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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읽는 책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1년 2월
평점 :

제목에 끌림이 있어 읽게된 책이랍니다.
<화장실에서 읽는 책>, 가끔 읽을 시간을 정해 둔 명언집에 호기심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저에겐 시간 개념 보다는 공간에 더 끌림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화장실을 막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랍니다~^^;;
예전엔 화장실 갈 때 책 한 권 손에 쥐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신문이나 책 들고 들어가면 오래 앉아 있게 되어 변비 생긴다고 하지 말란 말을 듣기도 했어요.
문장이 너무 길면 중간에 끊기에 애매하여 그런 경우가 왕왕 있기도 하였는데 이번 책 속에 담긴 이야기는 한쪽 분량의 각각의 이야기로 되어 있어 장소에 최적화된 구성이라 생각했습니다.
가끔 외부 화장실을 이용할 때 문 앞에 붙여 있는 명언이나 시화에 시선이 꽂힐 때가 있습니다.
간략한 문장이지만 읽은 후 긴 여운과 생각을 품게 하는 글귀들을 읽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 지게 됩니다.
해우소란 말이 근심을 풀어주는 곳이라고 하지요. 혼자 사색을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좋은 문장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되는 것도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진중함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지혜, 명언, 유머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지혜편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디선가 어설프게 읽고 아이에게 잔소리 소재로 써 먹는 이야기들이 왕왕 나오더라고요.
내가 이리도 지혜로운 여자였던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가 이 좋은 말들로 아이를 엄청 질리게 했겠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더라고요.
화장실 친구로 스마트폰 들고 가는 녀석에게 이 책을 권해줬더라면 우리 사이 거리가 좀 좁혀졌을라나요. ㅎㅎㅎ 선택, 행복, 현명,쉼표, 노력 등등 같은 주제를 두고 다른 해석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내뱉고 있었나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짧은 명언 읽기를 좋아하였던 터라 이 파트도 재밌었습니다.
늘 수채화 풍 편안한 분위기의 그림과 함께 생각의 깊이에 우아하게 빠져들 준비를 하고 읽는 글들이었는데 이 책의 독특한 표현 중 하나는 바로 그림 배경입니다.
세련, 발랄, 독특한 현대적 발상의 팝아트적 구성의 배경들인데 처음엔 좀처럼 글에 집중하기 어려운 번잡스러움으로 느껴지다가 다시 되돌아 그림에 집중하다 보니 한장 한장 공들여 배치하고 구성한 흔적들에 감사한 마음까지 생겼더랍니다.
웃음은 많은 편이나 유머를 찾아 읽거나 외우는 편은 아니라 큰 기대를 하고 있던 파트는 아니였는데 단순한 말장난만 담은 유머들이 아니라 이 부분이 참 재밌었습니다.
유명 위인들의 건망증 일화도 재밌었고, <탈무드>에 나온 남자의 일생 7단계를 읽을 때는 마음이 짠해지고 미안해져서 이게 유머집에 실릴 이야기가 맞나 싶었답니다.
우리집 남자들은 그러지 않아 농담처럼 남편에게 보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음 좋았을 터인데 너무도 상황이 참말같아서 무척 슬펐답니다.
재밌는 유머도 많았지만 블랙 유머처럼 읽히는 부분도 많아 가벼이 읽고 웃고 넘기지 못하고 머물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가볍게 비우고 나올 것 같은 책이었는데, 읽다보면 채워지는 책인 것 같아요.
아래로 비우고 머리로 채우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