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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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도 읽어보지 못했지만 친숙함으로 다가오는 작가가 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제겐 그런 작가였던 것 같아요.

한 때 페미니즘 소설에 빠졌던 적이 있는데, 버지니아 울프 이름이 자주 거론되곤 하였었지요.

관심이 생겼다면 <자기만의 방>을 먼저 읽었겠지만 동성애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끌렸던지 <올란도>를 먼저 접하게 되었답니다. 책도 영화도 모두 보았지만 따분함의 극치에 하나도 이해 안되는 구성이었기에 그 후로 전 버지니아 울프의 책은 제가 소화해 내기 어려운 부분이라 치부하고 관심밖으로 의식적으로 밀어내 버렸습니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기회가 닿아 <댈러웨이 부인>을 읽었습니다.

거창하게 느껴지던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말을 접하곤 저도 모르게 어렵겠단 선입견에 휩싸였는데, 생각보다 이야기가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고 찾아보니 영화도 있어 보면서 의식의 흐름에 집중해 보려고 애써 보았답니다.

지루함에서 재밌다는 생각의 전환이 이뤄지자 버지니아 울프의 책들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녀의 삶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었는데, 그녀의 삶을 그려낸 자전적인 소설이 <등대로>란 것을 알고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답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을 어렴풋이 경험해 보았던 터라 이 글을 읽으면서 줄거리를 파악해 보겠다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답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집중하려 하기 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데 집중해 보려고 노력하였어요.

이야기를 읽을때는 항상 요약하는 습관이 있었고, 완결된 무언가로 정리되기 바라는 마음이 컸지만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내면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하는데 치중했습니다.

이야기는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창, 2부는 시간이 흐른다, 3부는 등대랍니다.

등대로 향하는 이야기인가 싶을 때는 바다가 보이고 멀리 등대가 보이는 이미지가 머릿 속에 떠올랐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기에 풍경 묘사에 치우치기 보다는 내면에 어떻게 보이는 것들인지에 더욱 집중해서 읽게되었습니다.

때문에 휘리릭 훑어보기 식의 방법으로 이 책을 빨리 읽어나가기엔 큰 무리가 따랐답니다.

집중을 위해 밑줄을 긋기 시작하니 읽기는 더욱 더디게 되었지만 다 읽고 난 후 느껴지는 마음 속 여운은 길었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작가의 마음을 읽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해석은 읽는이의 마음이니 나름 철학적인 포인트를 찾아내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1부 창은 제목처럼 창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등장 인물들의 습성을 파악하게 됩니다.

영국의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가부장적인 상황과 비슷한 생각도 들었고, 램지씨의 행동에 대해 울화가 치밀다가도 아이들의 맘 속 태도에도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으며 램지부인의 처신에 대해서 마냥 공감하거나 비난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해 보았답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기에 우선 뒷부분에 수록된 울프의 생애에 대해 먼저 읽어 보았고, 해설의 도움을 받아야할까 고민해 보다가 저만의 생각에 집중해 보고 싶어 무작정 읽기를 시도하였어요.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들여다 본 해설을 통해서 제 사고의 깊이가 얼마나 얇팍한 것인지 깊이 깨닫게 되었지요.

읽으면서 램지부인보다 릴리에게 끌렸던 이유도, 제목이 왜 등대가 아니라 등대로인지도..

등대가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각각의 인물이 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페미니즘 관점에서 해석되는 것까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낼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적절히 이해하기 쉽게 제시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오랜 시간을 허락하여 이책을 다시한번 천천히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해 주었습니다.

고전 책을 선택할 때는 주저없이 찾게되는 출판사가 있었는데 이번엔 솔출판사를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정판이라는 문구에 끌리기도 하였지만 버지니아 울프 전집으로 구성되는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가뜩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울프의 소설을 난해하게 번역하여 읽다가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어쩔까 고민하였지만 읽다보면 기우였음을 느끼게 된답니다.

울프책은 나랑 안맞는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살아온 연륜 덕분인지 아니면 그 동안 조금씩 쌓아온 읽기력 덕분인지 새롭게 느껴진 변화가 기분좋게 다가왔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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