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번째 시 - 아동 한시 선집 진경문고
안대회 편역 / 보림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대회 교수가 10년의 공력으로 빚어낸 아동 한시 선집

이 타이틀만으로도 책의 가치가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싶었습니다.

평소 아이와 동시 읽기를 좋아해서

아침마다 동시 한 편씩 소리내 읽기를 했었는데요..

옛 선인들이 어렸을 때 지었던 시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답니다.


안대회 교수는 오랜 세월 동안 옛 문헌을 읽으면서 눈에 뜨이는 동시들을 모아두었는데..

그 중에서 우수한 작품들을 골라 옮기고 지은이와 작품에 대한 소개 글을 더해 이 책을 완성하였다 합니다.


일단 한시 하면 어렵단 선입견으로 훑어보기를 두려워하고..

설령 볼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대적 배경을 암시하는 어른들의 작품만 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의 시선으로 전하는 그 당시 아이들의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자료임에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여섯 가지의 주제에 맞춰 모아놓은 구성으로

번역된 시와 작가 나이 그리고 필요하면 주석을 달아 이해들 도와주고 있습니다.

작가 설명 또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지요.

한시 원문도 수록되었는데..

언젠가 아이와 함께 원문으로 시를 읊을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아이들이 어른보다 배운 것이 없기에 수직관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왕왕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를 짓거나 자신의 느낌을 써야 하는 숙제가 있을 때는

가급적 제 손때가 묻지 않게 하려고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동시는 형식이 있다 하나 비교적 자유로운 생각 풀이기에 시 짓는 일이 크게 어렵진 않지만..

한시는 격식을 갖춘 글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어느정도 허용해 주었다 하지만서도

시 짓는 일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시를 통해 전해지는 생각들은..

한 편의 철학 책을 읽은 것과 같이..

허투로 읽고 넘길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린이들의 생각과

옛 어린이들의 생각을..

누가 옳고 그르다는 이분법적인 측면으로 가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또한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담고 있는 생각은 여전히 닮은 구석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시의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10년 공들인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린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한 두편씩 아침마다 소리내어 읽어보고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 아이도 이 시를 지은 옛 아이들처럼 훌륭한 인재로 훌쩍 자라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인상적인 시 한 편 소개해 드릴께요..

삼촌인 토정 이지함이 몸을 상할까 염려하여 읽던 글을 덮고서 밥이 오기를 기다리라고 하였더니.. 

5세 이산해가 이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밥 먹기보다 공부를 앞세우고, 먼저 마음에 양식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네요..


배가 고파도

이산해 5세


배가 고파도 괴로우니

마음을 고프게 할까?

밥 때가 늦어져도 괴로우니

배우기를 늦출까?


집이 가난해도

마음을 치료할 약이 있으니

가슴 위로 달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리라.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