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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서의 단청
박일선 지음 / 렛츠북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유독 강렬한 색배치에 원색을 좋아하기도 하였지만 고궁이나 절에 방문할 때마다 보게 되는 단청의 색에 늘 끌림을 받곤 하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바래진 색은 고상해 보이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지만 자연 염료를 사용했으리란 생각을 품으니 더욱 대단해 보였습니다.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해 보고 싶다는 의욕이 앞서곤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에 지쳐 늘 잊혀지고 말았지요.
우리 그림은 밋밋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서양화 보는 것을 즐겨 하였는데, 어느 순간 우리 그림으로 시선이 옮겨졌고 푹빠져 들 순 없었지만 민화에 대해 알게 된 후 부터 민화의 그림과 색감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우리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단청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청을 보면서 미술사쪽으로 접근해야 할지 역사쪽으로 접근해야 할지 참 난해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은 그 동안 제가 품고 있던 단청에 대한 갈증을 단박에 해소시켜주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펼치면 언제나 저자에 대한 소개부터 읽기 마련인데 마음이 급했던지 바로 본론의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단청에 대해 배우고 싶었는데, 첫 장에 쌩뚱맞게 겸재 정선과 금강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눈을 매혹 시키는 그림이 나왔는데, 정선이 이런 그림도 그렸던가 싶기도 하고 정선미술관도 꼭 가봐야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림 제목 밑에 보니 2014년도 제작으로 되어 있고 내용을 읽다 보니 옵아트 기법이 나오고 단청 산수화란 말이 나와 이게 뭐지? 하는 마음으로 작가 소개로 되돌아가 읽었답니다.
박일선 작가님에 대한 소개를 읽고 나니 무모하게 읽어댔던 상황이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 책의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단청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게 도와줄 미술 책이라기 보다 그 보다 더 깊이 있는 접근이기에 처음 접하는 단청 산수화의 소재가 된 금강산에 대한 배경 설명과 더불어 겸재 정선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 도입부의 구성이 얼마나 잘 짜여진 책 구성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빨리 단청에 대한 설명을 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는데 금강산 전도를 보고 있는 순간의 재미도 쏠쏠했기 때문에 단청을 살짝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제가 알고 싶어했던 단청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어요.
그동안 제가 방문해서 뭔지 모르는 시선으로 그저 예쁘다란 감탄사만 연발했던 단청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 반가웠답니다. 오방색을 위주로 한 모든 그림을 단청이라고 하였는데 근대로 들어서면서 의미가 좁아졌다고 하는 것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전 아이의 수학 개념책 중 기하 부분을 보다가 테셀레이션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학문은 서로 소통하고 있음을 새삼 깨달았는데 대표적인 건축물로 알함브라 궁전이 있다고 알게 되었지요.
다큐 프로그램에서 알함브라 궁전을 소개하면서 무늬를 설명하는데 새로 알게된 테셀레이션 원리라고 가족들에게 아는척 하면서 어깨를 으쓱했는데, 단청 책에서 이 기법을 또 만나게 되니 너무도 반가웠답니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부끄럽단 생각이 들기도 하였답니다. 단청은 수학이다란 설명으로 단청에도 테셀레이션 원리가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멀리 퀼트나 아라베스크 알함브라 궁전 같은 이국적인 것에서만 원리를 찾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역으로 이 책은 우리의 단청에 대한 소개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기법과 비교하여 설명해 주어 좀 더 폭넓은 시선을 가질 수 있었고, 중국 일본의 단청과 비교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단청을 바라보는 제 감동엔 변화가 있을 듯 싶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