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인문학 -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강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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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돌되던 시절부터 모 놀이공원 연간회원을 신청해 지금까지 잘 이용하고 있다.

동물에 큰 관심이 없었던 우리 가족은 처음엔 아이가 좋아하는 퍼레이드를, 다음엔 놀이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그 곳에 방문했다. 아이가 자라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자연스레 관계 맺음에 관시을 갖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의 시선은 꽃으로 뒤덮인 정원과 동물로 바뀌었다.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면서 동물권에 대한 생각도 해 보고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눈길이 가지 않았을 법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에 대하여 너무도 감상적인 접근을 했단 생각이 들었다.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란 타이틀이 궁금했었는데, 이 책은 동물을 통한 인간의 세계사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판 동물 전기수가 되고자 하였던 작가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역사를 재미로 느끼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내가 재밌어서 책장을 훌훌 넘겼던 것을 보면 말이다.

첫번째로 등장한 소를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생각했었다. 늘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동물인데, 측은한 마음보다 고마운 마음이 앞서게 되었고 지증왕이 순장 제도를 폐지했다는 이야기와 우유로 술을 만들 수 있다는 등의 새로운 정보들은 나의 흥미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자와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도 예측할 수 있다고 자만하였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아무르 호랑이를 보면서 바빌로니아 왕국의 아무르인과 관련있을까 싶은 잘난척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바로 한국 호랑이가 아무르 호랑이란 설명을 읽으면서 피식 웃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생생한 사진이다. 표범과 재규어의 차이점을 알고 싶어 찾아보았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 책에 수록된 사진을 통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서벌이나 카리칼 등 익숙치 않은 동물도 등장하긴 하지만 대부분 개나 고양이, 사자, 호랑이 등 친숙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단순히 동물의 습성이나 모습과 같은 지식 전달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책의 제목처럼 동물의 삶을 통해 인간의 삶의 역사를 되돌아 보는 인문학적 접근으로 다루어졌다. 재미는 덤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제3부는 중국사와 관련된 동물 이야기 부분이다. 판다 외교와 돼지 전쟁에 대한 내용도 잘 보았지만, 한국사와 관련된 동물 이야기는 뭐가 없을까 사뭇 궁금해 지기도 하였다.

세계사를 배우고 있는 아이 덕분에 페르시아 다리우스 1세에 별표 팍팍 그려 넣었던 기억이 있는데 딱 그 이야기와 맞물려 사자 이야기를 하는 4장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다.

하염없이 비버의 활동만 바라보고 서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모피 전쟁 편을 읽으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역사를 되새김질 하는 것 조차 버거워 역사 공부의 목적을 애써 찾으려 노력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비단 인간들만의 힘으로 이뤄진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만 집중하던 이 시점에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해 준 이 책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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