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임기응변의 지혜, 한 권으로 충분한 삼국지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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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문열의 <삼국지> 10권을 구입하고 읽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글자만 읽었었나 봅니다.

여전히 책장 한 켠에는 열 권의 책이 고스란히 꽂혀있지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지요.

어느새 아이가 삼국지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었고, 함께 읽어볼까 싶기도 하였지만 책을 좋아라 하지도 않는 녀석에게 열권을 들이밀기도 미안하고, 저 또한 부담감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차에 스타북스에서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는 <삼국지>가 나왔고, 정말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서양 철학에 관련된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깨달음을 얻음과 동시에 지치기도 하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서양 고전에서는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심을 옛부터 진지하게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동양에서는 그러한 생각을 해 보지도 않았던 것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는 동양 고전이 바로 삼국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등장 인물의 이름은 어설프게 한 번 읽어보았던 엄마도 게임이나 장난감을 통해 왕왕 접했던 아들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참 못된 습관 중 하나는 자연스런 깨달음보다 모든 책을 교훈과 깨달음을 찾겠다고 쥐어짜내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얻지 않아도 읽는 그 순간의 즐거움 자체만으로도 괜찮다 해도 될 것인데 어리석은 습관을 너무도 늦게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제 손에 들린 <삼국지>, 어떻게 읽기 시작했을까요? 아이보다 먼저 읽고 궁금해 하면 도움이 되어 줄 마음이었지만 이 책을 손에 든 순간 바로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은 하은주 진 전한 신... 수당송원명청! 이었답니다. 각 나라에 대한 정보도 없으면서 학창시절 주입식으로 외웠던 것이 튀어나왔더랬죠. 그런데 더 한심했던 것은 삼국이 위촉오 세 나라인 것은 알았는데, 외웠던 순서 중 어디에 속하는 것인지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따로 배경지식을 터득하고 읽어야 하나 고민하다 그냥 읽기 시작했습니다.

방대한 양을 한 권으로 축약함의 빛이 발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건의 빠른 전개와 더불어 등장인물의 처세술과 성품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흐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생각을 정리해 놓은 인물에 대한 평과 그로부터 배워야 할 점을 암기해야 한다는 것보다 스스로 읽고 인물상을 파악하고 나라면 어찌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시간이 주어져서 무척 흡족하였습니다.

하지만 조금 흐름을 알게된 자의 여유랄까요. 한 권으로 축약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열 권의 책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황 묘사에 대한 디테일이 아마도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늘 도원결의만 알고 끝냈던 삼국지였는데, 아이와 함께 귀한 시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유교의 충효사상에 대해 무조건 긍정의 뜻을 표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반박하며 유비를 답답해 하긴 하였지만 주인공들의 결말을 보면, 인생 무상을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요즘 들어 참 많이 드는 생각입니다. 부디 늦지 않은 생각이 되길 바랄 뿐이지요.

<삼국지> 어떻게 읽나 겁내셨던 분들 무조건 도전해 보셔도 됩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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