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는 날 - 존엄사의 최전선에서, 문화인류학자의 기록
애니타 해닉 지음, 신소희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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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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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날" – 죽음의 선택은 삶의 존엄을 말해주는 또 하나의 언어!

‼️"삶을 다하게 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인간이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죽음을 삶의 반대가 아닌 연속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미화하거나 조력 사망을 정답처럼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의 의료체계와 사회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고통받는 죽음”과 “선택할 수 없는 죽음”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책을 덮을 즈음, 우리는 알게 됩니다.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일은 결국,
오늘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되돌아보는 가장 깊은 방식이라는 것을.
"내가 죽는 날"은 삶을 위한 책입니다.
죽음의 이야기를 품었지만, 실은 가장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그런 책이었습니다.


애니타 해닉(Anita Hannig)은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이며, 삶과 죽음을 둘러싼 인간 경험을 깊이 있게 탐색해 온 연구자입니다. 보스턴 칼리지에서 인류학을 가르쳤으며, 주로 의료인류학, 죽음 연구, 윤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 조력 사망에 관한 연구를 위해 수년간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등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환자와 가족, 의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수집하고 기록했습니다. "내가 죽는 날"은 그녀의 현장 중심적 연구와 인간에 대한 공감, 관찰자의 윤리가 집약된 대표작입니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사전 지식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력 사망(Medical Aid in Dying, MAID) - 말기 환자가 의사에게 치사 약물을 처방받아 스스로 복용함으로써 생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이다. 이는 '안락사(Euthanasia)'와는 다르며, 후자는 제3자가 약물을 투여하는 행위로 미국에서는 대부분 불법이다.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Palliative Care) -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

✔️미국 존엄사법 - 오리건주에서 1997년 처음 시행된 뒤 여러 주로 확산된 제도. 합법화에는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논쟁이 뒤따랐으며, 그 적용 범위는 아직도 계속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와 사회적 인식의 틀 안에서,
이 책은 그 제도의 구체적 현실과 윤리적 고민을 파고듭니다.


애니타 해닉은 죽음을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보고자 합니다.
그녀는 "죽을 권리"라는 주제를 정치적 구호로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의 통제권, 자기결정권, 그리고 인간다움의 조건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또한 조력 사망을 자살이나 패배의 이미지로만 보려는 시선에서 벗어나,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남은 삶을 주체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저자에게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거나 외면해 온 사회에 더 많은 언어, 더 다양한 이야기를 허용하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지만, 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수 있는가는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애니타 해닉의 "내가 죽는 날"은 이 당연하지만 간과된 진실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책입니다. 문화인류학자로서 저자는 관찰자의 위치를 넘어서, 조력 사망을 선택한 환자들과 그 가족, 의료진의 곁에서 함께 숨 쉬고 아파하며 이 밀도 높은 기록을 완성했습니다.

📌“조력 사망은 우리가 의학의 잠재력을 이해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이 책은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만, 결코 이분법적인 시선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찬성'이냐 '반대'냐의 입장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을 맞이할 권리', 그리고 그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에 대한 인간적인 질문을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던집니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옷, 더 좋은 인생을 꿈꿨지만, 이제 그것들이 무의미해졌다”는 고백은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진실을 전해줍니다.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스스로의 존엄’을 새롭게 정의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존엄사’라는 말조차도 그 본질을 완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저자의 고민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하나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라는 말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느냐보다 ‘누가’ 결정하는지가 더욱 본질적인 문제임을 알려줍니다.


가장 깊은 감동을 받은 부분은, 환자들이 삶의 끝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특히 아직도 읽고 싶은 책이 있고, 트럼프의 퇴임이 궁금하고, 야구팀의 승패에 마음을 두고 있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먹먹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녀는 삶을 내려놓으면서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삶의 마지막을 앞당기는 것은 의지력과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문장과 맞물려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죽음이라는 여정은 결국 한 존재가 가장 인간답게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마침내 '내가 죽는 날'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고통을 단지 견디라고 요구하는 대신,
그 고통에 인간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방식을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선택권이 주어진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조력 사망이 살아온 인생의 마무리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조명된다는 것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환자들은 남은 시간을 자신답게 마무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책의 중심에는 언제나 ‘선택’이 놓여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주체적으로 마주하기 위해 조력 사망을 ‘선택’하는 과정은 삶의 끝에서야 비로소 자신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필사적인 몸짓처럼 보입니다.
조력 사망은 어떤 이들에게 “오랜만에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였고, 그 선택은 삶의 의미를 다시 붙들게 하는 마지막 수단이었습니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이 제도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도식적 구조로 몰고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해닉은 ‘누가 존엄을 정의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존엄성을 누가 정의할까요? 죽어가는 사람이 정의해야죠.”
이 문장은 조력 사망을 바라보는 시선의 패러다임을 전복시킵니다. 어떤 이에게는 의료 장비에 의존한 생명이 존엄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 없이 떠날 자유가 존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또한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조력 사망 제도가 제도적, 법적 테두리 안에서 얼마나 많은 관료적 장벽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인지 낱낱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는 '호스피스로도 부족하다'고 절망하는 사람, 엄격한 법적 요건에 가로막히는 사람, '자살'이라는 낙인에 시달리는 사람 등 여전히 제도 바깥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삶과 고군분투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조력 사망을 자살이라 부르는 것은 환자와 유족 모두에게 해롭다.”

조력 사망은 ‘자살’이 아닙니다. 그 둘은 용어 이상의 차이를 가집니다. 해닉은 언어의 힘을 강조하며 말합니다. 조력 사망을 ‘자살’이라 부르는 순간, 그 결정은 낙인과 죄책감의 영역으로 밀려납니다. 언어가 인식과 감정을 규정한다면, 우리에게는 죽음을 둘러싼 더 많은 언어가 필요합니다.
부드럽고 단단한 언어, 편견을 걷어내는 언어, 슬픔을 덜어주는 언어.

하지만 저자는 조력 사망이 ‘좋은 죽음’의 유일한 해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은 특권이 아니며, 삶을 빨리 마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급행열차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완화 의료, 호스피스, 사회적 돌봄 등 다양한 옵션들이 함께 놓인 자리에서 조력 사망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력 사망’이라는 민감하고 낯선 제도를 둘러싼 문화, 제도, 언어, 감정의 스펙트럼을 압도적으로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오리건주를 비롯해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지역의 환자, 가족, 의료진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삶에 동행하며 기록한 이 책은 오히려 인간이 어떻게 ‘죽음을 살아내는가’에 관한 현장보고이자, ‘죽음조차 자기답게 살고 싶은 인간의 존엄’에 관한 찬가입니다.


의외였던 사실은, 조력 사망이 ‘호스피스’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조력 사망이 가능해진 이후, 호스피스와 완화 의료가 더욱 섬세하고 민감하게 환자의 욕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조력 사망을 호스피스의 대안이 아니라 보완책으로 보면…”

제도 하나가 사회 전체의 돌봄 감수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왜 이런 논의를 더 많이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에 관한 책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마지막을 맞이해야 할지를 다시 묻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바라보며 그저 눈물짓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사유하고 준비하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진짜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면,
이 책은 그 대화를 시작하기에 가장 용기 있고 따뜻한 문이 될 것입니다.

📌“좋은 죽음이 현대인의 또 다른 의무로 둔갑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죽음’을 또 하나의 성취 목표로 착각하지 않도록 경고합니다.
또한 죽음을 예찬하지 않으며, 조력 사망을 이상화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조용히 소망합니다.


"내가 죽는 날"은 죽음을 향한 사적인 여정을 따라가지만,
결국 그 이야기는 우리 사회 전체의 윤리와 법, 문화와 제도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우리가 그토록 자랑해온 의료 시스템과 돌봄의 체계가
인간의 마지막 존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것은 누구를 위한 체계인가?

책을 읽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존엄사와 조력 사망에 대한 논의가 보다 열린 언어와 실질적인 고민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을 앞당기자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언어를 더 넓히고, 더 깊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이 마지막까지 선택하고, 계획하고, 사랑하며 떠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결국 조력 사망이라는 제도는 죽음을 앞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리 모두가 삶의 끝을 어떻게 맞이하고,
그것을 어떻게 동행할 수 있을지를 묻는 장치입니다.

"내가 죽는 날"은 한 사회가 인간을 어떻게 대우하고, 죽음 앞에서 얼마나 겸허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그리고 그 거울 앞에서 스스로 묻게 됩니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그리고 그 죽음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책을 통해 오늘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삶의 끝을 그려보는 일은,
삶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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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 오브 본즈 - 호모 날레디,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발견과 다시 읽는 인류의 기원
리 버거.존 호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알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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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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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날레디가 우리에게 말하는 인간의 진짜 얼굴
- 인간다움은 뇌가 아니라 마음에 있었다!

‼️"작은 두개골 속에 담긴 거대한 질문 —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뼈에 새겨진 질문들,
그 오래된 물음 끝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고고학이 아니라 철학이었습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철학자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고인류학자들의 발굴 현장에서 이 질문은 매일같이 실천되고 있었습니다.


"케이브 오브 본즈"는 인류 진화의 ‘직선형 모델’을 뒤엎는 신인류 호모 날레디의 발견과 그 고고학적·철학적 의미를 다룬 과학 탐험기입니다. 남아프리카 라이징 스타 동굴에서 수천 개의 유골을 발견한 고인류학자 리 버거와 팀은 인간다움의 기원을 다시 정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리 버거(Lee Berger)는 남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고인류학자로,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의 상주 탐험가이자 ‘라이징 스타 프로젝트’의 책임자입니다. 그는 새로운 인류종 '호모 날레디'를 발굴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로, 인류 진화학의 패러다임을 흔든 선구적 존재입니다.
👨‍🔬존 호크스(John Hawks)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인류학 교수이자, 고인류학 커뮤니케이션의 권위자로서 대중과 학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과학적 신중함과 모험가적 서사를 조화롭게 엮은 두 사람의 협업 산물입니다.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고인류학의 기본 개념, 특히 호미닌(hominin)이라는 용어, 그리고 호모속(Homo)의 진화 계통도에 대한 배경이 필요하다. 그동안 인류 진화는 마치 ‘단일한 직선’처럼 설명되어왔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종이 공존하며 가지처럼 갈라진 계통수(tree)의 형태를 가집니다. 또한, ‘뇌의 크기 = 문명의 척도’라는 오래된 가정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전통적 패러다임을 ‘호모 날레디’라는 존재를 통해 정면으로 뒤흔듭니다.

호모 날레디는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이징 스타 동굴계(Rising Star Cave, 크레이들 오브 휴머니티)의 디날레디 굴에서 발견된 신인류종입니다. 1,550개 이상의 뼈 화석이 최소 15명의 개체를 대표하며 발굴되었고 ,
이 종은 중기 플라이오세 시대(약 33만~23만5천 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최근 정밀 연대측정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이는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대에 공존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전통적인 ‘진보의 행진’처럼 단선적 진화를 넘어, 인간 계통은 수많은 종이 함께 분화·소멸했던 가지 뻗은 계통수(bushy tree) 구조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입니다.

📌“뇌의 크기가 곧 인류의 기원을 의미한다는 인류사의 고정 관념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케이브 오브 본즈"의 핵심 목적은 단순하게 신종 인류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호모 날레디의 발견이 우리 자신의 정의에까지 도전하는 사건임을 강조합니다. 📌“뇌가 커야 복잡한 문화를 만든다”는 인류학의 오래된 명제를 무너뜨리고, 작은 두뇌를 가진 존재도 매장, 불 사용, 도구 제작 등의 고등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합니다.

이로써 인간다움의 기준은 ‘지능’이 아니라 공감, 의식, 죽음에 대한 이해, 문화적 전승이라는 보다 복합적인 것으로 재정의됩니다.


리 버거, 존 호크스의 "케이브 오브 본즈"는 인류 진화사를 다시 쓰게 한, 하나의 과학적 발견 그 이상을 담고 있는 특별한 책입니다. 신인류 ‘호모 날레디’의 존재를 드러낸 고고학적 보고서만이 아니라,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우리를 세우는 깊이 있는 철학적 여정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제 존재의 기원을 마주하는 듯한 감각을 경험했습니다.


📌“라이징 스타 동굴계는 수천 개의 뼈 화석으로 인류의 가계도를 다시 썼다.”

책의 중심에는 2013년 남아프리카의 ‘인류의 요람’에서 출토된 뼈 화석이 있습니다. 이 종은 기존의 진화도에서 한참 떨어져 있던 존재였습니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 근육과 관절이 발달한 신체를 지녔지만 침팬지보다 약간 큰 수준의 뇌.


⁉️‘호모 사피엔스만이 인간적인가?’

책은 고인류학계의 오랜 관념, 즉 진화는 일직선이며 인간적인 행동은 커다란 뇌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단호히 부정합니다. 교과서 속 ‘진보의 행진’ 도판을 찢고 나와, 한 갈래가 아닌 수많은 가지로 갈라진 ‘계통수’의 세계를 보여주듯이 말입니다. 나는 “우리는 일직선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라는 선언적인 문장을 보며, 인류학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많은 질문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

호모 날레디는 작은 뇌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시신을 매장하고, 불을 사용하며, 도구를 다룬 흔적까지 남겼습니다. 특히 📌“매장은 인간 정신에서만 기인하는 개념”이며, 그것은 “죽음이 영원하다는 개념을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의식을 가르치고 배웠다는 뜻” 이라는 해석은 단순한 기술적 분석을 넘어선 존재론적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호모 날레디의 발견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들은 뇌 용량이 작았지만, 시신을 ‘의미 있게’ 다루는 방식—즉 매장이라는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죽음에 대한 인식, 기억, 의식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으로, 기존 학계가 가진 ‘뇌가 커야 인간답다’는 전제를 무너뜨립니다. 뇌 용량이 아닌, ‘죽음을 의식하고 기리는 행위’ 자체가 인간다움의 핵심이라면, 우리는 그 기준을 새로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현장 탐사의 생생한 서술에 있습니다.
디날레디 굴이 얼마나 깊고 좁은지, 리 버거가 25kg을 감량하고서야 그 동굴에 들어갈 수 있었던 사연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읽는 듯 몰입감을 줍니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디날레디 굴로 들어가려는 참이었다. (…) 내 삶의 경로도 바꿨다”는 말은 고인류학자가 인간의 본질을 찾아 몸을 던지는 그 절박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부분에서 과학이 객관적 데이터의 축적만이 아니라, 실존적인 용기와 감정,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할 수도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진짜 탐험은 바깥이 아니라, 우리 안의 깊은 동굴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조상은 누구인가?’에서 ‘우리는 누구인가?’로

이 책은 ‘호모 사피엔스 이전에도 인간다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인간다움의 정의를 다시 묻습니다. 뇌의 크기, 손의 구조, 불의 흔적, 매장의 방식 등 하나하나의 근거는 작지만, 그들이 모여 만들어낸 질문은 대단히 큳니다.

📌“우리는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
- 이 구절은 책의 핵심 명제이자, 독자에게 던지는 근본적 물음이기도 합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뇌의 용량도, 생김새도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며 보내는 방식’, 즉 ‘문화’라는 사실을 이 책은 강력하게 환기시킵니다.

이제 우리는 ‘생각하는 인간’만이 아닌, ‘기억하는 인간’, ‘추모하는 인간’, ‘문화적 흔적을 남기는 인간’이라는 새로운 정의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작은 뇌를 가진 존재가 어떻게 이토록 복잡한 문화를 남겼는가?’라는 질문은 우리 내면의 교만을 내려놓게 만듭니다.

그리고 문득 묻게 됩니다.
⁉️호모 날레디의 삶은 왜 20만 년 동안 어둠 속에 묻혀 있었는가.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피어난 문화와 정신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불을 피우고, 도구를 사용하고, 죽음을 매장하며 기억한 이들 — 이제 우리는 그들을 단지 ‘과거의 생명체’로 볼 수 없습니다.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결국 우리는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는 저자의 말은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케이브 오브 본즈"는 인간의 오만한 자기 인식에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 뇌가 크기 때문에 인간인가?
아니면, 서로를 기억하고, 죽음을 기리고, 문화를 만든다는
그 깊은 마음의 구조가 인간다움을 증명하는가?
고대의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작은 불씨처럼,
이 책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만듭니다.

이 책은 인류학적 성과 이상의 것을 남깁니다.
인간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구성하게 하는 철학적 경험이자,
진화라는 복잡한 숲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길을 찾아가는 여행이었습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쓰는 여정.
그 긴 터널의 입구에 우리는 지금 서 있습니다.

읽고 난 후 오히려 이런 생각에 잠겼습니다.
⁉️과연 ‘호모 사피엔스’는 그 이름에 어울리는 지혜로운 종인가?
인간다움은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아니면 선택의 연속을 통해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이제, 묻습니다.
🌿호모 날레디처럼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더 인간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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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티베트 - 차마고도에서 시짱자치구까지 역사문화 인문여행
이영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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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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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고원에서 만난 불완전한 아름다움!

‘풍경’을 넘어서 ‘존재’를 바라보게 만든 고요한 여정.
여행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이제 단순하게 ‘티베트’라는 지명만을 떠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속에 살아가는 장족의 얼굴, 야크 방울소리, 타르초 깃발의 펄럭임,
그리고 말없이 걷는 순례자들의 눈빛까지…
이 모든 것이 ‘티벳’과 ‘티베트’ 사이의 간극을 채우는,
진짜 ‘티베트’의 무게가 됩니다.

"티벳, 티베트"는 여행서의 외피를 쓴, 하나의 현대적 묵상록입니다.
장족의 땅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곧, 삶의 본질에 천천히 다가가는 일이 됩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질문들 — 믿음, 고통, 고요, 공존, 침묵, 순수 — 이 책은
그 모든 단어들을 새로운 결로 되살려냅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풍경의 책’으로 읽겠지만,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자기 삶의 방향’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티벳, 티베트"는 동티베트의 차마고도에서 서티베트 시짱자치구까지,
광활한 티베트 전역을 저자가 직접 걷고 체험하며 기록한 인문 여행서입니다. 장족의 삶과 역사, 문화, 종교, 자연환경까지 오롯이 담아낸 이 책은
티베트라는 땅과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과 애정의 산물입니다.
무엇보다 침묵과 절제 속에서 살아가는 티베트인의 삶은
현대인의 허기진 영혼에 뚜렷한 울림을 남깁니다.


이영철 작가는 10년 넘게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써온 ‘걷는 여행자’입니다. 이미 열 권 이상의 여행서를 집필한 그는 풍부한 인문학적 식견과 예리한 역사 감각, 그리고 사진 작가로서의 시각적 언어를 겸비한 작가입니다. 그가 "티벳, 티베트"에서 보여주는 여행은 그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통과하며 삶을 관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티베트는 역사적으로 자주성과 독립된 문명을 형성해온 고원국가였으나, 1950년 중국의 무력 침공과 함께 자치권을 박탈당하고 시짱자치구라는 이름 아래 실질적 중국 영토로 통합되었습니다. 이 책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티베트 불교의 개념(특히 겔룩파와 조캉사원, 오체투지 등), ‘차마고도’라는 고대 교역로의 의미, 그리고 티베트 독립운동과 한족 이주의 문제 등에 대한 간략한 배경지식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던 여행지가 아닌, 가슴속에 남은 순례자의 땅이었다.”

저자는 티베트를 ‘풍경 좋은 땅’만이 아니라, 정치적 억압과 문화적 침식 속에서도 고유한 정체성과 신앙,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지켜내려는 장족의 ‘존재’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그가 직접 보고, 느끼고, 만난 ‘사람’과 ‘풍경’은
‘경건한 목격’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티벳, 티베트"는 이처럼 장족의 땅을 직접 발로 딛고,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껴안은 한 여행자의 인문학적 탐사록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티베트의 역사와 지리, 문화, 종교를 따라 걷는 여정이지만, 실상은 ‘삶의 본질’을 되묻는 깊은 성찰의 기록입니다. 차마고도의 흙먼지를 일으키며 시작해, 시짱자치구의 하늘호수와 히말라야를 지나, 고원의 철길 끝에서 묻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이름은 무엇이며,
그 이름 뒤에 가려진 사람들의 삶은 어떤 빛을 띠고 있는가.


책은 제목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티벳’에서 ‘티베트’로’—이 단어의 어감 차이는 언어 안에 담긴 역사성과 문화 인식의 전환을 암시합니다. 그만큼 저자의 여정은 단지 발로 걷는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관념과 세계관,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우리 같은 외지인들에겐 걸어서 3일 만에 종주하는 여행길이지만, 티베트인들에겐 보름 이상을 저렇게 온몸을 땅에 던지듯 절하며 나가는 고난의 순례길이다.”

가장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건 이 여행이 풍경보다 사람을 바라본다는 점이었습니다. 외지인의 시선으로는 그저 특별한 트래킹 코스이지만, 저자는 길 위에서 오체투지 삼보일배로 나아가는 한 아낙을 만나며 걸음을 멈춥니다.
그들의 여정은 육체의 고통을 넘어선, 신앙을 넘어선, ‘삶’ 자체입니다.

⁉️무언가를 절실히 믿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 앞에서 독자는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신념도, 믿음도, 고통조차도 효율과 편리를 앞세우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이 여정은 더욱 울림 있게 다가옵니다.


책은 동티베트와 서티베트를 나눠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윈난성의 샹그릴라부터 쓰촨성의 장족 지역, 그리고 라싸와 시가체, 에베레스트 북벽, 칭짱열차까지. 이 여정은 ‘사람’을 향한 시선의 여정입니다. 저자는 눈 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설산과 성스러운 순례길 속에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티베트인의 숨결과 신념, 고통과 기도를 응시합니다.

라싸의 포탈라궁, 조캉사원, 바코르거리 같은 유명한 장소조차도 이 책 안에서는 관광지로서가 아니라, “1400여 년 장족과 한족의 상반된 역사가 응축된 현장”으로 새롭게 읽힙니다. 이 땅을 둘러싼 수많은 역사와 민족, 종교의 충돌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책 곳곳에는 티베트에 밀려드는 한족, 문화 통합에 대한 우려, 조용히 사라져가는 장족들의 삶에 대한 애도와 연민이 담겨 있습니다. 📌“언젠가는 티베트 장족은 자신의 자리를 내어줄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슬픈 예감은 독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마음에 남습니다.

그 시선이 따뜻하고도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책이 ‘좋은 인간 이해’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해맑고 순수한 얼굴, 야크를 생명처럼 아끼는 생활 속에서 발견한 지혜, 바람결에 흩날리는 타르초 깃발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염불 소리까지. 그것은 “맑고 차가운 기운이 폐 속 깊숙이 스며들며 가슴과 머리가 호수를 향해 활짝 열리는” 체험입니다.

이 문장이 환기하는 감정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정직한 거울이었습니다.

칭짱열차의 등장은 또 다른 의미심장한 장면입니다.
세계 최고의 고원 철도로 주목받은 이 노선은, 그저 편리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티베트 문화의 통합과 말살을 둘러싼 첨예한 역사적, 정치적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복합적인 시선을 조화롭게 담아냅니다. 📌“신성한 땅에 철길이 뚫려 환경 파괴와 문화 통합을 우려한다.”는 문장은 자연과 문명의 공존에 대해 되묻게 합니다.


"티벳, 티베트"는 여행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역사나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흥미롭겠지만, 그보다 더 넓게는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낯선 땅의 오래된 삶이 조용히 대답해주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내 육신을 다른 생명체에 보시함으로 빚을 갚는다”는 천장의 풍습처럼, 티베트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연과 공존하려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의 얼굴과 이야기를 우리 앞에 정중히 데려다 놓습니다.

광활한 하늘 아래를 걷는 이 여정이 끝났을 때,
독자는 분명히 한 가지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애써 외면하던 진짜 삶이 여기 있었다”는 감각.
그래서 이 책은 여행서이자 묵상집이고, 인간학입니다.


가장 강하게 다가온 문장은
📌“시간이 지나도 쉬이 잊히지 않고 오래 남아 눈에 밟힌다. (…) 그들의 비원(悲願)은 무엇일까?”였습니다. 그 ‘비원’이라는 말이 이 책 전체의 정서를 가장 정확히 표현한 듯합니다. 겉으론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그들의 삶 이면에는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와 ‘잊히고 있는 이름’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여행을 왜 떠나는지,
그 목적과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줍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낯선 이들의 삶을 엿보고,
나와는 다른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온전한 평안을 누리는 이들을 통해
삶의 다양성과 깊이를 배우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닐까요.

"티벳, 티베트"는 머물러서 바라보게 만들고, 고요하게 질문을 던지고,
결국 독자 스스로의 ‘순례’로 이어지게 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제 안의 고원과도 같은 어떤 외딴 감정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문명의 그림자에서 빛나는 순수함을 다시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티벳, 티베트"는 진정한 동행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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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더 트랙 - 끝내주는 실행력 하나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유타컵밥의 성장 스토리
송정훈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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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___

🪔길 위에 선 사람만이 새로운 길을 만듭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당장 한 발 내딛는 용기’입니다.
이 책은 그 한 발의 가치와 무게를 증명해줍니다.

"아웃 오브 더 트랙"은 ‘유타컵밥’ 창립자 송정훈 대표가 2.4평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의 실제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그는 실패와 고난, 배신과 무지의 순간 속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고, 무엇보다 ‘실행력’을 무기로 삼아 끊임없이 나아갔습니다. 이 책은 흔한 성공담이 아닌, “지금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하는 살아 있는 기록입니다.


송정훈 대표는 유타컵밥(Utah Cupbop)의 창립자이자 CEO로, 미국 유타주의 거리에서 푸드트럭 한 대로 시작해 북미, 인도네시아, 두바이, 캐나다까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K-푸드 전도사입니다. 그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미국의 리얼리티 투자 쇼 [샤크 탱크]에 출연해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샤크 탱크’에서는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으며 ‘생각보다 실행이 먼저다’라는 그의 철학을 입증했습니다.


이 책을 깊이 있게 읽기 위해 특별한 배경지식은 필요 없지만, 창업, 스타트업, 퍼스널 브랜딩, 글로벌 시장 진출, 외식 산업 등과 관련한 관심이 있다면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준비되지 않아도 일단 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바꾸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훌륭한 실천적 안내서가 됩니다.

📌“실패가 아니라 나는 조금 미숙했을 뿐이었다.”

송정훈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이 정해놓은 길 위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그 길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트랙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트랙은 ‘완벽한 준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용기’로 하나씩 쌓여간다는 진실을 직접 증명해 보입니다.
그는 묻습니다.
⁉️“실패하면 어떤가요? 미숙하면 또 어떤가요?”
그러니 ‘생각하지 말고 일단 움직이자’는 이 단순한 명제를,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그리고 진정성 있게 펼쳐냅니다.


"아웃 오브 더 트랙"은 단순히 성공의 이력을 자랑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정해진 길’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트랙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부딪치고 실패하고 또 나아갔던 한 사람의 고백이자, 지금 이 순간 머뭇거리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뜨거운 메시지입니다. 송정훈 대표의 이야기는 특별한 배경이나 천재적인 능력 없이도 ‘행동’ 하나로 삶을 바꿀 수 있음을 생생히 증명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자신의 삶을 마치 전시된 ‘성공기’처럼 치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시행착오와 실수를 고백하며 그것을 어떻게 돌파해왔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낸 점입니다. 2.4평의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미국 유타 전역, 그리고 인도네시아, 두바이, 캐나다까지 진출한 ‘유타컵밥’의 이야기는 얼핏 기적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일단 해보는 실행의 힘”이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작하면 비로소 시작된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작은 행동부터”라는 책의 구절들이 강조하듯, 이 책은 철저히 행동 중심적입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생각만으로 지친 독자들에게 매우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자극이 됩니다.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관통하는 핵심은 이처럼 바로 "행동"입니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생각이 곧 인생이 되지는 않지만, 생각에서 더 나아간 행동은 인생이 된다"는 그의 말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송정훈 대표는 매 순간 실제로 ‘움직였던’ 사람으로서 삶의 무게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보여줍니다.


이 책이 더욱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는 송정훈 대표가 자신의 실패와 미숙함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성장의 재료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실패가 아니라 나는 조금 미숙했을 뿐이었다”고 말합니다. 이 솔직한 고백은 독자에게 자신에 대한 관용을 허용하게 만들고, 실패를 두려움이 아닌 ‘통과 의례’로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더 나아가 📌“문제는 산이 아니라 산을 대하는 자세에 있다”는 말은 지금 눈앞에 놓인 크고 작은 시련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그가 [샤크 탱크]에 출연한 일화를 회상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만 했을 뿐이고 나는 그냥 해봤을 뿐”이라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 단순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결국 ‘운명’이라 불릴 만큼 커다란 삶의 간극을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아웃 오브 더 트랙"은 성공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머리로만 사는 것이 아닌, 매일의 현실 속에서 움직이며 선택하는 삶.
그 안에 기회도, 사람도, 변화도 존재함을 송정훈 대표는 몸으로 증명했습니다.

이 책은 현재 자신이 처한 환경이 곧 전부라고 믿으며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흘러가는 대로 살지 않기로 결심하고 행동하는 순간,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고 말하듯이 우리는 타인의 성공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주도하기 위한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아웃 오브 더 트랙"은 자기계발서가 자칫 빠지기 쉬운 ‘근거 없는 긍정’이나 ‘자기만의 성공 공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의 시행착오, 실패 앞에서 흔들렸던 마음, 꾸준한 루틴과 원칙을 지켜내기 위한 인내, 동료들과의 관계 안에서 깨달은 겸손 같은 구체적인 삶의 순간들이 이 책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이 모든 과정이 그저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킨다는 점입니다.

책의 마지막에 송정훈 대표는 📌"지금의 실패는 경험이고, 과정이며, 징검다리 하나 더 놓는 전진일 뿐이다. 미숙하면 어떤가. 그러니 그저 할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 말처럼 이 책은 독자의 등을 두드리며 ‼️“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당장, 한 발 내디뎌라”고 속삭이는 응원입니다.

만약 지금 삶의 트랙 위에서 방향을 잃었다면, 또는 여전히 출발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한 사람이 얼마나 진심으로 자기 삶을 살아낼 수 있는지를 보게 되고, 그로 인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자신감이 마음속에 피어날 것입니다.

"아웃 오브 더 트랙"은 우리 모두가 “어떻게 나만의 트랙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진짜로 고민하게 만드는, 따뜻하고 실질적인 안내서입니다.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지금 인생의 갈림길에서 용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이 책은 진심으로 권할 수 있는 한 권이었습니다.

👉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는 걸.”
이 말이 오늘의 당신에게도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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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뒤집기 트리플 32
성수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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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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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넘어, 존재를 응시하는 문학의 손길
― 부서짐을 통해 완성되는 이야기, 혹은 다시 태어나는 삶


찻잔을 뒤집는 순간, 우리가 몰랐던 세계가 열립니다.
이 소설은 그것을 보여주는 은밀한 입구입니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 ‘존재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쓸모로만 평가되는 삶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이 소설은 살아가는 모든 행위가 바로 ‘찻잔을 빚는 일’임을 이야기합니다.
"찻잔 뒤집기"는 지금 이 세계를 견디는 우리에게 조용한 손짓을 보냅니다.
낯선 감각을 두려워하지 말고, 찻잔을 뒤집어 보라고.
그 안에 담긴 세계를 들여다볼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그 물음 끝에 찾아오는 어둠과 광휘의 공존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끝내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세상의 기준으로는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지만,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존재. "찻잔 뒤집기"는 바로 그런 존재를 위한 찬가입니다.


성수나의 "찻잔 뒤집기"는 ‘쓸모’라는 틀에서 벗어나 존재의 본질을 묻는 세 편의 연작소설로, 사라진 강희와 그녀를 뒤쫓는 해진, 그들의 삶을 가로지르는 종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합니다. 각자의 상처와 소외 속에서도 서로를 통해 삶의 균열 너머 ‘재미’라는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이 인상 깊게 펼쳐집니다. 결국 ‘찻잔을 뒤집는다’는 상징은,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온 세계를 뒤엎고 보이지 않던 세계를 응시하려는 작가의 문학적 실험이자 존재론적 질문입니다.


성수나 작가는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장한 이후, 일관되게 ‘비틀린 세계’ 속의 인물들을 조명해 왔습니다. 실용성이나 효율성 같은 기준으로 재단되는 존재의 현실에서 탈주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집요하게 탐문해온 작가입니다. "찻잔 뒤집기"는 그녀의 첫 연작소설로, 미세하지만 근본적인 질문들을 날카롭게 제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정서적 공명을 이끌어냅니다.


이 책은 일상적인 현실과 상상, 은유, 신비적 요소가 뒤섞인 ‘경계문학’에 가깝습니다. 환상문학 혹은 에소테릭 픽션에 익숙하다면 이해가 수월하지만, 철학적 질문(존재와 의미, 죽음과 재생 등)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배경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흡수됩니다. 도자기, 흙, 찻잔, 하얀 돌 등의 상징이 반복되기에 상징 읽기나 메타포에 대한 감각이 있다면 작품의 세계를 더 깊이 음미할 수 있습니다.

찻잔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그 안에 감춰진
또 다른 차원을 암시합니다.
도자기는 두 번 불에 구워야 완성되듯,
이 세계를 견디는 존재만이 영원에 닿을 수 있다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하얀 돌은 죽음과 영원, 소외된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입니다.
‘찻잔을 뒤집는 행위’는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복시키는 상징적 행위입니다. 기존의 가치, 쓸모, 기능 중심 세계를 해체하고 존재의 본질을 응시하려는
시도를 뜻합니다.


“쓸모를 완전히 벗어난 아예 다른 무언가 말이야. 그게 재미있어.”

성수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쓸모’라는 외적 기준에 반기를 듭니다.
세상은 늘 존재를 기능이나 효율, 결과로만 판단하지만, 작가는 이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쓸모를 완전히 벗어난 존재야말로 진정한 생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존재와 실패, 감정과 죽음을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독자들이 낯익은 세계의 질서를 뒤집어보도록 유도합니다. 찻잔을 뒤집는 순간,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의 미니어처’가 펼쳐진다는 상징이 바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의도입니다.


성수나 작가의 연작소설 "찻잔 뒤집기"는 백자처럼 단단하고도 투명한 사유로 완성된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쓸모’라는 사회적 척도를 뒤엎는 방식으로 존재의 가치를 재구성하려는 조용한 반항이고, 관계의 틈에서 피어나는 섬세한 질문이며, 무력하고 고단한 감정들에 대한 따스한 예우입니다. 작가는 ‘찻잔을 뒤집는다’는 은유를 통해 세계의 표면을 해체하고, 그 바닥에서 발견된 이름 없는 조각들을 정성스레 주워 담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 우리는 언제든 다시 빚어질 수 있다고.


세 편의 이야기 속에는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세 인물이 등장합니다.
📌“강희에겐 자기만의 시차가 있었다.”
1장은 해진, 2장은 강희, 3장은 다시 해진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통해 독자는 동일한 사건을 다른 인물의 감정과 시간 속에서 재구성하게 됩니다. 이 ‘시차’는 존재에 대한 인식 차이를 드러내며, 독자로 하여금 중층적인 사유를 가능하게 합니다.

‘해진’, ‘강희’, 그리고 ‘종서’. 이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쓸모’라는 규범적 시선에 파열을 일으키고, 그 바깥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쓸모없는 것의 가치를 말하는 건 가진 자의 특권”이라는 말처럼, 해진은 늘 스스로의 유용성으로 타인의 울타리 속에 존재해왔고, 강희는 애초에 유한한 삶 자체가 모든 쓸모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믿었습니다. 종서는 그 둘의 경계에서 타인의 죽음을 도우며, 역설적으로 ‘영원한 것’을 수집해왔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찻잔이라는 오브제에 있습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도자기일 뿐이지만, 찻잔을 ‘뒤집었을 때’만 드러나는 무한한 공간, 어떤 계단, 빛의 잔재들은 모두가 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은유로 읽힙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그것을 뒤집으면, 그 안엔 ‘재미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 말에서 ‘재미’는 기존 체계로 환원되지 않는 존재의 본질에 가까운 단어입니다. 찻잔 안의 세계는 ‘쓸모’를 잃고 비로소 발견된 자유의 장소입니다.


이 소설이 아름다운 건, 관계의 깊이를 ‘이해’나 ‘포용’이 아니라 ‘충돌’과 ‘무너짐’을 통해 그려내기 때문입니다. 강희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의 상징처럼 그려집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나 가족이라도 누군가의 테두리 안에 온전히 들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서술처럼, 해진과 강희는 서로를 동경하면서도 끝내 ‘타자성’의 벽을 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미완의 감정, 불완전한 연결, 도달하지 못한 손끝들이 이 소설의 정조를 결정합니다.

이처럼 관계의 실패를 진심으로 애도하는 소설은 드물 것입니다. "찻잔 뒤집기"는
그 실패의 감정을 품고, 고통스러운 방식으로나마 진실에 닿으려는 인물들을 그립니다. 📌“산산이 조각난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해야만 다다를 수 있는 관계도 있지 않을까”라는 문장처럼, 파괴 이후에야 열리는 감정의 진심을 작가는 예민하게 포착합니다.


이 책의 미학은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특히 종서가 📌“그들은 자살을 위해 지구에 왔다”고 말하며 자신이 그 죽음을 ‘돕는다’고 인식하는 장면은 윤리적 충격과 동시에 철학적 질문을 불러일으킵니다. 죽음을 도운다는 말은 우리 사회가 외면해온 존재들의 불가해성과 깊은 상처를 마주하게 합니다.


이 소설의 진정한 힘은 ‘부재’와 ‘침묵’에서 비롯됩니다. 찻잔은 비어 있지만, 그 안에는 세계가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끝내 상대의 세계에는 닿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묻습니다.
⁉️이해하지 못해도, 닿을 수 없어도,
계속해서 관계를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언젠가는 깨져버릴 도자기라는 점에서, 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원히 살 수 있는 도자기가 아니라면, 우리는 깨지기 위해 굽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조각들 사이로 흘러드는 마음, 남겨진 자가 붙잡는 온도,
찻잔을 뒤집는 마지막 순간의 손 떨림이 이 소설의 진심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끝은 이 정도였다. 강희가 내게서 앗아간 재미와 비밀과 선물이 눈앞에서 깨어지는 것. 강희가 늘 숨기려드는 실패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갖는 것.”

이 문장은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했던 관계의 끝이 ‘소유’나 ‘이해’가 아닌 ‘마주 봄’이라는 사실을 섬뜩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처럼 이 작품은 누군가를 바라보고, 부러워하고, 이해하고, 닮고 싶어 하다가 끝내 멀어지는 감정의 파노라마를 세심하고도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찻잔 뒤집기"는 우리가 삶을 통해 의미를 빚어내야 함을 가장 섬세한 방식으로 증명해낸 이야기입니다. 찻잔의 안과 밖, 쓸모의 안과 밖, 죽음의 안과 밖에서 살아남은 이들. 그들이 보여주는 작고 고요한 저항은 우리에게 하나의 문을 남깁니다.

그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찻잔을 뒤집는 법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도 그 찻잔을 조심스럽게 뒤집어보았습니다.
그 안엔 생의 조각들, 말이 되지 않는 감정들,
무너짐 이후에야 보이는 빛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당신도, 뒤집어볼 차례입니다.

이 책은 모든 ‘유예된 존재들’을 위한 위로이자, 사회의 경계 너머를 향한 시선입니다. 읽는 이의 삶에도 분명 찻잔 아래 숨겨진 세계가 있다는 걸, 성수나 작가는 그 섬세한 언어로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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