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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당, 넘어진 날 ㅣ 햇살어린이 57
배순아 지음 / 현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에서도 놓치지 않고 다루는 소재지요.
특히 몸과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보는 책에 교훈과 감동을 주기 위해 왕왕 다루게 되는 소재이기도 하지요.
마땅히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언제부턴가 빤한 이야기라고 외면하게 되는 소재가 되기도 하였던 것 같아요.
이번에 만나게 된 <꽈당, 넘어진 날>은 현북스의 햇살 어린이 시리즈라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비롯 두 아들마저 지적 장애라는 불우한 환경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엿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이도 저도 슬슬 피하고 싶은 생각이 앞서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도 저도 책을 읽을 때 소설의 상황에 몰입하는 경향이 많은데 요즘엔 엄마가 아프다거나 힘든 가정을 소재로 다룬 책은 감정에 담기 버거워 자꾸만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책은 아이보다 엄마가 먼저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그림 속 빼빼마른 키다리 남자와 두 아이들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들입니다.
아빠는 태어나서 뇌성마비에 걸렸고, 정상인 아내를 만나면 정상인 아이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품고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았지만 애석하게도 치우와 재우 두 형재 모두 유전을 피해갈 수 없었나 봅니다.
얼마나 많은 손가락질과 부도덕한 대우를 받게 될까 맘조리며 다가갔지만, 이 이야기의 전개 너무도 편안합니다.
작가의 접근 발상이 어찌나 맘에 들던지 글을 읽는 내내 어느새 치우는 그냥 개구쟁이 우리반 녀석들 중 한 녀석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물론 장애를 놀리는 나쁜 아이들도 등장하긴 하지만 험하게 표현되지 않았고, 그 상황 자체도 맘에 들지 않아 놀려대던 사촌형이 편들어 싸우는 가족애로 표현하여 주어 작가님께 고마운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이런저런 말썽아닌 말썽을 피우게 되는 치우지만 담임 선생님 역시 넓은 포용력으로 상황을 대처해 주심에 안도하게 되었지요.
장애를 가진 아이기에 배려해 주시는 것이 아닌 이런 선생님이시라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표현해 주실 것 같아 선생님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학교에도 사랑반이 있습니다.
가끔씩 수업에 동참하면서 때로는 수업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여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론상으로 정서상으로 도덕적인 판단으로는 정상 비정상을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불편한 친구들을 위해 우리가 배려해 줘야 한다는 가르침을 강요하게 되지요.
하지만 머리로는 되는데 행동으로는 안되는 경우도 있고, 마음 속으로는 내가 겪는 불편함에 대한 불만을 표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장애 친구들을 다루며 그러면 안된다는 교훈만 강요하는 이야기만으로는 아이들의 진실한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을 거예요.
이 책의 방향성에 큰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서로 존중해 주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럼에도 밝은 치우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었기 때문입니다.
등장 인물 어느 하나 이해 안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들 곁을 잠시 떠나 있던 엄마 조차도 그 입장을 이해하게 되지요.
큰 기대없이 읽었던 이야기 속에서 커다란 파장이 일어났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이야기 하는 인권에 관하여, 인간 존중에 대해서 좀더 편안하고 유쾌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있게 접근해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