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시, 주리 그림 / 바우솔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오랫동안 시집에 손을 놓고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때 나오는 시집 족족 모아두고, 시를 읽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말이지요.

개인적으로 바우솔 출판사 책들을 좋아하는데요, 

전하는 메세지가 마음에 와 닿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엄마가 권해주는 책들이기도 해요.

<한계령을 위한 연가>또한 문정희 시인에 대한 정보가 없는 엄마의 무지로 인해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한계령과 겨울의 스산함을 느낄 수 있는 화폭, 그리고 바우솔이란 출판사 이름만 덜컥 믿어버리고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답니다.

사실 이 세가지 조건 모두 만족스런 결과였는데요, 그 보다 시가 주는 여운이 흠칫 놀라게 되었답니다.

과연 초등학교 아이가 이런 남녀간의 사랑을 이해 할 수 있을까..

그보다 아이 책이란 생각만 품고 봤던 제게 '어머나!' 란 감탄사를 뿜어내게 만드는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답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는 문정희 시집 <사랑의 기쁨>에 수록된 시랍니다. 서둘러 도서관에 책 예약을 해 두었네요.

원본글도 궁금해서 말이지요.

요즘  기존의 단편집이나 시집에 실린 글 중 한 편을 그림과 함께 엮어 그림책으로 펴낸 책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원본 책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그림과 함께 전달되는 그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어른들도 어린이 책을 보면서 감동을 받듯이 어른들이 읽는 책 중에서도 아이들에게 인상깊은 추억을 선물할 글들이 있을 터..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그림책으로 선보이는 것도 좋고, 그 그림책을 보며 새로운 감동을 받을 수 있기에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 구성이란 생각이 듭니다.


못잊을 사람과 한계령 쯤 지나가다 폭설을 만나 고립하고 싶다는 화자..

그 폭설 속에서 발이 아닌 운명이 묶였으면 하는 바람..

밤이 되어 공포의 순간을 느낄 수 있는 현실조차도 짧은 축복이라 표현하고픈 화자..


우리가 학교에서 시를 배울때처럼 난도질해서 읽어본다면

역설적 표현도 나올 것이고, 전쟁의 까만 포탄을 뿌려대는 헬리콥터는 부정적이미지라 생각도 할 것이고, 종결어미 '리'의 반복적 사용으로 운율을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등등등.. 할 말이 참 많은 시겠다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런 것들 다 각설하고.. 화자로 보이는 이 여자.. 이 남자랑 진짜 완전한 사랑을 꿈꾸는가 보구나 싶은 마음만 공감하면 될 듯 싶어요.

처음에 시작한  못 잊을 사람이란 단어에.. 잊어야 하는 현실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둘이 도망쳐 험난한 환경일지라도 둘만이 고립된 상황에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ㅎㅎ 그런데 과연 초등학교 3학년 아이도 이런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사랑한다는 말은 엄마나 아빠 가족에게만 영혼없는 리액션으로 읊어대던 녀석인데..

많은 것 바라지 않고, 그냥 엄청 사랑했나보다 말해줬어요. 언젠가 너도 이런 날이 올것이라 말해 주면서..

그리고 바꿔 설정하면 꼭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도 내가 무언가를 너무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혼자라도 고립하여 그 것을 꿈꿀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할 수 있다는 것에 빗대어 말해줬어요..

통하였던 건 애석하게도 게임이었지만..

간절히 게임하기 원하던 녀석은 집에 홀로 고립되어 어떠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이 순간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는 설정을 하고선 만족스런 표정을 짓네요..

사랑으로 끝낼 걸~하는 후회가 급 밀려왔지만..

언젠가 아들래미 마음 속에 자리잡을 사랑을 생각하니 흐믓한 생각도 들고..

굳이 한계령까지 찾아가 고립되지 않아도 맘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음이 감사하단 생각까지 하게 된 책이었어요..


이 겨울.. 딱 맞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읽어보세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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