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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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 소설에 심취했던지라 김난주 번역이란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강렬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메세지를 오랜만에 접했던 것 같아요.

300페이지 넘는 장편들을 읽으며 허덕이던 요즘이기에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단비처럼 다가왔어요.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는 공통의 소재지만은 독립된 이야기들이기에 우선 대표 제목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선택하여 읽었답니다.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그 곳이 무엇을 하는 장소이건 상관없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수많은 업종 중 이발소라니 다소 엉뚱한 발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이발소를 차린 이발소 주인의 사정도 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냥 그림이 주는 풍경만 감상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등장인물은 이발소 주인과 젊은 손님 단 둘뿐..딱 한명의 손님만 받는다는 설정과 바다 풍경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커다란 거울이 있는 배경이 실제로 이런 미장원을 차려도 명소로 인정받고 잘 될 것이라는 물질적인 생각도 해 보았네요. 실감나는 이발 과정, 그 중에서도 머리를 감고 마사지 해주는 장면은 많이 부럽더라고요. 그러나 아무리 수다가 고파도 그렇지 이발소 주인 할아버지의 말씀이 지나치게 고루하고 길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손님 입장이라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군소리 없이 잘 받아주는 것을 보면 요즘 젊은이 답지 않단 생각도 들었구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으로 다가옵니다. 결과를 알고 읽어도 결과를 모르고 읽어도 예측 가능한 반전이긴 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 남겨진 먹먹함을 생각해 보면 이것이 나오키상 수상을 하고 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필력이 아니었던가 싶더군요.

나머지 다섯편의 이야기도 그리 밝은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딸과 부모, 부부,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화려하거나 속시원한 결론이 주어지진 않았지만 책소개 띠지에 적힌 가족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어루만지는 기적이란 타이틀에는 걸맞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슬프지만 너무 슬프지 않게 표현한 상황이 더 먹먹함을 가져다 준 것 같고, <때가 없는 시계>에서 보여준 허세로 인한 좌절과 허무한 유머도 맛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에 따라 같은 책을 받아들이는 해석이 달라지는데, 한창 일본 소설에 심취해 있던 20대때 이 이야기를 읽었더라면 어떤 감성을 느꼈을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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