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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독서 - 현재진행형, 엄마의 자리를 묻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평점 :

아이의 어릴적 모습이 보고 싶어 한번 방문했던 **월드에서 지난 날 있었던 소식들을 전해주는 알림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로그아웃을 하지 않고 나왔기에 그러한 것 같은데, 예전 추억을 곱씹는 것이 싫지 않아 이제는 제가 써 놓았던 지난날의 기록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마지막 직장 생활, 태교, 아이 유치원 시절까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그 곳이 한 순간 없어질 수 있음에 두근거리다가도 지워지지 않는다는 안도감도 잠시 곧 잊혀지고 말았던 기록들이지요.
이 책은 저와 비슷한 시대에 태어나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던 닮았지만 다른 또 다른 엄마의 육아 경험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육아서가 아닌 독서란 타이틀 때문에 제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였지만,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게 되었지요.
대학시절 한창 패미니즘이 멋있어 보여 관련된 서적은 물론 분과 활동도 하였지만 진정한 패미니스트의 뜻은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지금, 사실 여성학에 관심 많았던 엄마는 사라지고 차별 받는 남자 아이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싶어 입이 닳도록 불평등하다고 투덜거리고 다니는 엄마가 되었지요.
오랜 연애끝에 좋아하는 사람이랑 알콩달콩 살 생각으로 결혼을 하였지만 나름 결혼 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노라 <마님되는 법>이란 책을 정독하고 실천에 옮기려 애썼지요. 예를 들면 집안이 더러워지는 것을 누가 더 오래 참느냐가 관건인 그런 종류의 이야기였답니다.
생각해보면 저 또한 책의 도움을 받아 여지껏 버티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작가와 다른 것은 기록을 묶어 하나의 책으로 완결시키는 결실이 없다는 것과 그나마 기록하던 습관도 중단되었다는 것이겠지요.
작가가 소개해 준 책 중엔 읽은 책도 있고, 제목만 낯익은 책도 있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책도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책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보다는 책을 읽게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기에 책소개보다는 작가의 에세이란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닌데 제 기억속의 육아는 편안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란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요즘 다시 보게 되는 옛기록을 보니 하루하루 고달픔의 연속이었더라고요.
어쩜 기억이 이렇게도 왜곡될 수 있을까 싶지만, 어릴적 아들의 모습을 보니 그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아이를 키우던 그날의 모습들이 떠올랐어요.
초등학교 입학할 때 초보 학부형의 어리버리했던 모습과 더불어 사교육에 휩쓸리던 이야기며 육아서에 의지하여 전전하다가 죄다 엄마 잘못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책들에 좌절하여 육아서를 끊겠노라 선언했던 시간들도 기억나더라고요.
전여옥에 대한 작가의 평가와 더불어 어느 배우의 이혼 이야기까지 구구절절 설명해 놓지 않아도 함께 수다 나누는 것처럼 이해가 되는 이야기들이라 읽는 내내 즐거웠어요.
아이에게 읽어줄 요량으로 읽었던 그림책을 보면서 제가 더 감동 받고, 이제는 아이 책 읽으면서 덩달아 짧았던 배경 지식을 넓히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위한 독서를 하겠노라 나를 위한 독서를 하고 나서도 결국엔 아이에게 책을 통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보면 아이는 내가 아닌 남이라 할지라도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요즘 자아 찾기에 심취하다 무기력증에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엄마의 독서를 읽으며 나름의 위로와 마음 다잡음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