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천국 -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동 1965년
최성철 지음 / 노란잠수함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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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책을 만났습니다.

표지 그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표지와는 달리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동에서 살았던 작가의 1965년도 추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뉴욕 반스앤노블에서 우연히 접한 몽마르트의 화가 모리스 위트릴로의 화집을 통해 어린 시절과 추억이 깃든 동소문동의 기억을 불러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성북구 동소문동의 이야기와 이야기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들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어 읽는 내내 설렘이 가득하였답니다.


사실 제목을 보고, 놀이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란 생각을 품었더랬습니다. 어릴 때부터 딱히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즐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놀이라는 말은 저랑 익숙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삶에 있어 불편함이 없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함께 놀아주려고 하니 놀이 방법을 모른단 생각에 막막함이 앞서더라고요. 지금은 너무도 흔해진 장난감들과 게임기들이 있긴 하지만 놀이란 말을 붙여주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헛헛함이 느껴지곤 하였지요.

이 책 2부에서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순수한 놀이들에 대한 소개가 다뤄지고 있긴 하지만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접근보다는 추억을 더듬어 따라가는 추억 여행에 동참하는 데 시간 할애를 하게 되었답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시절의 추억들이지만 다루고 있는 놀이에 대한 추억들이 낯설기 보다 익숙해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옛자취를 찾아 보는 것을 즐겨한답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라 하면서도 무에 그리 즐거울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살짝 그 분들의 움직임이 이해되지 않았더랬습니다.

잦은 이사는 없었지만 이제는 재개발로 사라진 내가 살았던 아파트에 대한 추억도,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기억도 없는 밋밋한 삶이 참 볼품 없단 생각이 들기도 하는 순간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하여 함께 느끼게 된 제 소소한 기억들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위로 받을 수 있었답니다.

그 많던 일기장을 결혼하면서 다 버리고 온 것도 후회가 되고, 기록할 것이 많았다 함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는 말일 터인데, 그 많던 기억을 잃어버린 것 같은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밀려오네요.

시간이 더 흐르면 저도 작가와 같이 지난 날을 더듬으며 내 인생의 순수하고 맑았던 시절을 추억하며 기록할 수 있을까요..


삽화와 더불어 느껴지는 동소문동 공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예쁜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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