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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동자 ㅣ 물구나무 세상보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7년 4월
평점 :

딱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자승 이야기는 언제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아마도 순진무구한 인물을 대변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림도 내용도 모두 므흣한 미소를 이끌어 내는 아름다운 동화이긴 하지만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정찬주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를 오래도록 해 오셨고, 법정 스님은 저자를 제가제자로 받아들여 무염이란 법명을 내리셨다 하네요.
서울 한복판에 고즈넉한 절이 있단 소식을 듣고 길상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법정 스님의 흔적을 찾아 보았습니다.
특히나 묵언수행하는 스님들이 계신 절이라 하여 조용함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던 절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길상사를 다시 방문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야기와 관련된 절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독서 후 연계된 생각이었답니다.
다람쥐와 친구도 되고, 배고파 찍찍대는 쥐도 가엾기만 한 절에 사는 이 아이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들과 친구 맺기를 합니다.
불교 사상 중 가장 마음을 끄는 것 중 하나가 살생을 금하는 것인데,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면이라 마음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개미 밟기에 심취한 네살 아들 녀석에게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후로 녀석은 떨어지는 꽃 잎에도 감정 이입하여 슬퍼하곤 하였습니다. 이제 조금씩 세상에 때묻게 되는 초등 중학년이 되었지만 다행히 동자승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 있더군요.
어린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주는 여러 스님들의 마음 씀씀이도 본받고 싶었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보다 제가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특히 아이의 말 한마디에 깊은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답니다. 아이의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묵언 수행하던 스님의 깨달음도 이와 같았겠지요.
지식 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내면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따뜻한 인성을 갖춘 아이로 자라는 부분에 더욱 치중하고 싶단 생각을 늘 품고 있었는데, 그런 아이로 키울 수 있도록 도움 줄 수 있는 정말 괜찮은 책을 만난 것 같아 마음 따뜻한 순간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