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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Medusa 드림 메두사
Diane Lee (이다은) 지음 / 키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상상과 공상의 세계는 판타지 세계로의 여행이었고,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것을 글로 옮기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과거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내게 오늘 만난 이 작가는 정말 놀랍다.
우리나라 나이로 초등 6학년 이다은양은 그녀의 남다른 언어표현능력과 상상력으로 그녀의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것도 영어로 쓴 7가지 단편과 일기등은 그녀의 잠재된 글쓰기재능과 영어실력을 한껏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용린 교수님이 추천사에서 밝히셨듯이 하워드 가드너가 말하는 언어지능의 핵심은 두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상상력의 깊이와 다양성이고, 다른 하나는 표현의 정확성과 공감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언어적 완숙은 다른 시간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이 다은 양은 어린 나이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고, 그녀의 상상력은 깊어보인다.
초등학교 1학년시절 그녀는 여느 한국학생들처럼 바쁜 학원일과속에서 학원을 끊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눈물어린 호소를 했다고 한다.또 나이답지 않은 작품에 누구의 작품 모방은 아닌지 의심하는 엄마에게 문방구에서 산 찰흙을 사서 주물럭거려 작품을 만든다면 그 작품이 문방구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를 물을 정도로 주변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그녀가 캐나다로 유학간지 1년도 채 안돼 스탠퍼드 창의적 글쓰기분야에서 영재로 뽑혔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녀는 글쓰기를 어디로 갈 지 알지만 거대한 발로 움직이기에 게으른 코끼리, 친구가 되기쉽고 같이 놀기에 재미난 코끼리에 비유하고 있다.
[panic]은 숙모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나온 작품이지만 누구나 아기를 잃어버린 착각에 얼마나 앞이 까마득한 패닉을 경험하는지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었으며, 그녀의 눈높이에서 보는 성정체성이 불확실한 제시카라는 여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 LOOk]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그녀의 사회적 관심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를 엿볼 수 있었다.
[DREAM MEDUSA]는 Eileen이라는 14살의 미모의 여자아이가 새아빠와 결혼해 새로 이사온 집에서 벌어진 판타지 모험의 소설이다. 모험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두사를 바탕으로 전개되었다. 포세이돈과의 사랑을 시기한 여신 아테네의 질투로 머리가 뱀의 머리로 변하고 메두사와 눈을 맞춘 사람은 돌로 변하는 등 메두사의 신화를 다루고 있다. [Once upon a Stuffy"s life]에서는 어렸을 적 누구에게나 있었음직한 teddy bear가 주인공으로 애완동물은 아니지만 그저 단순한 장난감도 아닌, 3살부터 그와 함께한 Jamie의 말벗이자 역사의 산증인으로 살아왔고, Jamie의 딸의 벗으로, 또 그 다음세대의 영원한 stuff로 전 생애를 통해 모험을 즐기게 될 거라는 이야기로 어린시절 아이들이 좋아하며 항상 가까이 하던 인형들이 생각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이 외 다양한 시와 작품등을 통해 10대 여학생의 감성과 순수함을 엿볼 수 잇는 기회였다.
어린나이에 영어로 자신의 생각이나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다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그녀가 영어만을 잘 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간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창의적 글쓰기와 영어실력도 중요하지만 그 저변에 깊이있고, 다양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힘이 뒷받침돼 있음에 주목하고 싶다.
좋은 대학의 교수로 계시는 어머니와의 많은 대화와 그 어머니의 교육적 노력의 결실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 다은양이 자신의 뚜렷한 주관과 노력으로 앞으로도 잠재된 재능을 맘껏 펼치기를 바라며 미래에 우리 나라에서도 조앤 K. 롤링과도 같은 유명한 작가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이번 긴 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보며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뜻 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