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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징비록 ㅣ 1218 보물창고 21
류성룡 지음, 박지숙 엮음 / 보물창고 / 2019년 5월
평점 :

몇 달 전 지인들과 함께 <난중일기>를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역사 소설도 그러하지만 역사 기록엔 그닥 관심을 품고 있지도 않았고, 잘 모르면서도 낯설지 않은 임진왜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어렴풋이라도 알고 있는 이야기겠거니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적었더랬죠.
짧은 역사지식을 품고 있기에 어린이 추천도서로 된 책을 읽었었는데, 담고 있는 내용은 여느 성인 책 못지 않은 알참을 지녔고, 설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고 있어 어른인 제가 봐도 무척 재밌으면서도 도움되고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난중일기>에 푹 빠져 있으면서 고구마 먹은 것 같은 먹먹함과 이순신 장군의 후예라는 자부심에 빠져 들다가 원균이란 인물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순신과 원균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이순신이 쓴 일기에는 당연히 원균이 좋게 표현되지 않았을 터인데, 선무공신에 포함되고 평택에 원균 기념박물관이 생겼다는 것을 보면 혹여라도 그에 대한 오해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닐지 궁금해 졌더랍니다.
그러다 <난중일기>에도 간혹 등장하는 유성룡이 쓴 <징비록>이 생각났고, 이번에도 어린이 도서로 읽고 싶다는 갈망을 품고 있었는데 딱 보물 창고의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다는 타이틀이 붙어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이거니와 어른을 위한 도서로도 전혀 손색없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품었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부분에서는 여러 장의 사진과 그림이 등장합니다.
제대로된 내용은 모르면서도 여러 유적지는 많이 탐문했었기에 전쟁의 주된 배경이 된 장소와 기록을 담고 있는 곳은 거의 다녀왔던 것 같습니다. 미리 알고 갔더라면 정말 큰 느낌을 받고 왔을 텐데, 훑어보기식 방문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권율 장군의 독산성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던 경우랍니다.
<난중일기> 는 주로 조선 수군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떄문에 임금의 피란길이나 육지전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었는데 <징비록>을 통해 좀 더 넓은 시야로 전쟁의 전반을 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임금의 피란이 가장 충격적이었고, 충신이랍시고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간헌만 일삼은 대신들의 처세가 안타깝기 그지 없었지만 주변국의 강압에 힘들게 버티고 있는 시대상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뒷날에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은 이 글을 남겨주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이제서야 읽고서 잠깐의 생각을 해보는 저나 끊임없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 모습을 생각하니 고구마 열개 먹고 있는 먹먹함이 밀려옵니다.
어디선가 듣기로는 우리는 육군이 강하고, 일본은 수군이 강하다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평양성 함락까지 순식간에 전멸당하게 된 것은 병법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무지와 나라보다 개인의 안위에 치중한 무사로서의 자존심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요.
물론 나름 열심히 싸워준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지만 한심한 장수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순신 장군의 승전이야기에서만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도 궁금했던 원균에 대한 이야기도 징비록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었습니다. 이순신에 대한 인물평도 잘 드러나 있지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등 전란의 과정과 인물들의 활동이 잘 드러난 글이기에 이해하기 쉬웠으나 정작 유성룡에 대해서는 당시 전시 재상으로 군사와 행정업무를 관장하면서 간언했던 내용 정도만 드러나 있기 떄문에 인물에 대해 더욱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엮은이의 말을 읽다 보면 징비록의 여러 판권에 대한 소개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엔 이미 지나간 과거에 무에 그리 집착을 할까 싶은 생각에 바른 역사 알기에 게으름을 피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무지에서 오는 자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읽기 쉽게 구성된 이 책을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