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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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원전 2000년경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길가메시 서사시를 비롯하여 1930년대까지 시간대별로 분류한 책으로 동서양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철학자뿐 아니라 갈릴레오나 토마스 쿤에 이르는 과학자까지 포함한 133인의 작가에 대한 고전 백과사전이라 보면 좋을 듯하다.1960년에 초판이 발간 된 이후 수정된 4판으로 서양문학에 집중되었던 대상을 전 세계문학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동집필자까지 영입하였다고 한다.

 

해당 작가들은 저자 패디먼의 개인적, 주관적 판단에 따라 취사선택되었고 그들에 대해 짧은 논평중에는 생애, 대표작,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내용을 제시하였으며 비평은 칭찬일색이 아닌 솔직한 그의 느낌이 살아있다. 저자 클리프턴 패디먼은 헤밍웨이는 장편소설보다 단편이 뛰어나다거나 장 자크 루소는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작가며 합리적인 독자를 불쾌하게 한다는 독설을 퍼붓는가하면 윌리엄 포크너의 마음을 알수 없어 소개는 하지만 그리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과감히 하고있다.

 그러한 저자에 대해 궁금증이 유발되어 그를 살펴보니 그는 대학 졸업 후 대형 출판사에서 10년간 출판 편집자였고, 리뷰섹션의 책임자로 근무하였으며 '이 달의 책'클럽의 수석 심사위원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 그는 책에서 밝혔듯이 여기 소개된 책을 평생 읽어왔고, 허먼 멜빌의 '모비딕'은 다섯번,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세번을 읽었다고 말하는 등 상당수 작품을 여러번 통독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있게 독자들에게 충분히 검증된 고전을 권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청소년기에  고전이라 불리는 책을 펼쳐들었지만  몇 장을 넘기기 힘들어  했던 아픈 추억이 있다. 나의 수준도 그리 고전을 소화할 수준이 못되었거니와  작가의 특성을 알지못했고  그 나라 문화나 배경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무작정 명성에 이끌려 잡아들었다가 지루해지거나  어려워져 책을 닫은 경험이 몇번있다. 번역에 의해 웅장한 문체나 영어의 리듬을 느끼지 못하는 한계나 아직 인생의  의미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나 인식부족은  책을 소화하기에 무리인 점도 있었을 듯 싶다.

 

따라서 저자는  "인생의 마흔까지는 책으로 따지자면 텍스트이고 마흔이후는 그 텍스트의 주석이다"라는 좋은비유를 하고 있다.

 

청소년기에 고전은 다양한 시련이나 모험, 사건등으로 지적성장과 성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만 중년에 다시 읽는 고전은 그동안 쌓인 경험과 넓어진 시각으로 그 의미가 다시 새겨지고, 가슴에 와 닿는 경험을 할 수 있기에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 독서를 통해 재독, 삼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찰스 다윈이 진화이론을 정립했어도 성경교리에 정면도전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가져다 줄 고통때문에 고뇌하는 심정이며,  불운한 인생의 연속으로 병적이고 죽음소망과 분열된 성격을 책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애드거 알렌 포,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왜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작품이었는지,  20세기의 대표적 작가로 카프카가 사후에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된 이유까지 이 책은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늘려주며 친절한 안내를 자청한다. 뿐아니라 동양의 공자, 맹자, 사마천, 나관중, 마쓰오 바쇼, 나쓰메 소세키, 다나자키 준이치로등을 포함하고, 남미나 아프리카작가를 포함시키며, 2차 세계대전이후 등장한 현대의 거장들도 더 읽어야 할 작가들100명에서 소개하고 있다.

 

나는 뭔가 마음속에 간절히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이 세상에 대한 그들의 특별한 견해를 전달하는 스위프트, 헉슬리, 솔제니친, 카뮈등의 참여작가가 좋다. 또한 스탕달이나 톨스토이처럼 인간의 본성을 더 깊고 넓게 탐구한 작가들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고전은 다시 읽게 되면 전보다 더 많이 당신 자신을 발견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가능하면 이 세상 떠날때까지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픈 소망이 생긴다.번역본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친절히 안내하는 이 책은 나에게는 소망을 이루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기에 소중히 간직할 책이 될 것이고, 고전으로 독서계획을 세우고자 하는 모든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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