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어른을 위한 나태주 동시
나태주 지음, 윤문영 그림 / 톡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바깥바람 쐬기 좋아하는 아빠 덕분에 아이와 함께 산책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걷다 보면 예쁜 꽃들이 눈에 보이고, 그러다 보면 흥얼거리게 되는데 제 입에서 나오는 흥얼거림은 대부분 동요 아니면 옛날 광고 노래들이랍니다.

노래가사에 집중한다기 보다는 그저 익숙함이 흘러나오는 것뿐인데 갑자기 노랫말을 음미하고 싶었더랍니다.

그러다 보면 꼭 막히는 부분이 있고, 아이와 아빠와 해당 단어를 맞추는 놀이도 하면서  엉뚱한 발언에 웃음꽃이 피기도 합니다.

참 유치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미소지을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동요였고, 아이가 성장해서 집을 떠난 책들이 많아도 여전히 책꽂이 한켠을 차지하는 책은 동시집이라는 것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우리 마음 속은 누구나 순수함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나태주 시인에 대해서는 시인의 이름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문장 뿐이었습니다.

아이가 숙제로 내준 켈라그라피 글씨로 이 문장을 쓴 것을 보면서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어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딱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쁜 글귀와 예쁜 책.. 위로받고 싶은 요즘 저에게 딱 필요한 책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이와 남편에게 먼저 권하고 챙겨주고 했었는데, 요즘엔 자꾸만 저를 챙기려 하는 습관이 생기곤 하였습니다.

이 책도 아이에게 읽어주는 일을 먼저 해야 할 터였는데 제 마음 챙기기에 급급하여 먼저 읽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시인의 말을 읽다보니 이런 저를 질책하듯이 나만 바라보며 살 것이 아니라 너를 깊이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뜨끔한 마음을 품고 사랑에 답함이란 첫시를 아이에게 읽어주었습니다.

시는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 집니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는 부분에서 그랬답니다.

목소리 내지 않고 잘 참아주며 지냈었는데, 요즘은 별 것 아닌 일에도 바락바락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고 있는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변한 건 남편이 아니라 저인 것 같은데, 뜻하지 않은 반성 퍼레이드로 다음 시들을 들여다 봅니다.

학교 가던 아이는 죽어란 시는 처음엔 당황스러움을 다음엔 먹먹함을 느끼게 해 준 시였습니다.

엄마의 소원은 읽으면서 진짜 내 마음이지 공감하며 읊조렸고, 3월에 오는 눈을 읽으면서는 아이가 태어난 3월에 눈이 내렸던 상황과 돌잔치 날에도 눈이 날렸던 날들을 떠올리면서 그 눈의 의미가 이제는 잘 자라야 하는 너의 차례란 말로 해석해 보니 저절로 아이를 쓰담쓰담하며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라는 명문장이 가져다 준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러함에도 동시는 그저 동시겠거니 하며 펼쳤던 책이었는데 띠지에 써있는 타이틀 문구처럼 용기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라보는 대로 삶은 흘러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꽃을 보고 웃을 수 있고 노래를 부르며 웃을 수 있는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예쁜 말 선물 감사합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