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자 -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1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지음, 이미화 옮김 / 지양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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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이 느렸던 아이는 놀랍게도 글을 쓰는 것을 먼저 하였답니다.

처음엔 알파벳, 다음엔 숫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글..

단순히 따라 그리는 수준이라 생각했었는데 음가를 제대로 알고 쓰고 있음을 알고서는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닌가 싶은 생각에 호들갑 떨기도 하였습니다.

미술놀이 시간에도 다른 아이들은 물감을 손에 묻혀 이런 저런 그림 작품을 만드는데 저희집 아이만 서예시간이었지요. 언어학자가 되려나 싶었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더이상의 언어확장은 이뤄지지 않았고 글의 의미 파악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멀어짐을 느끼며 아이는 단순히 언어 기호를 좋아했었음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답니다.

언어에 대한 책이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겠지만 문자란 말에 시선이 사로잡혔습니다.

문해력은 딸리면서도 예쁜 글자라던가 글자 형태에는 관심이 많은 아이기에 여러 나라 문자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제가 더 설렘을 느꼈답니다.

한글이나 영어, 일어, 한자와는 친숙함이 있지만 그 외의 문자들은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이 한 권의 책에 거의 모든 문자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웠답니다.

심지어 큰 판형으로 된 책에 만화로 된 구성이라 낯설고 막연했던 문자의 탄생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만 소리글자를 다룬 부분에서 한글이 아닌 일본어가 나와 기분이 좀 상하긴 하였습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우리 글자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대표문자 자리를 빼앗긴 것 같아 기분이 별로더라고요.

서양 작가가 쓴 책 대부분에서 일본은 나오는데 한국이 생략된 경우가 왕왕 있어서 우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더욱 힘써야 겠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답니다.

설형문자(쐐기 문자)등 암기식으로 접했던 내용을 그림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으니 명칭만 알고 넘어가던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도서관 강의에서 이집트 문자에 대해 배웠던 적이 있었는데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스 문자와 라틴문자의 차이에 대해서도 궁금했었는데 그 과정을 알게 되니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3장 문자의 창조자들에 도달하고서야 한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쪽 분량으로 간결히 소개됨이 서운하긴 하였지만 중요 내용은 거의 담고 있어 멋진 글자들이라고 다독이며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인공 문자들, 중간계 문자들, 스타트렉 클링온 문자들도 몹시 흥미로웠습니다.

예전 수능 점수 잘 받기 위해 아랍어를 지원한 학생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책에 나온 아랍어를 보니 과연 한 문제라도 풀긴 하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더랍니다.

부록으로 담겨 있는 문자의 역사와 세계의 역사도 몹시 유용합니다.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문자, 예전에는 신조어를 그닥 반기지 않고 바른 우리 말 쓰기에만 급급하였었는데 시대가 변하듯 문자도 변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 문자는 지켜가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그래픽 노블로 만나볼 수 있는 문자의 생성 과정,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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