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안녕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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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책은 이야기 내용 뿐 아니라 그림이 주는 여운이 큰 작품들이 많기에

<잘 가, 안녕> 책을 만났을 때도 그림이 주는 의미부터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두운 배경, 수레, 오리, 꽃이 주는 의미를 바로 생각해 낼 수도 있었겠지만..

유아 책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제목이 주는 의미가 이별이란 추측은 했지만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생각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제가 먼저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첫장면 부터 강렬했습니다.

순간 이거 뭐지?

죽음에 대한, 슬픔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아 가급적 밝고 좋은 이야기만 들려주고 있던 저에게는

첫 장면부터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조차도 다시 읽기 마음 힘들다고 괴로워 하는 녀석에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죠.


 


평온해 보이는 이 장면 속 그림을 현실에 빗대어 상상해 보면

으스스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느꼈다면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가장 먼저 느껴져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작가가 전해주고자하는 메세지를 조금 순화시키고 미화시킨 표현으로 전달해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이라 할 수 있으리만큼 직접적인 표현을 보여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다 보면 차에 깔려 죽은 동물들을 한번쯤은 보게 됩니다.

불쌍한 생각도 잠시 내 눈에 보였다는 이유로 재수가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때로는 그 동물들 위를 밟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요.

누군가가 치울거란 생각으로 그 생명들에 대한 뒷처리까지 감당할 생각은 대부분하지 못하고 넘어갑니다.

이런 상황을 견주어 생각해 보면 이 이야기 속 할머니는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 주시는 분이시죠.

이 책을 읽은 아이나 어른들이 같은 상황을 겪었을 때

나도 할머니처럼 동물들을 잘 보내주겠다고 행동에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가엾은 생명들을 보았을 때 잠시 잠깐이라도 측은히 여기며 애도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 속에서 여기저기 뜯기고 상처난 동물들을 보았을 때 아이는 몹시 힘들어 했지만..

마직막 장면을 보면서 느껴지는 바가 컸던지 살짝 눈물을 훔치기도 하더군요.

남자 아이지만 감성이 충만한 아이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어요.

분위기 전환 시킬 겸  강 반대편에서 이 배 발견한 사람들이 깜짝 놀라겠다라고 말했더니..

살짝 미소지으며 배가 도착하기 전에 동물들이 좋은 곳으로 갔을거라 말해주네요.


그림책은 무조건 밝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전해져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토미 웅거러 작품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더랬죠.

결론은 아이들이 겪는 세상은 이런 세상들로만 가득찰 수 없기 때문에

그림책 또한 여러 이야기를 접해도 문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또 한번 움찔했던 경험을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는 철학 동화는 괜찮다 하면서

이 동물들의 상처에는 왜그리도 민감했던지..

아이가 이제 제법 큰 초등학교 3학년이라 그랬지 과연 유아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까란

제 선입견 때문에 아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권장 연령을 물어보니.

6~7세 정도라는 의젓한 대답을 말해주네요.

너무 깊이 의미를 파헤치듯 그림을 분석하듯 읽을 필요는 없을텐데..

그림책을 접하는 자세를 또한번 배워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어린이의 시선은 어른들의 시선과는 다름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문제시 되는 어른들의 시선과는 달리

어린이들의 눈에는 불쌍함과 할머니의 따뜻한 배려가 먼저 보였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모처럼 그림책을 두고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고,

아이와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음에 행복을 느꼈습니다.

작가의 바람처럼 이 책의 글과 그림이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맴돌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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