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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불완전하기에 신의 존재를 다행스러워 합니다.
세상에는 국경을 막론하고 수많은 형태의 신이 존재하고 그 존재를 믿고 의지하며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가기도 합니다.
범죄 스릴러 소설을 찾던 중에,
상당히 묘한 특색을 가진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가와무라겐키 작가가 쓴 #신곡 이라는 책인데요,
신의 노래?
범죄피해자 가족?
이 둘은 어떻게 이어지고
훗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이러나? 라는 강한 호기심과 걱정이 들어
책을 펼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저랑 같이 가시죠.

신의 노래를 만든 신곡의 어머니이자 아버지
#가와무라겐키 작가를 우선 알아야겠습니다. (김상중 아저씨 버전ㅎㅎ)
1979년 일본 요코하마 출신의 #가와무라겐키 작가는 요즘 mz세대들에게 매우 핫한
<스즈메의 문단속>, <너의 이름은>의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로,
2011년도에는 뛰어난 영화제작자에게 주는 상인 '후지모토 상'을
일본 역사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 엄청난 능력자시네요!!!
18년도에는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작품인 <Duality>가 칸 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분에 출품되는
엄청난 저력과 내공을 가진 전천후의 예술적 능력을 가지고 있군요.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영화들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능력이 다양하니 골라보고,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ㅠ_ㅠ!!!!

#신곡 은 처음부터 범죄피해자의 유가족이 되어버린 '단노' 성씨를 가진 '단노 패밀리'(3명)가 나옵니다.
보통 범죄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까지를 쭉 서술할 것 같은 범죄 소설의 전개 방식과는 다르게
이미 범죄 피해를 받고,
피해자(가족의 아들이자 남동생이었던 초등생)는 저 세상으로 갔고,
'단노 조류원'(새를 파는 가게)를 운영하는 단노 가족이 각자의 입장과 시각에서
서술해나가고 묘사해나가는 그 세밀함이 압권입니다.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한 감정선이 돋보이는데
트라우마로만 일관된 자기 연민의 말들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미묘한 각자의 심리변화들이 도처에 깔려서,
마지막으로 가면 갈 수록 '이것이 트라우마 인지, 또다른 인간의 변화인지, 피해자가 또 다른 가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등 독자들을 상당히 혼란스럽고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이미 가족을 잃은 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란, 연민같은 것만 쓰여진 거 아닐까?
라는 저의 착각을 보기좋게 비웃어주는 소설이라 감사(?)했습니다.

범죄 자체보다
범죄피해자 입장에서 쓴 심연과 무수한 형태의 마음의 변화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갈 수 있는지
치열하게 추적하고 싶은 분들,
아무생각없이 일상을 보내다가 문득, 귀기울여 듣고 읽고 싶은 이야기를 절실하게 찾아헤메이는 분들,
소설속에 마치 군데군데 보물찾기하듯이 숨어있는
주옥같이 빛나는 섬광같은 명문장들을 많이 찾아보고 꼭지를 접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소설을 적극적으로 강추합니다.

미소 짓는 얼굴이 너무나 순수하여, 오히려 그것이 무서웠다.
<신곡> 122p 중에서
여러분에게,
신의 노래를 선물합니다.
이제 같이 이 노래를 읽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