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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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으며 찰스 디킨스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어요.

당시 교과서에 실렸을 정도로 유명했던 이야기라 다 알고 있으리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원본의 두께와 담겨 있는 이야기를 보면서 살짝 놀랐던 경험이 있었답니다.

아이와 함께 구빈원에 대한 이야기와 동시에 그 당시 시대적 배경, 그리고 기부에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 읽기 활동이 너무 인상 깊었던 터라 이름만 낯익었던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을 하나씩 읽고 싶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올리버 트위스트>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사실 간략한 줄거리를 알고 있었던 터라 그 동안엔 그닥 작품의 내용이 궁금하진 않았더랍니다.

고전을 아이의 명작 동화책 아니면 중고등학생용 문학 핵심 읽기 등으로 접하고 있던 제가 원문을 읽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 사람들이 세익스피어와 견주어 사랑하는 찰스 디킨스의 진가를 제대로 익힐 수 없었지요.

고아원이 배경이 된 이야기는 소공녀 세라나 키다리 아저씨처럼 누군가 든든한 후원자가 나와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주로 선호했는데, 우리 나라 80~90년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곤 한 소매치기범이나  매춘부 등이 등장한 하층민의 삶을 굳이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기에 더욱 이 작품을 직접 읽겠노란 의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럴> 완역본을 읽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고,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을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보니 제가 알고 있었던 간단한 줄거리와는 달리 책의 두께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중간중간에 있는 삽화가 한 번 읽어봐도 후회하지 않을 거란 응원의 메세지처럼 보였답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차례부터 신선했습니다.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이게 정말 목차가 맞을까 싶더라고요.

목차만 읽어도 내용을 알겠다 싶은 자만심이 생겼었는데, 바꿔 생각해 보니 다 드러내줘도 내 이야기엔 볼 거리가 풍부하다는 작가의 자신감일 수도 있겠다 생각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한번 읽어본 목차는 정말 잘 간추린 주제문이구나 싶기도 하였습니다.

저자 서문을 몹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어찌나 뜨끔하던지요.

사실 악인을 미화시킨 인물들을 여러 장르물에서 만났을 때 그 인물상들에 매료되곤 하였거든요.

하다못해 만화를 볼 때도 정작 주인공보다 악역을 맡은 인물들을 더 좋아할 떄도 있었는데, 찰스 디킨스는 노골적으로 그러면 안돼~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매력적인 악역을 좋아하면서도 권선징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엔 예상을 빗나간 반전 이야기들이 많아 씁쓸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이야기는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 이입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 되는 것 같고, 정답이 있는 인생이 아니란 생각이 들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도덕이라는 것이 융통성이 없는 것일까 하는 혼란스러움에 빠지게 되는 경험도 왕왕 했더랍니다.

그런 면에서 디킨스 소설은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 줍니다.

작자 서문을 읽다보면 어떤 자격지심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엄격하게 구분하여 다뤄진 인물들에 대한 단호함이 느껴집니다.

올리버 트위스트 하면 구빈원에서 올리버가 배 고프다고 밥 더 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배고프다고 밥 좀 더 달라고 했다고 재판까지 가는 상황이 황당하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문장으로 접하다 보니 오버스럽게 이야기하는 범블 씨와 림킨스 이사장의 대화가 되려 유머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하였습니다.

고전 작품을 읽다보면 작가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옛날 이야기 한편을 읽었다는 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당시의 문제를 오늘날의 문제와 연결지어 생각해 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시간적 차이는 오래 되었지만 생각해 보면 디킨스의 시대와 오늘 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노동자는 힘이 들고 고용주는 갑질하고, 아동의 노동력 착취가 자행되고 어디선가 소외된 계층들이 힘겹게 살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나의 문제가 아닌 이상 시선을 돌려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힘든데 누굴 도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언제나 바탕에 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춘부로 등장한 낸시를 선한 매춘부라 하는데, 매춘부가 선할 수 있을까 하는 못마땅한 시선으로 인물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역시 작가의 서문에서 한 문장으로 제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우리의 보편적 본성에는 최상과 최악의 색조들이 뒤섞여있다.

낸시 때문에 올리버가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되지만 결국엔 낸시 덕분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요즘 보는 드라마 등장 인물과 비슷한 구조로 흐르는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답니다.

줄거리를 앎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작품을 만나 즐거웠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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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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