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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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김대식 작가님의 교양인문서 《메타버스 사피엔스》를 가져왔습니다. 이 책은 김대식 작가님의 강연을 토대로 쓰인 책입니다. 그래서 읽기에 전혀 어렵지 않아요.


양장본이고 2도 인쇄에 군데군데 풀 컬러 사진이 들어가 있네요. '메타버스'를 주제로 하는 책은 항상 이런 묘한 보라색을 애용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은색 별색도요. 완전 미래적인 느낌.

최근에, '트윈코리아'라는 가상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건 실제 물리 공간과 융합된 메타버스 플랫폼이고요, 맛집 사이트에서 만든 건데, 임의의 '셀'이라는 단위로 가상의 공간을 쪼개어 실제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 연결시키고, 이 가상의 공간을 구매할 수 있는 청약권을 주는 거예요.


그래서 있게 만들어 놓았더라고요.


이제 애초에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에 새롭게 가치를 부여하면서 투자금을 얻는 방식인데, 이러한 가치 전환이 현재 사회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실제 셀의 구매자는 사실 실제로 얻은 재화가 없거든요? 그런데 가상 화폐를 이용해서 가상 부동산을 구매한 거고, 판매한 플랫폼은 무형의 재화를 판매해서 이익을 내게 된 거고요.


이제 진정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이 플랫폼의 최종 목표는 아예 3D 가상세계가 구현된 메타버스 플랫폼 오픈이라고 하더라고요. 조금 딴소리긴 했지만,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이 우리의 실생활과 엄청 밀접한 정도까지 다가왔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책은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팬데믹 이후 현실의 전반적인 변화를 기술하고 있는 책입니다. 결국 메타버스로 이주한다고 하던데, 정말 그 미래는 언제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상황에서 우리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 메타버스가 가진 근본적 특성에 대한 질문을 뇌과학과 엮어서 해주는 책입니다. 메타버스라는 주제에서 가져온 철학적인 질문을 소개하는데, 그중 제가 궁금했던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우리는 그 메타버스 세상 안을 현실이라고 인지할 수 있을까?



김대식 작가님은 그 지점에서 뇌과학을 엮어 설명해 줍니다. 이 책의 장점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답할 수 있는 점.



현실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메타버스 사피엔스, 68쪽



팬데믹으로 인한 현재의 트렌드를 '탈현실, 신냉전 디지털 대항해시대'로 정의하면서, 인간의 뇌가 어떻게 탈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설명이 곁들여진 책입니다.


이 책에 담긴 뇌과학의 이야기들은 사실 엄청 쉬워서 아마 이 분야의 첫 번째 책으로 추천하기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쇄술의 발명과 인터넷의 보급이 같은 길을 걸어갔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이 두 가지 주제를 비교하는 글은 처음이어서, 인터넷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모두 정보가 공정하게 공개되고 지적 격차라 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사실은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 왔다. 그러나 인쇄술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도 같은 기대를 했고 같은 반동이 왔다.


인간의 편향성은, 본능인가 봐요.


그리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중립적인 의무교육을 하는데, 스마트폰, SNS 때문에 편향성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중이고.

누구보다 의견 교류가 활발한 시대에 살고 있는 줄 알았더니,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된 시대였다는 게 충격이기도 하고요. 트위터에서 극단적으로 느껴지기는 하고요. 또 SNS 플랫폼마다 특성이 크게 다른데, 이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 없는 듯해요.


'필터 버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인터넷 서비스 생산자가 이용자의 선호도에 맞추어 이용자에게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함에 따라 이용자가 스스로 선호하는 정보에 갇히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게 저는 '구독 경제'라는 말로 요즘 널리 쓰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개개인의 선호가 더 중시되는 세상은, 어쩌면 밀의 자유론에서 '개인의 자유가 침해당하지 않는 극도의 자유주의적인 사회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고 묻는다면 여전히 의문스럽거든요. 항상 상상한 것과 반대로 디스토피아를 이루는 인간들.


▶ 현실이 어떻게 현실임을 확신하는가?

▶ 메타버스 안의 아바타를 어떻게 '나'라고 인식하는가?


이 현실이,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현실일 확률은 시뮬레이션이다/아니다의 50% 가 아니라 몇십억 분의 일이라고 말하죠. 2019년에 이중 슬릿 실험으로 생체분자를 관찰했을 때, 생체분자가 파동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봤었거든요?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32280)


그럼,

이 세계를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나?

관측하기 전의 내 몸이 '실존'한다고 볼 수 있나?


이러한 질문들에서 SF가 탄생하는 거겠죠? 이것저것 상상해 보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뇌가 세상을 인식하는 부분을 설명하는 파트에서도, 눈의 혈관을 말끔히 지운 채 환경을 인식하는 뇌의 편집기술을 생각하면 현재 뭐 포토샵, 프리미어의 마스크 기능은 뇌의 기능의 단 1%도 따라오고 있지 못하는 게 분명하죠.


그리고 이제 딥러닝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학자들이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뭔가 현재 인간이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한 점과 비슷하다고도 느껴지지 않나요?


항상 이런 책을 읽으면 이미 이 현실을 상상해 그려 놓은 10~20년은 더 된 SF 소설을 인용하는데,

현실의 SF 소설이,

이후의 과학도서에 인용되는 날이 올까?

온다면 어떤 소설일까, 고민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또, 뇌가 현실을 재구성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저는 최근에 제가 재밌게 봤던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스토리 콘텐츠가 생각나더라고요. 캐릭터의 표정은 움직이지 않고(버츄얼 아바타처럼) 실제 사람이 음성으로만 연기를 하면서 진행하는데, 항상 그 반응을 보면 대사나 상황에 따라 '표정이 변화했다. 내가 표정을 봤다!'라는 감상이 나와요. 그 캐릭터 스킨은 움직이지 않는데요.


여기서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후군에 대한 설명을 읽고, 저 감상평이 단지 너무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문구가 아니라 실제, 실제로 우리 뇌가 편집을 해서 보여주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겨버렸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현실에서 무서운 상황에서 사람의 표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고 있으니, 목소리와 상황적 맥락이 있으니 뇌가 임의적으로 그에 맞는 표정을 인식해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터무니없는 상상.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저는 책잡고 한 번에 다 읽었거든요. 그만큼 어렵지 않은 책이니 꼭 여러분들도 한 번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기반으로 이런저런 상상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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