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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뒤흔든 불멸의 사랑
조동숙 지음 / 문이당 / 2019년 3월
평점 :

언젠가부터 사랑이란 말은 형식적인 단어가 되어 그 속에 품고 있던 수많은 열정과 설렘이 사그러들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끔씩 유명인들의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흥미거리 내지는 불타는 사랑의 대리 만족을 위해서 책을 펼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몇몇의 다른 인물들의 연애사를 엿보았던지라 이번 인물들의 사랑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지만 목차 속 등장한 22인의 인물들은 평소 좋아하거나 궁금하거나 관심있었던 인물들이었기에 기대가 새록새록 돋았답니다.
첫 인물로 등장한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만화를 통해 이름도 익숙하고 오스트리아 쉔부른 궁전 여행갔을 때 알게 되어 왠지 친숙한 인물이라 생각하니 이미 알고 있던 약간의 배경지식 덕분에 읽는 재미가 더 했던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던건 조동숙 작가님의 문체였던 것 같습니다.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둔 것은 맞지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시대적 배경을 적절히 잘 버무려 놓았기에 사랑 그 이상의 인문학적 배경 지식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글이 시작되기 전 사랑에 대한 짧은 명언을 수록해 놓았는데, 이 글귀들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글 속의 명언들만 따로 엮어 놓아도 하나의 작품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작가님이 내용과 관련된 시를 하나씩 지어 수록해 놓았는데, 시를 읽는 감동 또한 좋았습니다.
위대한 인물들의 사랑을 들여다 보면 사랑에 대한 보수적인 잣대를 지니고 있는 저로서는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사랑을 한마디로 정의내리기엔 어려운 것이니 조금은 밋밋해 보이는 지금의 제 사랑에 좀 더 집중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남편이 그리도 좋아하는 아이슈타인의 사랑과 제가 좋아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랑을 보면서 현대의 관점에서는 여성 비하적인 생각에 화가 나기도 하였지만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에서는 그러할 수도 있겠구나 마음을 다스리면서 이해해 보려고 하였답니다. 동성애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에 조금 놀라기도 하였지만 그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후손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삐뚫어진 사랑의 원인을 되짚어 보면 대부분 유년시절 애정결핍을 많이 느꼈던 경향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존 레논도 요코를 엄마로 생각하고 의지했던 것을 보면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약과 불륜, 세계평화에 이바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러니틱한 삶을 한 사람이 다 이뤄내는 것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선과 악 모든 것을 다 아울러 가지고 있는 존재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물들의 사랑을 통해 인물의 업적이 아닌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 좋은 점도 있었지만 실망스런 맘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타인의 사랑을 엿본다는 생각에 진중한 마음가짐으로 책을 접한 것은 아니었는데 읽는 내내 무거움과 가벼운 마음이 들락날락 했던 것 같습니다. 연예기사에 실린 가쉽 글을 보는 마음으로 읽다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하는 마음이 들면 다음 장에 짜잔 하고 사진이나 그림이 수록된 책의 구성에 속시원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묵직한 22명의 인물들에 대한 사랑과 사랑에 대한 명언, 사랑에 대한 시를 이 한권의 책 다 담고 있기에 가볍게 타인의 사랑을 엿보고 끝날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장에 따라 내로남불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사랑, 부모의 사랑, 자식의 사랑에 따라 생각하는 관점이 달라짐을 느끼며 각자의 입장에서의 사랑을 이해하는 너그러움을 품어야 할 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되는 초등학교 아이의 첫사랑을 응원보다는 걱정으로 맞이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좀 더 관대해지라 스스로 주문을 외우는 시간이 되었고, 나의 사랑을 생각하고 싶었는데 결국엔 자식 사랑으로 끝나버림이 안타깝다 탓하지 말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랑이 세기를 뒤흔들 순 없어도 불명의 사랑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단 마음 가짐도 가져보았습니다.
열정적으로 불타오르는 사랑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랑은 상대를 배려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됨을 또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깊이 사색하고 사고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유명 인물 스캔들 엿본 책 중에서 젤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