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터널 : 시간이 멈춘 곳 ㅣ 작은거인 48
이귤희 지음, 송진욱 그림 / 국민서관 / 2018년 8월
평점 :

참 낯익은 제목의 동화 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 읽었던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 <터널>에서부터 드라마로 접했던 <터널>, 그리고 <센과 치히로 행방불명>에 나왔던 터널까지 여러 터널을 거쳐보았고, 때로는 터널을 통과 하는 순간 다른 시공간으로 가는 경험을 하는 이야기로 접해보기도 하였기에 이번 터널의 이야기도 발상은 크게 신선함으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다른 것은 이번엔 지하문을 통해 시공간이 바뀌게 된 공간이 터널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림이 참 묘하게 끌림이 있었습니다.
선우 할아버지의 인상과 식사 분위기 그림만으로도 쏴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는데..
훔치려 했던 건 아니지만 훔치게된 반장의 시계부터 할아버지의 인상, 그리고 할아버지 집앞을 서성이던 갈고리 할아버지까지 복선으로 깔려있는 모든 장치들이 하나하나 글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지하문을 통해 연결된 그 곳.. 1945년 8월 15일 솔회산 터널 안..
예전엔 일제 시대, 전쟁 이런 소재들이 꼭 기억해야할 문제란 인식은 있었지만 결국엔 뻔한 이야기라 치부하고 피했던 경우가 많았었는데, 요즘엔 아이 덕분에 접하게 된 역사적 배경 지식을 습득하다 보니 결코 가볍게 생각하여서도 아니되고 쉽게 옳고 그름으로 평가될 문제가 아닌 복잡하고 민감한 부분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이야기도 친일한 사람과 관련된 내용인데요.
친일은 나빠란 단순한 메세지만 전하고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다행인 것은 친일한자의 설정을 어쩔 수 없이 시대적 환경 때문인 것이 아닌 기회주의적인 나쁜 성품을 지닌자로 설정해 두어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 덕분에 구할 수 있었던 부모님과 남규의 현재..
몇 번을 드나들면서 바뀌게 되는 터널 안의 긴박한 순간들이 묵직한 마음을 품게 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어요.
물질적 가치가 행복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은연중에 깨닫게 해주고 있답니다.
친일파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는 변하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친일파 자손들이 이 이야기를 접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해 지기도 하더라고요.
반장의 고장난 시계는 돌려주겠다고 마음 먹는 선우의 장면을 보았긴 한데, 갑자기 일들이 터져서 결국 나중엔 돌려주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머릿 속을 어지럽혔습니다.
그냥 가볍게 즐겁게 읽었음 하는 마음이 컸었는데,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일과 바른 인성을 품고 용기내고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지혜를 품게 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단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더라고요.
아이의 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어른들도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고 함께 성장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었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