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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얼마나 먼길을 걸어가야만 한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먼 바다를 건너가야만 갈매기는 쉴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포탄이 날아다녀야 우리에겐 평화가 올까
오 친구여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밥 딜런의 노래가사처럼 이 세상은 , 인생은 알수없는 이상한 것이었다.
읽는 내내 가슴을 조여오는 답답함과 편치 않은 감정들은 감수성 예민한 젊은 시절 단지 외모 하나만으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받았던 상처 깊은 그녀의 어두움때문이었을까, 백화점 회장의 서자로 예쁜 친엄마의 자살로 , 정과 사랑에 주린 요한의 자기체념때문이었을까....
아님, 남편을 대신해 현실을 해결했던 그런 엄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탈랜트 아버지를 둔 주인공의 미래에 대한 혼돈과 외로움에서였을까....
소설가를 꿈꾸며 재수를 결심한 주인공<나>가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단짝 형 요한과 외모로 인해 주위사람들에게 냉대받고 외톨이인 그녀를 만나게 된다.왠지 자꾸 눈에 들어오고, 외근으로 가까와진 그녀는 과거의 상처로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나, 요한의 만남주선과 주인공의 진심에 서서히 돌아선다.
작가는 2가지 경우의 너무 다른 결말을 제시하고 있으나 더 많은 결말을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좋은것>이 <옳은것>을 이기기 시작한 시대였고, 좋은 것이어야만 옳은 것이 되는 시절, 학력에서 외모에서 대부분의 승부가 판가름나는 세상에서 가난하고 못생긴 그녀는 죄인이었다.그녀 자신이 지닌 실력과 학식과 교양도 펼칠 광장은 아무데도 없었다.그래서 인생은 이상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삶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삶은 기적이라고 한다.
누구나가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기적은 일어나며, 부와 아름다움이 <힘>이 되는 이 세상에 우리는 자신의 사랑을 믿어야한다.눈에 보이는, 누구나 비슷한 얼굴의 시시한 아름다움을 멀리하고, 그러한 <힘>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부러워 하지 말아야한다. 그런 세속적인 <힘>의 맞설 유일한 열쇠는 사랑이라는 것을 작가는 얘기하고 있다.서로를 위해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 더욱 빛을 밝혀주면 그것이 어떤 이데올로기보다 가장 강한 것이라는 것이다.
더는 부끄러워하거나 부러워하지 말고 당신<자신>의 얼굴을 자신있게 갖길 당부하고 있다.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얼굴인 것이다.
이 소설은 힘의 가치에 맹신적으로 빠져드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인생에 대한 물음으로써 대답을 생각해 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