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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기원 - 우주와 인간 그리고 세상 모든 탄생의 역사
김서형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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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년의 여정 끝,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
"존재의 기원"은 우주의 시작인 빅뱅부터 인류의 미래까지, 138억 년의 역사를 ‘임계국면’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냅니다. ‘구성 요소’와 ‘골디락스 조건’이 만나 새로운 ‘복잡성’을 창조하는 순간들을 통해 우주, 생명, 인간의 기원을 조망합니다.
저자 김서형은 신화, 역사, 과학을 통섭해 거대한 흐름을 하나의 이야기로 직조해냈으며, 인류세의 도전 앞에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묻습니다.
김서형 교수는 한국 최초의 빅히스토리 전문가이자, 동아시아에서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소개한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미국 맥쿼리 대학교에서 ‘빅히스토리 창시자’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류사와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빅히스토리 교육’에 기여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동서양 통합사상과 과학철학, 통섭적 역사학을 연구했습니다.
그는 🔖“미래는 과거를 아는 사람에게만 열린다”는 관점 아래, 청소년 교육과 교양 대중서 집필에도 적극적입니다. "존재의 기원"은 그가 대중을 위해 쓴 빅히스토리 교양서로, 과학과 인문학, 철학과 미래학을 유려하게 엮어낸 대표작입니다.
"존재의 기원"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기초지식이 일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빅뱅 이론’, ‘진화론’, ‘원소 주기율표’, ‘산업혁명’, ‘기후위기’ 등은 초중등 과학 교과과정의 배경지식으로 이해를 도우며, 역사적으로는 문명사와 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개괄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본서는 고등 지식을 요구하기보다는 이러한 배경을 쉽게 풀어내어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든 접근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골디락스 조건’, ‘복잡성’, ‘임계국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독자가 체계적인 흐름을 따라가도록 돕습니다.
김서형 저자는 ‘모든 존재의 상호 관련성’을 통해 인류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를 자각하게 하려 합니다.
📌“우리가 우주의 먼지에서 시작된 존재임을 자각하며 지구라는 푸른 행성을 지키는 책임을 자발적으로 감당해야 할 때입니다.”
이 말처럼, 그는 존재의 기원을 통해 ‘공존’과 ‘책임’, ‘지속가능성’이라는 인류세의 숙제를 던집니다. 이는 과학서가 아니라 철학적, 윤리적 질문을 품은 인문 교양서로서의 존재 이유를 드러냅니다.
"존재의 기원"은 138억 년에 걸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거대한 이야기이자,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인문학적 탐사입니다. 김서형 저자는 ‘언제 무엇이 생겨났는가’를 나열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 탄생과 변화의 조건을 설명하며 ‘왜 그렇게 진화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 책이 전하는 깊이는 그 질문에서 비롯됩니다.
"존재의 기원"의 핵심 서술 구조는 하나의 단순한 수식에서 출발합니다.
‼️구성 요소 + 골디락스 조건 = 새로운 복잡성
이 공식을 통해 저자는 우주의 탄생에서 인류의 출현, 문명의 발달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도약’들을 ‘임계국면(Threshold)’으로 정의합니다. 이 구조는 과학적 사실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변화가 어떻게 이전 단계에서 비롯되고 이후로 이어지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자연스럽게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구성 요소)는 무엇이며,
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던 ‘딱 알맞은 조건’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는가?
저자는 각 임계국면마다 이러한 질문에 응답하며, 독자가 역사 현장의 목격자인 양 책 속을 여행하게 만듭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 방대한 내용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서술 방식입니다.
각 장은 인류가 품어온 신화나 전설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다 고고학적 발견과 인류학적 시선을 거쳐, 물리학·생물학 등 과학적 설명으로 확장됩니다. 한 예로, 빅뱅 이론을 설명할 때는 조르주 르메트르 신부의 신학과 과학을 넘나든 서술이 등장하며, 원소의 기원은 신화 속 신들의 이름에서 출발해 주기율표의 과학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통섭’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신화와 과학, 종교와 철학, 역사와 생물학을 부드럽게 연결해, 학문 간의 진정한 경계를 허뭅니다. 이러한 유연한 전개는 독자에게 “이야기이지만, 결코 허구가 아닌 진실”이라는 이중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많은 이들이 우주의 역사나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책을 ‘너무 어렵다’고 느낍니다. 복잡한 과학 이론, 지나치게 기술적인 설명, 방대한 데이터가 장벽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어려움을 ‘가공된 이야기’로 회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제 과학자들의 가설, 연구, 탐험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며 ‘과학의 여정’ 자체를 서사로 풀어냅니다. 저자의 이 같은 성실함은 무리한 스토리텔링보다 훨씬 더 독자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또한, 각 장마다 핵심 개념을 정리한 ‘KEYWORD’와 말미에 수록된 ‘핵심 요약’은 정보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이해를 돕는 구성 장치로 훌륭합니다. 연표와 도판 역시 독서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인류세의 현재를 다루며, 기후 위기, 대량살상무기, 생물 다양성의 붕괴 등 인류가 맞닥뜨린 위기를 날카롭게 진단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디서 왔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도록 이끕니다.
특히 “기술과 자본, 정치와 문화가 모두 하나의 목적 아래 다시 정렬되어야 한다”는 문장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가치의 정립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공존’이라는 가치가 도덕적 요구만이 아니라, 과학적 현실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존재의 기원"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성찰하도록 이끄는 책입니다. 이 책이 독자로 하여금 “상식을 깨면서 더 깊이 기억에 담기는 독특함”을 느끼게 한다는 표현에 깊이 공감합니다.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선 이 서사 속에서 우리는 결국 ‘나’를, 그리고 ‘우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여정을 유려하게 안내하는 이 책은 지금 우리가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