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 - 개정증보판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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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릇을 수집하는 지인이 있다.
하지만 난 사용할 만큼의 식기류 외엔 보관이 불편한 그릇 수집은 사치스런 취미라 생각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중한 지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무얼 선물할까 고민하다가 예쁜 컵 세트를 선택하였다.
아무것이나 선물할 수 없어 덕분에 유럽 디자인들을 두루 살펴보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사람들이 왜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알고 싶어졌다.
유명 브랜드 제품 외엔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이 책은 완전 눈호강 그 자체였다.
실물 도자기를 볼 수 있었음 좋겠지만 디테일한 사진 자료가 충분히 그 가치를 전달해 주고 있다.
북유럽 하면 교육이나 복지 정책에서나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전반적인 세계사를 비롯 동양 문화에 대한 자부심까지 챙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북유럽 여행은 가 보지 못했지만 동유럽 여행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내 취향이란 것을 알아냈었다.
패키지 여행의 특성상 그들 고유의 문화를 접하기 보단 자연환경을 둘러볼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보다는 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도자기류 또한 우리의 것을 더 좋아하였다.

코발트 블루, 예쁜 색이라 생각하였고 홈쇼핑을 통해 본 북유럽 그릇들을 보면서 시선이 고정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근원이 중국의 자기에 있었다니.. 시선이 고정될 만한 이유가 있었나보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항해를 통해 중국과 일본의 자기가 수입되는 동안 우리 나라의 등장이 없음이 아쉬웠다.
쇄국정책의 힘이었겠지만 어쩌면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문화란 출처를 밝히기 보단 좋은 것을 모방하여 많이 만들면 장땡인가 싶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델프트 블루 타일문화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일본이 자기를 처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조선인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 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없었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튤립꽂이 화병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네덜란드 여행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구매하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단순히 도기나 자기에 대한 해설이 아닌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설명들이라 도자기의 가치가 더욱 돋보이게 되었다.
타일 부분을 보면서는 우리나라 타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정내에 타일이 사용된 부분이라곤 욕실이나 부엌 싱크대 부분이 고작일텐데 정말 별 생각 없이 가격적인 부분만 생각하고 골랐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북유럽의 그것들도 좋았지만 우리 고유의 것은 없을까 찾아보게 된다.
도자기 제조법에서 드디어 우리의 고려청자 가치가 언급되었다.
북유럽편을 보면서 예의가 아님을 알지만 우리의 것이 언급될 때는 언제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박물관에서 그저 고려청자구나 하며 스쳤던 걸음을 멈추고 가치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델프트 블루 편을 보면서 생각된 것은 우리가 중국산이라 폄하하고 있던 도자기 제품들에 다른 시선으로 관심을 가져봐야겠단 것이었다.
세계화란 것이 요근래 편성된 것이 아닌 아주 오래전 부터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마큄의 제품들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유명 디자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인데 다양한 색상과 주제들이 마음에 들었다.
뒷편으로 갈수록 소장하여 생활 식기로 사용하고 싶은 제품들이 다수 등장한다.
네덜란드, 덴마크,스웨덴,핀란드,러시아 등 북유럽 5개국 도자기를 소개해 주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도 엿볼 수 있었다.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을 통해 작가의 수고로움도 엿볼 수 있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북유럽 자기들을 보다보니 나를 위한 찻잔 하나를 선물하고픈 생각이 든다.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가독성 있고 눈이 호강할 수 있는 책이기에 추천드리고 싶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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