해 보면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도새가 있다는 이야기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어떤 모습의 새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각 이야기마다 그려진 삽화들은 사라져간 동물들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인간의 욕심으로 얼마나 많은 동물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포루투갈어로 도도는 멍청하다는 뜻이라 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사냥하여 잡아먹는 것만으로도 몹쓸짓이란 생각이 드는데 붙인 이름의 뜻을 알고나니 잔혹성의 바닥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 보니 식용으로 먹는 치킨을 위해 조금도 움직일 수 없은 좁은 철장에 가둬 기계적으로 알을 낳고 처분되는 닭들을 먹고 있는 우리도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은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계속 되어 왔지만 인간의 잔인성 앞에서는 교육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자주 다니는 동물원에 가면 코끼리를 볼 수 있습니다. 단 두마리임에도 불구하고 늘 따로 떨어져 생활합니다.

사육사와 잘 통해 말하는 코끼리로 한동안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였지만, 어쩐지 그 코끼리들을 불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앞서곤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엄마 코끼리가 새끼 코끼리를 낳자마자 밟아 죽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무리지어 사는 것을 좋아하는 코끼리들에게 인간의 기준에서의 챙김으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면서 우리 가족끼리 늘 답 없는 대화를 나누곤 한답니다. 야생으로 나가면 먹이를 구하기도 힘들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자유가 있고, 동물원에서는 좋은 먹잇감과 안전이 보장되지만 자유가 없는데 과연 어떤 삶이 더 좋을까라는 생각이지요. 그러나 두 가지 다 인간의 기준에서 위선적인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슬픔이란 감정보다는 먹먹함이란 감정이 들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했던 현실들이고, 이제야 알았다 하여도 인간이란 동물들이 하루 아침에 변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니 정말 어려운 과제를 만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피할 수 만은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읽는 중이라도 무언가 느끼고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동물과 인간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가 이 책을 직접 읽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듯 싶어 하루 한 동물의 이야기들만 슬로리딩식으로  읽어주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식물 조차도 다 소중하다고 부르짖던 아이가 인간은 육식 동물 아닌가란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생각 따로 현실 따로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답니다.

지방의 한 영세 동물원이 폐쇄하면서 남아있던 동물들을 방치하고 떠났단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냥을 통해 야생의 동물들을 멸종시킨 것도 문제지만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을 학대한 것으로도 모자라 방치하여 죽게 만드는 상황은 더욱 죄질이 나쁘단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동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들의 안전과 안위를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도 있기에 모든 인간을 동물을 헤치는 이기적인 종족이라 마무리 지으면 안 될 듯 싶어요.

동물들 뿐만 아니라 지구상 사라진 민족들이 많다는 현실을 생각해 보니'더불어'란 단어가 더욱 간절해 지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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